벨라루스에서 시민들의 대규모 대선 불복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23일 사전 예고 없이 민스크 대통령 관저에서 취임식을 했다.
벨라루스에서 시민들의 대규모 대선 불복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23일 사전 예고 없이 민스크 대통령 관저에서 취임식을 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부정선거 의혹으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취임식을 강행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건설한 수용소가 380개에 달하고 있고 아직도 건설 중이라고 호주의 한 연구소가 밝혔습니다. 독극물에 중독돼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왔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퇴원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벨라루스 정국이 갈수록 혼란 속으로 빠지고 있는데요. 이 소식부터 먼저 살펴보죠.

기자) 네. 유럽연합(EU)이 24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대표는 이날, EU 전체 회원국은 지난 8월 9일에 실시된 벨라루스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따라서 루카셴코 대통령의 ‘이른바 취임식’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날 있었던 루카셴코 대통령의 취임식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3일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민스크 대통령 관저인 ‘독립궁전’에서 6기 취임식을 치렀습니다. 이날 취임식에는 벨라루스 정부 관리들만 수백 명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취임식이 사전 예고 없이 치러지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요. 루카셴코 대통령, 취임식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을 언급하면서 국제적 위기 상황에서 벨라루스의 안전과 단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자신은 벨라루스 국민을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할 권리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벨라루스에서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월, 벨라루스 선거 당국이 대통령 선거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여섯 번째 집권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들은 부정 선거였다며 재선거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3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취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루카셴코 대통령이 취임식을 강행했는데, 지금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취임식을 거행했다는 소식에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는데요. 시위자들은 “당신이 80%의 지지를 얻었다면 왜 우리를 두려워하는가? “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루카셴코는 사기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진행자) 경찰과의 마찰은 없었습니까?

기자) 벨라루스 당국은 진압 경찰을 투입하고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시위대는 인간사슬을 만들고 도로를 차단하는 등 경찰에 맞섰는데요.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고 무력으로 이들을 진압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진행자) 체포된 사람들도 있나요?

기자) 네. 매체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벨라루스 국영 매체 ‘벨타’는 10여 명이 당국에 연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벨라루스 인권단체 ‘스프링96’은 적어도 100명 이상 강제 연행됐다고 전했고요. 러시아 인테르팍스도 200명 이상 구금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 야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야권 대선 후보였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씨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취임식은 하나의 광대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야권 정치인인 페이블 라투시코 씨도 취임식이 축하 외교 사절단도, 시민 대표도 없는 도둑 회의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미 국무부 대변인이 23일 성명을 냈는데요. 벨라루스 대선 결과는 합법적인 정당성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합법적으로 선출된 공식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구금된 사람들을 석방하고 국민에 대한 탄압을 멈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요국들의 반응도 볼까요?

기자) 영국과 독일도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루카셴코 대통령의 ‘비밀 취임식’이 불신을 더 키웠다고 지적했고요. 독일 정부 대변인도 루카셴코 대통령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유럽연합(EU)에 벨라루스 제재를 승인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EU 회원국들이 벨라루스 제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1일 EU 외무장관들이 브뤼셀에서 모여 불법 구금과 시위 탄압 등에 연루된 벨라루스 관리 40여 명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터키와 갈등을 빚고 있는 키프로스 등의 반대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EU 지도자들은 10월 1일  정상 회담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4월 중국 서부의 신장 자치구 다반청에 위치한 강제구금시설로 추정되는 건물. 중국 정부는 '직업훈련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 수용 시설을 계속 건설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에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이슬람 신자들을 수용하는 시설을 계속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2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재 이 지역에 약 380개의 의심 시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자료를 토대로 나온 보고서인가요?

