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중국, 홍콩에 대한 약속 위반”…두테르테 초법적 마약 단속 재선언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홍콩에 대한 약속을 깼다고 미국 정부가 또다시 비난했습니다.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 밀매업자들에게 죽이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유엔이 탄소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순 제로 (net-zero)’ 운동을 출범시켰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홍콩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관리들이 연일 설전을 주고받고 있는데요. 미 국무부 대변인이 또다시 중국을 비판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4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정부의 행동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지난 몇 주간 국제 사회는 중국이 계속해서 자신들이 한 약속을 깨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약속이라는 건 뭘 말하는 걸까요?

기자) 중국이 추진중인 ‘홍콩국가보안법’과 4일 홍콩 입법회에서 통과된 ‘국가법’을 말합니다. 중국은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향후 50년간 홍콩이 서구 민주주의에 기반해 고도의 자치를 누릴 수 있다고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잇달아 홍콩 관련법 제정을 강행해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미국과 서방 세계는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중국은 공허한 약속을 했던 것이며, 결코 자신들이 한 말을 지킬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국제 사회에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국제 사회는 시진핑 중앙군사위원회 주석(Chairman)과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제대로 알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테이거스 대변인도 시진핑 주석을 중국 국가주석이라는 직함으로 부르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미국 정부 관리들은 종종 시진핑 주석을 다른 나라의 ‘대통령(President)’이라는 표현 대신 ‘공산당 총서기(General Secretary)’나 ‘중앙군사위원회 주석(Chairman of CMC)’이라는 직함을 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는 흑인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 체포 과정을 문제 삼아 미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나요?

기자) 네, 중국이 이 기회를 악용해서 미국에 분쟁과 다툼을 심으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중대한 차이가 있다고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까?

기자) 미국에는 언론과 표현, 집회의 자유가 있지만, 중국 정부는 국민이 그러한 권리를 누리려고 하면 톈안먼이나 홍콩에서 그랬던 것처럼 탄압을 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마침 4일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31주년 기념일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광장에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요구했는데요. 당시 중국 정부는 전차와 장갑차 등을 동원해 군중을 무력 제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정확한 사상자 수는 아직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올해 홍콩 당국은 추도 집회를 금지했는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앞서 홍콩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는 기념 집회를 불허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빅토리아 공원과 몽콕 지구 등 곳곳에서 촛불 집회가 열렸습니다. 홍콩 경찰은 빅토리아 공원에서 불법 집회를 경고하는 녹음 방송을 계속 틀었지만, 시민들이 빅토리아 공원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는 않았는데요. 시민들은 간격을 두고 서서 ‘홍콩 해방’ ‘일당독재 종식’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진행자) 경찰과 마찰은 없었습니까?

기자) 앞서 홍콩 경찰은 3천여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모임을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일부 시위대와 경찰 간의 몸싸움은 있었지만, 대규모 소요 사태는 없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모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국가보안법이 통과되면 집회의 자유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 정부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절차를 밟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초안이 통과됐는데요.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테러 등의 행위를 금지,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보안법이 시행되면 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직접 공안 기관을 홍콩에 설치할 수 있게 되는데요. 홍콩 야권과 시민단체는 이제 중국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본토에서처럼 홍콩에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에서는 전에도 보안법을 추진하다 실패한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홍콩 정부는 지난 2003년 자체적으로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50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반대 시위를 벌여 법안을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중앙 정부가 홍콩 입법회를 제치고 직접 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고 있는 건데요. 미국과 영국 등 국제 사회는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필리핀 대통령이 또다시 초법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고요.

기자) 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5일, 마약 밀매업자들을 향해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이 마약 경유지로 전락했다면서 이같이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래 초법적인 조처로 줄곧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렇게 또다시 초강경 발언을 한 배경이 있습니까?

기자) 네, 필리핀 경찰 당국이 756kg에 달하는 메스암페타민을 압수한 데 이어 나온 발언입니다. 메스암페타민은 흔히 ‘필로폰’ 또는 ‘히로뽕’으로 불리는 마약인데요. 지난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단일 적발 사례로는 최다 규모입니다.

