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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격화...이란 쾌속정, 미군 함정 또 도발


11일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11일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의 대규모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맞서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유엔안보리는 긴급회의를 갖고 사태를 논의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중동 해역에서 이란혁명수비대 소속 쾌속정들이 미군 함정을 도발하는 행위가 늘고 있습니다. 한 베트남계 프랑스 시민이 미군의 고엽제 살포로 피해를 봤다면서 고엽제를 만든 다국적 기업들을 상대로 낸 소송을 프랑스 법원이 기각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더 격화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이 11일 일찍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야전사령관 거주 주택과 2개의 장벽 터널 등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전날에도 양측이 치열한 무력 충돌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전날, 이스라엘에 10일 오후 6시까지 ‘알아크사 사원’에 배치한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지 않으면 공격할 것이라고 통보했는데요. 하마스는 마감 시한이 넘어가자마자 바로 몇 분 후부터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포를 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공격 규모가 상당했다고요?

기자) 네. 모두 200발 넘게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스라엘군은 상공에서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의 요격 미사일로 날아오는 로켓들을 격추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건물 하나는 직격탄을 맞아 적어도 6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전투기를 동원해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가자지구 보건 당국자는 어린이 9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2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스라엘 군은 사망자 가운데 15명은 하마스 등 테러 분자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요르단강 서안 쪽 상황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예루살렘의 폭력 사태는 최근 몇 년 중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10일에도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일대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 간에 긴장 상황이 이어졌는데요. 700명 넘게 다치고 이 가운데 약 500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동예루살렘은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갈등 지역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당시 요르단 땅이었던 예루살렘 동쪽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전체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반면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 독립국의 수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루살렘 지위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유엔 등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을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은 국제 관할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17년, 이전 행정부의 대중동정책과는 달리,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처음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최근 이렇게 다시 격화한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부터 이슬람권 최대 축제의 하나인 ‘라마단’ 금식성월이 시작됐는데요. 이스라엘 당국이 이 기간 치안 유지를 이유로, 동예루살렘 ‘다마스쿠스 광장’과 알아크사 사원 출입을 막으면서 갈등이 고조돼 왔습니다. 여기에 동예루살렘 ‘셰이크자라’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 명이 법적으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데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곪을 대로 곪은 문제가 새삼 터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유엔은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유엔 안보리 15개국이 10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사태를 논의했습니다. 안보리 15개국은 예루살렘 사태 관련 성명 초안을 논의했는데요. 하지만 이날 공동성명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안보리 공동성명은 15개 이사국이 전원 찬성해야 합니다.

지난해 4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폴 해밀턴 호에 이란 혁명수비대 선박들이 접근한 사진을 미 해군이 공개했다. (자료사진)
지난해 4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폴 해밀턴 호에 이란 혁명수비대 선박들이 접근한 사진을 미 해군이 공개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중동 해역에서 미군 함정과 이란 함정 간에 갈등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10일, 중동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미 해군 함정에 이란혁명수비대 소속 쾌속정들이 가깝게 접근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습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0일 성명을 내고, 미군 함정들이 이란 쾌속정들에 경고 사격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중동 해역을 관할하는 미 제5함대도 성명을 내고 해당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상황을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커비 국방부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미 해군 소속 미사일 구축함 몬터레이호 등 6척의 함정이 핵잠수함 조지아호를 호위하며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고 있었는데요. 이란 쾌속정 13척이 매우 빠른 속도로 접근했습니다.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그들의 행동은 매우 공격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 쾌속정들이 얼마나 가깝게 접근했습니까?

기자) 처음에는 미국 함정들과 300m 거리까지 접근했는데요. 이에 미 해안경비함 ‘마우이’가 50구경 기관총으로 경고사격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쾌속정들은 또 140m 거리까지 접근했고요. 이에 또다시 경고 사격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란 쾌속정들은 뒤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는 이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커비 대변인은 미국의 경고 사격은 정당한 조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기동성이 제약을 받는 좁은 해협에서 이란 쾌속정의 그같은 행동은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자칫 오판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그러면서 그런 행동은 어느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7일에도 걸프 해역에서 이란혁명수비대 쾌속정 3척이 미 군함 ‘USS파이어볼트’와 불과 60m 거리까지 근접해왔다가 USS파이어볼트의 경고 사격에 후퇴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달 초에도 또 다른 미군 함정 2척 이란혁명수비대 쾌속정들의 도발을 당했는데요. 당시에는 경고 사격은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지금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주요 6개국과 이란 간의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다시 열렸는데요. 참가국들은 회담을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회담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좋은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진전이 좀 있다는 건가요?

기자) 사키 대변인은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이뤄졌다고 간단하게 말했는데요. 하지만 대이란 제재 해제는 이란이 합의 상태로 돌아가야 해제할 수 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베트남계 프랑스 여성 쩐 또 응아 씨가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자신이 다국적 기업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고엽제 피해 보상 소송에 대해 기자회견을 했다.
베트남계 프랑스 여성 쩐 또 응아 씨가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자신이 다국적 기업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고엽제 피해 보상 소송에 대해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른바 ‘고엽제’와 관련해서 프랑스에서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프랑스 지방법원이 한 베트남계 프랑스 여성이 고엽제로 피해를 봤다면서 고엽제를 만든 몇몇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피해를 보상하라며 제기한 소송을 10일 기각했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낸 사람이 누구입니까?

기자) 네. 올해 나이가 79세인 쩐 또 응아(Tran To Nga) 씨입니다. 응아 씨는 20대 시절 베트남에서 기자와 활동가로 일했습니다.

진행자) 응아 씨가 고엽제로 구체적으로 무슨 피해를 봤다는 건가요?

기자) 네. 고엽제 탓에 병을 얻었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암과 2형 당뇨병, 인슐린 알레르기, 그리고 유전적 기형 등 병에 걸렸는데, 이게 다 베트남에 있었을 때 자신이 고엽제에 노출된 탓이라는 겁니다. 그는 또 자기 아이들도 유전적 기형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그 가운데 1명은 생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응아 씨가 어느 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다우케미컬과 몬산토 등 14개 회사입니다. 이 가운데 몬산토는 현재 독일 바이엘사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법원이 응아 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미국의 전시 조처와 관련된 사안에 사법적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프랑스 법원은 또 고엽제를 만든 회사들이 ‘주권적 행위’를 한 미국 정부가 낸 주문에 따랐다고 설명했는데요. 응아 씨는 이에 대해 2심 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당한 회사들은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기자) 네. 이들 회사는 베트남 전쟁 당시 고엽제 사용처에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고엽제를 쓴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당시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이 밀림을 은신처로 삼아서 미군이 작전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은신처를 없애려고 미군이 공중에서 고엽제를 뿌렸는데요.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를 영어로 ‘Agent Orange’라고 합니다.

진행자) 당시 엄청나게 많은 고엽제를 살포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1960년대 초부터 70년대 초까지 베트남과 라오스, 그리고 캄보디아에 대략 6천 800만ℓ의 고엽제를 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고엽제가 살포된 지역에서 작전한 군인들에게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나중에 참전군인들에게서 암이나 유전적 기형 같은 후유증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호주, 그리고 한국 출신 참전군인들이 소송을 내 보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05년 미국 연방 법원은 베트남인들이 고엽제를 만든 기업들을 대상으로 낸 민사소송을 기각했고요. 이런 결정이 2008년 항소심에서도 유지됐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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