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상하 합동회의에서 연례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상하 합동회의에서 연례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례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유럽슈퍼리그’가 출범도 하기 전에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러시아의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연례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최근 러시아와 세계 여러 나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보니 푸틴 대통령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상하 양원 의원들 앞에서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마네츠전시홀에서 열린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약 80분간 국정 연설을 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대부분의 시간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대응 능력을 치하하고 경제 회복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코로나 방역에서 백신이 가장 중요하다며, 러시아는 올가을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는 현재 자체 개발한 신뢰할만한 백신 3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백신들인가요?

기자) 스푸트니크V, 에피백코로나, 코비백 등 3종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러시아의 낮은 출산율을 지적했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말하면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통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 확산 기간 크렘린궁에 칩거하면서 대중들이 모이는 공식 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에 “러시아의 레드라인(red line) 즉 금지선을 넘지 말라”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좋은 관계를 원하고 있으며, 정말이지 다리를 불태우고 싶지 않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비우호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와 서방 세계가 어떤 갈등을 겪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입니다. 또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 처우 문제를 놓고 지금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세계와 마찰을 빚고 있고요.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도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과 사이버 해킹을 둘러싸고 서로 제재를 가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각 분야에서 어디가 금지선인지는 러시아가 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주요 매체들은 양국의 긴장 지역인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과 함께 현지 상황을 전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 수십 대가 활주로에 배치된 모습, 또 러시아 군함들이 크림반도 해안에 대거 배치된 모습 등이 찍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가장 큰 병력 이동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현재 50대의 군용기와 방공시스템, 흑해 함대 등이 참여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또 이와 관련해 최근 크림반도와 흑해 상공 일대에 비행제한구역을 선포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러시아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국제법의 틀에서 자국민의 복지와 안보를 수호하려는 자체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 씨는 지금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 측근들은 나발니 씨가 며칠 안에 사망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나발니 씨는 지난 2월, 사기 혐의에 따른 집행유예 의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는데요. 단식투쟁에 이어, 교도당국의 비인도적 처우로 생명이 위태로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발니 씨 지지자들은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경찰은 하루 전, 나발니 씨의 측근들을 기습 체포했습니다.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씨가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한국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소송 재판에 대한 판결을 내렸군요?

기자) 네. 한국의 서울중앙지방법원이 21일,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와 유족 등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 측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폭력 등 인권유린을 당했다며 지난 2016년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결정입니다.

진행자) 재판부는 그러니까 이 재판이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재판부는 “현시점에서 유효한 국가면제에 관한 국제관습법과 한국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주권적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라고 판시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면제라는 게 뭐죠?

기자) 각국의 주권은 평등하기 때문에 한 나라의 주권 행위를 다른 나라 법원이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적 면책 원칙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몇 달 전에 있었던 비슷한 소송에서는 다른 판결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월에도 서울중앙지법이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을 다뤘는데요. 같은 서울중앙지법이지만 재판부가 다릅니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각각 1억 원(미화 약 8만9천 달러)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요. 양국의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의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당시 재판부는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일본의 불법 행위에 대해 국가 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며 재판 관할권을 인정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자행된 반인도적 행위로 원고들이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린 것이 인정된다며, 국가면제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는데요. 이 판결에 일본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항소를 하지 않는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면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또 피해자들의 소송비용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판결도 뒤집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한국 사법계의 인사이동 후 다른 판사들로 채워진 같은 재판부가 지난달 29일, 일본 정부로부터 소송비용을 추심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는데요. 이번 재판부도 소송비용과 관련해서, 외국 재산에 대한 추심 강제집행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2015년 한국과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관해 합의를 도출했는데요. 이에 관한 재판부의 판단은 어떤 건가요?

기자)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와 일본 사이에 이뤄진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지난 1월 소송 재판부와 이번 재판부의 판단이 갈렸습니다. 지난 1월 재판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나 더 거슬러 지난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법정 배상이 이뤄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청구권이 존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재판부는 그 부분에 대해 다르게 판단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의견 수렴이 생략되는 등 문제는 있지만 이런 사정만으로 이들의 권리를 일탈해 남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위안부 합의를 통해 피해자 240명 가운데 99명에 대한 현금 지급이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대체적인 권리 구제수단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 대해 원고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추진하고 있는 ‘위안부문제 ICJ회부 추진회’가 입장문을 발표했는데요. 일부 원고는 항소 등 다음 수순을 고민 중이라며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반박과 진정한 사죄를 촉구하는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정부의 반응도 볼까요?

기자) 두 나라 모두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판결과 관련해 상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고요.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내용을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정부 차원의 발언은 삼가겠다고 말했습니다.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스포츠용품점에 유럽 프로축구 명문구단 기념품이 전시돼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유럽슈퍼리그(ESL)’ 출범을 놓고 큰 논란이 벌어졌는데요. 한바탕 소란으로 끝나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8일, ESL 이 출범한다는 발표가 나왔는데요. 이를 두고 반대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ESL은 유럽 축구 명문 구단들이 참가하는 새로운 클럽 대항 축구 대회인데요. 처음에 참가 의사를 밝힌 12개 팀 중에 열 개 팀이 며칠 만에 불참한다고 통보한 겁니다.   

진행자) ESL에 원래 어떤 구단이 참가하기로 했습니까?

기자) 네. 영국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첼시, 아스널, 리버풀, 이렇게 여섯 개 구단이고요. 스페인에서는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세 구단이고요. 이탈리아에서는 유벤투스, 인터밀란, 그리고 AC밀란 등인데요. 이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영국 구단 6개 팀이 20일 참가를 포기한다고 밝힌 데 이어서, 21일 스페인과 이탈리아 구단들 역시 속속 불참 의사를 밝힌 겁니다. 

진행자) 이름만 보면 다들 쟁쟁한 구단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소속된 유벤투스, 리오넬 메시 선수의 바르셀로나 등 다들 유명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명문 구단인데요. 연고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유벤투스는 한때 북한의 한광성 선수가 몸담았던 곳이고요. 특히 토트넘에는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어 한국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유럽에는 이미 프로축구 구단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가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챔피언스리그가 있는데 새로운 대회를 만들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최근 영국 BBC 방송에 나와 “챔피언스리그 경기 수준이 떨어져서 젊은이들이 축구에 더 관심이 없어졌다”라면서 “축구를 살리기 위해 ESL을 출범시킨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명문 구단이 참가하는 새로운 대회를 통해 프로 축구에 대한 관심을 진흥하겠다는 말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관중이 제한되면서 유럽 프로축구 구단들이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부닥쳤는데요. 새로운 형식의 대회를 열어서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슈퍼리그 참가 구단들은 특히 챔피언스리그 TV 중계료의 절반 이상을 UEFA 측이 가져가는 데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기존 챔피언스리그를 주관하는 UEFA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ESL 출범은 큰 실수라면서 이를 재고하라고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UEFA 외에도 영국과 프랑스 정부,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유럽 내 주요 프로축구 리그들, 선수 노조, 그리고 유명 전직 선수들도 ESL 출범에 비판적이었습니다. ESL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ESL 출범의 주된 이유는 돈이라면서, 이는 유럽 프로축구 리그를 파괴하고 축구의 통합성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는 슈퍼리그 참가 구단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를 금지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없던 얘기가 되는 것 같은데, ESL은 원래 언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습니까? 

기자) 네. ESL 측은 오는 8월에 시작하기 바랐습니다.  앞으로 3팀을 리그에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팀으로 추가하고, 매년 자격이 되는 다섯 구단을 추가해 장기적으로는 20팀 체제로 리그를 운용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