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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중동 외교 돌입...EU "벨라루스, 역내 영공·공항 사용 금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5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5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지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최근 민간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벨라루스에 영공과 공항 사용 금지 등 제재를 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제74차 세계보건총회(WHA) 개막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5일부터 27일까지 중동 국가들을 순방합니다. 블링컨 장관은 25일 오전,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중동 방문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게 처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취임 후 이스라엘을 방문한 최고위급 미국 정부 각료입니다. 공항에는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무장관 등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이 나와 블링컨 장관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건 아무래도 최근 사태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일부터 11일간 교전을 벌이면서 위기가 고조됐습니다. 이 충돌로 250명 넘게 목숨을 잃고 수많은 건물이 무너졌는데요. 대부분 가자지구 쪽 피해입니다. 양측은 지난 21일 새벽 2시를 기해 휴전에 들어간 상태인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문 기간 휴전을 공고히 하고 역내 안정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양측의 휴전 중재를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대표단을 파견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고요. 미국도 막후에서 외교 노력을 펼쳤습니다. 미국 정부는 휴전 발표 후, 블링컨 장관이 조만간 중동 지역을 직접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동 문제는 수십 년에 걸친 난제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와 관련해 ‘AP’ 통신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다루기 힘든 중동 문제에서 벗어나 중국과의 경쟁이나 기후 변화 등의 문제에 집중하기를 원했지만, 전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사태로 다시 중동에 빠져들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 일정을 좀 짚어 볼까요?

기자) 네. 25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과 회담한 후에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를 방문해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회동하고요. 27일까지 역내에 머물면서 압델 파타 아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과 네타냐후 총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어떠한 인도주의적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확고히 지지한 데 감사를 표하고, 하마스가 로켓 공격을 재개한다면 “매우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하마스를 테러 단체로 지목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대다수 서방국가는 지난 2007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서 떨어져 나온 후 가자지구를 통지하고 있는 하마스를 테러 단체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순방 기간, 하마스를 포함해 어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와도 만나지 않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가자지구에 대한 영향력이 없는 상태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해법을 찾기 더 힘든 상황입니다. 더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감도 큰데요. 대다수 팔레스타인 주민은 압바스 수반의 파타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합법성이 없으며, 이스라엘과 국제사회에 휘둘린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휴전 발표가 나왔을 때도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근처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반대, 하마스 지지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른바 ‘2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는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 입장은 뭔가요?

기자) 네. 바이든 행정부도 2 국가 해법만이 중동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2국가 해법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 보다 긍정적인 어떤 것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시기라는 입장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똑같이 기회와 안보, 존엄성을 누릴 자격이 있다면서 우선적으로 가자지구 재건과 인도적 지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5일 벨기에 브뤼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U 임시 정상회의에서 의결한 대 벨라루스 제재안에 대해 설명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5일 벨기에 브뤼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U 임시 정상회의에서 의결한 대 벨라루스 제재안에 대해 설명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를 제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24일, 긴급회의를 갖고, 벨라루스가 EU 회원국 영공과 공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EU가 벨라루스를 왜 제재하는 거죠?

기자) 네, 벨라루스 정부가 지난 23일,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가던 아일랜드 소속 민간 여객기 ‘라이언에어’의 항로를 변경해 벨라루스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킨 사건 때문입니다. EU 정상들은 성명에서, 이같은 행위는 유럽인들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납치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 정부는 왜 그런 일을 저지른 거죠?

기자) 벨라루스 당국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비행기 안에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첩보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기내에 탑승하고 있던 벨라루스 야권 운동가, 라만 프라타세비치 씨를 체포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벨라루스 경찰은 비행기 착륙 후, 프라타세비치 씨를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프라타세비치 씨가 어떤 인물이죠?

