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민들이 지난 7월 공정 선거 촉구 시위 과정에서 체포돼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2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민들이 지난 7월 공정 선거 촉구 시위 과정에서 체포돼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최근 체포된 시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테러 위협 속에 치러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참여율이 탈레반 정권 축출 후 역대 최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최근 아시아 연계 사업에 있어 협력을 강화하는 합의에 서명했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주말에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시민 수만 명이 29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시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 독립적인 조사기관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는 약 2만4천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하지만 모스크바 경찰 당국은 2만 명 정도 참가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라면, 몇 달 전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시위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7월 말, 모스크바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죠. 9월의 지방 선거를 앞두고 공정한 선거를 촉구하는 집회였는데요. 당시 1천 명 넘는 사람들이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당시 시위가 벌어진 배경을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출마하려던 일부 유력한 야권 후보들의 등록이 거부되면서 이들이 선거에 참여할 길이 아예 막혔습니다. 당시 선거 당국은 후보들에게 지지자들의 서명을 담은 서류 제출을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당국은 반정부 성향 후보들이 제출한 서명이 조작됐거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이들의 등록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야권 지지자들이 반발하며 시위에 나섰는데요. 러시아에서는 지난 몇 년간 처음 있는 극히 이례적인 대규모 시위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시 모스크바 경찰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모스크바 시장은 당시 시위를 불법 집회이자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는데요. 경찰 당국이 곤봉을 휘두르며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는 모습이 외신 기자들과 현지를 방문한 사람들을 통해 공개되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는 러시아 경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고 규탄하며, 시위대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1천 명 넘는 사람들이 아직도 구금돼 있다는 겁니까?

기자) 지금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요. 하지만 법원이 거의 손을 놓고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 중 1명만 보석으로 풀려났고, 일부는 고소가 취하된 상황인데요. 시위대는 전원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최고 4년 징역형 등 중형을 선고받은 것이 이번 시위를 촉발한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시위는 당국의 허가를 받은 겁니까?

기자) 네, 모스크바 시장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시위대는 현지 시간 오후 3시부터 모스크바 시내 사하로프가에서 시위를 시작했는데요. 시위대는 구금돼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실은 포스터를 들고 "그들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위에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도 모습을 나타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알렉산더 나발니 씨와 러시아 여성 인권 운동가인 류보피 소볼 변호사 등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인사들도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정부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갔기 때문에 시위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알렉산더 나발니 씨는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도 원래 변호사 출신인데요. 특히 2009년부터 정부의 부정 부패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해 27% 넘는 득표를 하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고요. 지난해에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전력 때문에 후보 자격 미달로 대선 참여가 금지됐었습니다. 나발니 씨는 이날 시위자들에게 당국의 강경 진압을 비난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시위에 나설 것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위에서도 체포된 사람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민영 통신사인 '인테르팍스'는 이날 시위에서는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다고 전했는데요. 사전에 허락 받은 시위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모스크바 경찰 당국은 시위가 시작되기 전, 공공질서와 시민들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사태를 촉발한 모스크바 지방 선거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모스크바 시 의회는 모두 45석인데요. 이 중 25석을 집권 통합러시아당 등 친 여권 후보들이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야권 지도자 나발니 씨의 지지를 받는 후보도 20명이나 당선됐습니다. 야권이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패배라는 평가도 나왔는데요. 당초 모스크바 시의회 의석 중 여권이 갖고 있던 의석이 38석이었는데, 이번 선거로 13석이나 잃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여당이 선전했지만 모스크바는 러시아의 수도이자 정치 심장부로 여당의 패배가 주는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8일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에서 경찰이 대선 투표를 하고 있다.
지난 28일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에서 경찰이 대선 투표를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지난 주말 치러진 아프간 대통령 선거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28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지난 2001년 아프간에서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후 네 번째 치러지는 선거였는데요. 하지만 탈레반 정권 축출 이후 역대 최저 투표 참여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투표율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전체 유권자가 960만 명 정도였는데요. 이 중 약 25%만 참여했다는 관측입니다. 그러니까 약 220만 명 정도만 참여했다는 건데요. 아직 최종 투표율이 나온 건 아니고요. 전국에 설치된 약 4천 개 투표소 중 3천700여 개 투표소 상황을 토대로 나온 자료입니다. 만약 공식 확인된다면 이는 탈레반 정권 축출 이후 지금까지 치러졌던 투표율 중 가장 낮은 것입니다. 

