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의 고속도로에서 경찰들이 휘발유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충돌했다.
지난달 이란 수도 테헤란의 고속도로에서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최근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사태로 숨진 사망자가 1천여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미국 정부에 양국 간 핵감축 협정인 '뉴스타트(New START)' 연장을 제안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이 로힝야족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된 자국 정부를 대변하기 위해 유엔 최고 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서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최근 이란 시위 사태에 관한 미국 정부의 발표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지난달부터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1천 명도 넘을 수 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브라이언 훅 이란 특별대표는 5일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이란 사태에 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알려진 숫자보다 훨씬 많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인권 단체들도 지난달 16일부터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사망자가 수백 명에 달할 거라는 관측을 내놨었는데요. 하지만 1천 명이 넘을 것이란 미국 정부 발표가 나온 겁니다. 이란 치안 당국은 시위로 인한 공식적인 사망자 수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어떻게 수백 명, 또는 1천 명 이상 나올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이란 보안군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총격을 가하는 등 무력 진압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훅 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에서 나온 영상과 증언, 정보 기관 분석 등을 토대로 사상자 수를 집계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비디오 영상 속에는 이란 남부 노샤르 지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경고도 없이 기관총을 난사해 적어도 100여 명을 한꺼번에 사살하는 모습, 시위대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도로를 차단하고 이란 군인들이 시위자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들어있었다는 겁니다. 훅 대사는 이 영상들은 미국 정부가 입수한 수만 건의 영상의 일부라면서 이란 정부는 자국민을 살해하는 끔찍한 정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시위 장소 한 곳에서만 1백 명 이상 사망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훅 대사는 이란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 현장에서 수십 명, 수백 명씩 보안군들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영상들을 토대로, 이란 정부가 지금까지 1천 명 이상 살해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망자들 중에는 13세, 14세 어린이 등 수십 명의 어린이들도 포함됐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란 정부가 인터넷 등 정보를 차단하고 있어 정확한 사망자 수를 집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가 또 많은 사람도 구금했다고요. 

기자) 네, 훅 대사는 현재 이란 당국이 7천 명 이상의 시위자들을 두 곳의 구금 시설에 분산시켜 구금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5일, 의회에 이 두 시설에 대한 제재를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훅 대사는 또 이란 당국의 희생자 시신 처리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는데요. 이란 혁명수비대 군인들이 시신들을 트럭에 마구 싣고, 어디론가 향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럭의 최종 목적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사태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끔찍하고 잔혹한 상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유엔안보리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이란 정권이 잔혹하게 시위를 진압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수천 명의 시민들을 체포하고 있다며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했을 때도, 현지에서 이란 정권은 단지 정부에 항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자국민 수천 명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는데요. 훅 대사의 발표에 대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란은 지난달 유류값 인상으로 불거진 대규모 시위를 폭동으로, 시위자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이란 혁명수비대 주도로 강경 진압에 나서왔습니다. 이란 정부는 또 이번 시위에 외국의 불순 세력이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양자회담을 열었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양자회담을 열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미국과의 핵 감축 협정 연장을 원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통제 협정인 '뉴스타트(New START)' 연장을 제안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5일, 러시아 국방 관리들과의 회의 석상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P', '로이터통신' 등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전했습니다. 

진행자) 뉴스타트 협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2010년 바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하고 이듬해 발효시킨 양국 간 핵전력 감축 협정입니다. 양국이 실전 배치하는 핵탄두의 수를 1천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운반체의 수를 700기 이하로 줄이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협정이 곧 만료되는 겁니까?

기자) 뉴스타트 협정은 2011년 2월 5일, 10년 기한으로 체결됐는데요. 그러니까 2021년 2월 5일이면 만료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는 아무런 사전 조건없이 즉시, 이 해가 가기 전에 뉴스타트 협정을 연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뉴스타트 협정은 양국 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핵감축 협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8월,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공식 파기했고요. 러시아도 곧이어 INF 종료를 선언함으로써 이제 두 나라 사이에 핵 통제 협정은 뉴스타트가 유일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INF는 왜 파기된 겁니까?