기자) 나이가 20대 후반으로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의 ‘넥스타(Nexta)’채널 운영자입니다. 넥스타는 구독자가 200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주로 벨라루스 야권 인사들이 정보를 공유하거나 시위를 조직하는 창구로 활용돼 왔습니다. 프라타세비치 씨는 10대 때부터 반정부 활동을 해왔고요. 2019년부터 폴란드에서 망명 생활을 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프라타체비치 씨는 어디 있습니까?

기자) 네. 벨라루스 국영 방송이 24일 밤, 프라타세비치 씨의 영상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는데요. 프라타세비치 씨는 영상 속에서 민스크 구치소에서 법에 따라 수사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건강하고 경찰이 적절하게 대우해 주고 있으며 대규모 시위를 조직한 혐의를 인정한다고 말했는데요. 일각에서는 벨라루스 당국 강요에 따른 발언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는 지난해 대선 이후 계속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8월 대통령 선거를 치렀는데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또다시 압승을 거뒀다고 주장하며 기습적으로 비공개 취임식을 거행하고 6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벨라루스 시민 사회와 야권은 부정선거로 독재 정치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루카셴코 정권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대개 루카셴코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또 지난해 11월,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한 것에 책임을 물어 루카셴코 대통령을 포함해 벨라루스 관계 기관과 인물을 제재했고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지난달, 전임 트럼프 정부의 제재를 연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으로 벨라루스가 국제사회에서 더 큰 비난에 직면하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에 대한 회원국 영공과 공항 사용 금지뿐만 아니라, 벨라루스 영공을 위험 지역으로 규정해 역내 항공사들에 벨라루스 영공을 비행하지 말라고 요청할 방침입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또 프라타세비치 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이번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성명을 내고, 루카셴코 정권의 행위는 국제규범에 대한 직접적인 모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EU 제재 방침을 환영하면서 미국도 적절한 조처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눔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연설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눔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연설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보건총회(WHA)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제74차 세계보건총회(WHA)가 24일 개막했습니다. WHA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요.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9일간 국제사회 주요 보건 의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회의가 화상으로 진행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화상으로 진행되는데요. 총회 기간, WHO 194개 회원국 대표와 국제 보건 전문가 등 2천700명 넘는 사람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 총회에서 어떤 안건들을 다룰까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방안과 공정한 백신 공급, WHO 역할과 향후 또 다른 전염병 대유행 예방 등 70여 개에 달하는 안건이 논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가장 큰 안건은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현재 국제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보건 위기입니다. WHO는 지난해 3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고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이미 유럽과 미국 등지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한 뒤여서 WHO가 늦장 대응한 것이 사태를 더 키웠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펜데믹과 관련된 조약 같은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칠레, 한국 등 20여 개국 정상이 지난 3월 말, 전 세계 주요 언론에 공동 기고문을 내고, 이른바 ‘펜데믹 조약’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실패에 교훈을 얻어, 보다 구속력 있는 국제조약을 체결해 각국이 합의 규정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총회에서 이 문제도 논의하는 건가요?

기자) 애초 이번 총회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요. 스티븐 솔로몬 WHO 수석 법률사무관은 초안을 마련하는 게 오랜 작업이 될 것이라면서, 각국 대표가 아직 조약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지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첫날(24일) 총회 연설에서 또다시 펜데믹 조약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이 이번 총회에 참석할지도 이번 총회 주요 관심사였는데,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결국 무산됐습니다. 타이완은 지난 2017년부터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총회 참석을 추진해왔는데요. 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 반대로 번번이 참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타이완의 옵서버 참석 여부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올해는 타이완 참석을 지지하는 국제사회 목소리가 특히 컸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WHO 13개 회원국은 타이완의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을 들어 타이완이 올해 총회에 참석하도록 허용하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달, 영국에서 모인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도 타이완의 총회 참석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을 내놨는데요. 하지만, 중국 반대에 밀려 올해도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타이완 외무부와 보건부가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깊은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우자오셰 타이완 외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최근 타이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가 국경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이 계속 별개 취급을 받거나 국제 질병 예방에 격차가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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