진행자) 시가도 상당하겠군요?

기자) 네, 필리핀 화폐로 51억 페소, 미화로는 1억 달러가 넘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사전 녹음된 연설에서 “만일 51억 페소 상당의 마약을 유통해 필리핀을 파괴한다면 죽여버리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특별하게 지목한 나라나 대상은 있습니까?

기자) 어디서 마약이 들어오고 있다고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필리핀이 멕시코 마약 범죄집단들을 위한 유통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필리핀의 마약 단속에 관한 유엔의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유엔이 4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유엔은 이 보고서에서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재판 없이 용의자를 사살하는 거의 초법적인 처형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해당 경찰관들은 거의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정부는 유엔의 보고서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사실무근이며 기존의 주장을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필리핀 정부는 어떤 통계를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필리핀 정부는 지난 2016년 7월 이래 지금까지 마약과의 전쟁으로 5천6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체포에 저항하는 이들에 대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엔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앞두고 ‘순 제로(net-zero)’ 운동을 출범시켰다. (자료사진)
유엔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앞두고 ‘순 제로(net-zero)’ 운동을 출범시켰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유엔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행사가 있었군요?

기자) 네. 유엔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앞두고 최근 ‘순 제로(net-zero)’ 운동을 출범시켰습니다.

진행자) ‘순 제로’ 운동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입니까?

기자) 네. ‘레이스 투 제로 (Race to Zero)’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요. 전 세계 민간 기업들과 지역 정부가 협력해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자는 운동입니다.

진행자) 탄소가 기후변화 주범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이산화탄소가 지구 기온을 올려 기후변화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올해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어디에서 열리나요?

기자) 원래 영국 글래스고우에서 11월에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일 년 연기됐습니다. 기후변화 총회에서는 주요 당사국 정부대표단, 국제기구, 기후변화 전문가, 산업계, 시민단체 등 3만 명 이상이 참석해서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행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협상합니다.

진행자) 결국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올해 기후변화 총회가 열리지 못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 ‘순 제로’ 운동도 온라인에서 진행됐습니다. 파트리시아 에스피노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처 사무총장은 이날 행사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을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기후변화가 가져올 비극을 반드시 막아야 하며 이는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최근에 탄소 배출이 많이 줄었다는 소식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활동이나 이동이 크게 제한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급격하게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엔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는 겁니다.

진행자) 최근에 탄소 배출량이 줄었다고 했는데, 하지만, 전체 상황은 크게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나왔더군요? 미국에서 나온 소식이었죠?

기자) 네. 미국 해양대기청(NOAA), 그리고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이 각각 발표한 내용인데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농도가 얼마나 나왔나요?

기자) 두 기관이 측정한 결과 지난 5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모두 417ppm이 넘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이 수치가 414.7 ppm이었습니다.

진행자) 농도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농도라면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있는가로 생각하면 됩니다.

진행자) 그럼 5월에 측정된 이산화탄소 농도가 어느 정도 수준인 건가요?

기자) 인류역사상 최고치, 지난 300만 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과거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 정도로 높았던 시기에는 지표면 온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고요. 해수면 높이는 15m에서 18m가 더 높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상당히 문제가 심각한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내놓은 연구진은 이산화탄소가 쌓이는 것은 매립장에 쓰레기가 쌓이는 것과 같다면서 탄소는 많이 배출할수록 많이 쌓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탄소 배출량이 크게 줄었다는데, 이산화탄소 농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겁니까?

기자) 최근 탄소 배출량이 줄기는 했지만, 측정소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또 이산화탄소 농도는 인간 활동뿐만 아니라 육지, 특히 산림이나 해양 상황에도 좌우된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러니까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배출된 탄소는 계속 쌓이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0’이 될 때까지 농도는 계속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인간 활동이나 생태계가 공기 중으로 나가는 온실가스를 더 많이 없애야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최대 1천 년 동안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