기자) INF는 양국이 사거리 500km에서 5천500km에 달하는 중·단거리 미사일의 개발과 배치, 운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약인데요.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수년간 신형 순항미사일인 'SSC-8'을 개발하고 실전 배치해 INF를 위반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미사일을 파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INF는 파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러시아는 이런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 INF는 30여 년만에 파기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뉴스타트 협정 연장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국은 이제는 러시아와의 양자협정이 아니라 중국 등 다른 핵 보유국들도 참여하는 핵 감축 협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도 다시 한번 이를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런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핵 감축 문제가 거론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그에 관해 긴밀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이나 프랑스 같은 다른 핵 보유국들도 참여하는 새로운 핵 감축 협정이 필요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공식적인 핵 보유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입니다. 하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이란 등은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런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미국의 제안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3일)도, 중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면서 이에 대해서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미국과 러시아가 양자협정으로 핵무기를 통제하는 동안, 중국은 전혀 구속받지 않고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외무장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자문이 자국 정부를 대표해 국제 법정에 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치 자문역이 로힝야족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된 미얀마 정부를 대변하기 위해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섭니다. 오는 10일~12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첫 번째 공개 심리가 열리는데요. 수치 자문이 미얀마를 대표하는 대리인으로 참석하게 된 겁니다. 미얀마 정부는 앞서 이번 소송을 미얀마의 고도의 국익과 관련된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히고 수치 자문이 법률단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가 ICJ에 왜 제소된 겁니까?

기자) 지난달 11일 서아프리카의 나라 감비아가 이슬람협력기구(OIC)의 57개 회원국을 대신해 미얀마를 ICJ에 제소했습니다. 감비아 정부는 불교 국가인 미얀마 정부가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학살했다며 ICJ에 혐의를 밝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국내 소수민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입국자들로 간주해,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러다가 국제적으로 큰 논란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지난 2017년 8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 일부가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미얀마 정부가 대대적인 로힝야족 토벌 작전에 나선 겁니다. 이 과정에서 학살과 성폭행, 방화가 일어났고요. 70여만 명의 로힝야족이 터전에서 쫓겨나 현재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의 경찰초소 공격으로 경찰관 13명이 숨졌다며, 정부의 군사 작전은 합법적인 대응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종 학살은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국제사회의 평가는 좀 다르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을 대량 학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엔 조사단은 집단 학살 의도로 미얀마 정부가 군사 행동을 개시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다고 평가하면서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 가운데 수치 자문이 정부를 대변해 국제 사회에 나서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수치 자문역이 이끄는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변인은 로힝야 사태에 대한 국내 시각과 국제 사회 시각에 차이가 있다면서, 수치 자문이 라카인주에서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국제 사회에 잘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치 여사는 라카인주 사태 이후 처음으로 서방 국가를 방문하는 건데요. 일각에서는 수치 자문이 자신의 국제적 이미지가 더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나서는 것이라며, 그만큼 정부를 변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치 자문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과 같은 존재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15년간 가택 연금을 당했고요. 1991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0년 미얀마 군부가 가택 연금을 풀어주면서 정치 활동을 재개했는데요. 현재 국가 자문 겸 외무장관으로 미얀마의 사실상 최고 지도자가 됐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로부터 로힝야족 문제를 방관하고 미얀마 군부를 두둔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는데요. 수치 자문은 로힝야족 학살 주장은 조작이라며, 테러 분자들이 뒤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자문이 나서는 데 대해 미얀마 국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수치 자문이 국내에선 여전히 큰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양곤에선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ICJ 재판을 앞둔 수치 자문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미얀마는 특히 내년엔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요. 국민의 90%를 차지하는 불교도의 민심을 의식해 수치 자문이 로힝야족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만큼, 이번 행보 역시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