기자) 이 지역의 최근 위성 사진과 목격자, 언론 보도, 정부 문건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것입니다. 연구소는 조사 결과,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무슬림을 억류하는 데 사용하는 수용소가 380개에 달하고, 이 가운데 14개는 아직 건설 중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전보다도 더 늘어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ASPI는 보고서에서 이전 조사 때보다 100개 이상 더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19년 7월부터 2020년 7월까지 1년 새 60개 이상의 수용 시설이 세워졌고, 새 시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보안 시설을 강화한 교도소 같은 형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주장과는 좀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처음에는 이런 시설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다가 국제적 논란이 커지자, 직업 훈련과 재교육 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고서 주 작성자인 네이선 루저 연구원은 입증된 증거들은 중국 정부의 주장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주에도 신장의 직업 훈련소가 일자리 기회를 만들며 빈곤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은 신장 지역 생산품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국무부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 미용 제품, 의류, 전자 제품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수입 금지를 발표했는데요. 미 하원에서도 이번 주 신장 지역 상품 수입 금지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왜 이런 조처를 취하는 거죠?

기자)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상품이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의 강제 노역으로 만들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국제 인권단체와 유엔 인권위원회 등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100만에서 18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이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세뇌당하며 강제노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내 또 다른 소수 민족인 티베트인에 대해서도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최근 미국 ‘제임스타운재단’이 티베트 관련 조사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이 재단은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티베트 농촌지역에서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군대식 교육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 당국이 티베트인들을 중국 내 다른 지역이나 공장으로 대량 이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독극물 중독으로 독일 베를린 병원에 혼수상태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23일 베를린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독극물에 중독돼 치료를 받아왔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가 드디어 퇴원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한 달여 만에 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그동안 나발니 씨를 치료해왔던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은 23일, 나발니 씨의 상태가 좋아져 퇴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꽤 오랫동안 의식 불명 상태에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요. 이달 초, 의식이 깨어날 때까지 20일 가까이 ‘코마(coma)’, 혼수상태로 있었습니다. 병원 측은 현재 나발니 씨의 건강 상태와 경과로 볼 때 ‘완전한 회복’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나발니 씨를 치료한 곳이 러시아가 아니라 독일이네요?

기자) 네. 나발니 씨는 시베리아 옴스크의 한 병원에서 이틀간 의식 불명 상태로 있다가 독일 인권 단체의 노력으로 베를린에 있는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최근 모습을 종종 공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나발니 씨는 지난 7일 의식을 회복한 이래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 ‘인스타그램’에 침대에 앉아 있는 사진, 혼자 병원 계단을 내려오는 사진 등을 올렸습니다.  22일에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 Monde)’ 기사에 대한 글도 올렸습니다. 

진행자) 르몽드 기사가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르몽드는 2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전했는데요. 나발니 씨 사건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씨가 어쩌면 자작극을 벌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나발니 씨는 이에 대해 ‘훌륭한 가설’이라며 냉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야권 인사인 나발니 씨 사건이 특별히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나발니 씨를 혼수상태에 빠뜨리게 한 독극물 때문입니다. 독일 정부는 검사 결과 나발니 씨가 구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됐다며 러시아 정부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스웨덴 연구소도 나발니 씨가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노비촉은 국제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화학물질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국제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신경작용제로 개인을 공격하는 것은 화학무기 사용으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는데요. 노비촉에 노출되면 신경세포에 지장을 줘서 호흡 정지, 심장마비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이런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 사건과 러시아 정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러시아 정부 배후설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수사를 진행하겠다며 독일에 나발니 씨의 의료 정보를 공유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독일은 나발니 씨가 처음 입원했던 옴스크 병원이 표본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 퇴원 소식에 러시아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 나발니 씨 회복을 환영하면서, 나발니 씨가 언제든 자유롭게 러시아에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에 나발니 씨 사건 조사를 위한 정보 공유를 또다시 요구했는데요. ‘르몽드’ 보도에 대해 표현이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의 앞으로 거취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샤리테 병원과 나발니 씨 변호인 측은 나발니 씨가 당분간 치료를 위해 독일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