진행자) 이전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어땠습니까?

기자) 탈레반 정권 축출 후 처음 치러졌던 2004년 대통령 선거의 경우, 70%라는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치러진 2009년 선거에서는 1/3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선에서 이렇게 투표율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 테러 위협 때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 무장 반군인 '탈레반'은 선거일에 앞서, 투표소를 공격하겠다고 공공연히 위협해왔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으로 축출됐지만 지금은 아프간 전체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세를 다시 키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가 유권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기자) 7만 명이 넘는 보안 병력을 전국 투표소 인근에 배치하고 치안 유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날 투표 당일만 해도 투표소에 대한 폭탄과 박격포 공격으로 적어도 5명이 숨지고 80명 이상 다쳤습니다. 

진행자) 지난달만 해도 아프간에서 유혈 폭력 사태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요. 

기자) 네, 영국 BBC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수도 카불에서는 16건의 공격이 발생해 14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남부 가즈니 지역의 경우 60건 이상의 공격으로 230명 이상 목숨을 잃었고요. 북부 발크주에서도 지난 한 달간 50건이 넘는 공격에 180명가량 목숨을 잃는 등 아프간 곳곳에서 유혈 공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선에서 주목되는 후보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최종적으로 13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아슈라프 가니 현 대통령과 총리 격인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으로 압축되고 있는데요. 두 사람 다 각각 승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대선에서도 한 차례 맞붙었던 전력이 있는데요. 이후 권력을 분담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든, 가뜩이나 탈레반에 밀려 입지가 좁은 데다가 저조한 투표율로 힘겨운 정국 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 협상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의 직접 협상은 거부하고 미국과 지난 1년간 평화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탈레반의 테러 공격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탈레반과의 협상은 "죽었다"고 선언했습니다. 현재 아프간에는 약 1만4천 명의 미군이 주둔 중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8천6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아프간 대통령 선거 결과는 언제 나오게 됩니까?

기자) 앞으로 약 3주 뒤, 10월 19일경 잠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고요. 최종 결과는 11월 7일경이나 나오게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또다시 1위와 2위 후보 간에 결선 투표를 하게 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지난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지난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일본과 유럽 연합(EU)이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유럽과 아시아와 연계된 사회기반시설 개발 사업에 양측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약속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EU 행정부 수반인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만나 새로운 ‘EU-아시아 연결 계획’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EU-아시아 연결 계획’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유럽과 아시아가 연계된 교통, 에너지, 디지털 분야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입니다. 유럽연합 본부에서 열린 EU-아시아포럼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그것이 단 하나의 길이 됐든, 하나의 항구가 됐든, EU와 일본이 무언가를 착수한다면, 지속적이고 규범에 기반한 연결성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새로운 계획은 “인도∙태평양에서 유럽의 서발칸 지역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본과 EU가 최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남아시아와 중동, 유럽, 아프리카에 총 5개 길을 만드는 경제 구상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60개 이상의 저개발 국가에 항구와 공항, 도로 건설 지원 사업을 시작하고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투입된 금액이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5개의 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긴다는 겁니까?

기자) 일대일로는 고대 중국과 유라시아대륙을 연결했던 ‘비단길’을 현대에 재현하는 사업인데요. ‘일대’에 해당하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에 3개 노선을 만들고, 또 ‘일로’에 해당하는 해상 실크로드에 2개 노선을 만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이렇게 구축하는 길에 맞서 일본과 유럽을 잇는 길도 만들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중해와 대서양으로 이어지는 해상길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주요 무역로를 장악하기 위해 사업 추진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선 일본과 유럽도 무역로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일본과 유럽도 중국처럼 많은 자금을 투입하겠군요?

기자) 네, EU 측은 EU 보증기금과 개발은행, 민간 투자처 등을 통해 총 650억 달러 이상이 투입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융커 집행위원장은 저개발국에 사회기반시설을 짓는 데 있어 과도한 채무나 한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지금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비판을 받는 것이 바로 과도한 부채 때문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이 중앙아시아와 발칸반도 지역 국가들에서 사회기반시설 건설 사업에 착수하면서 개발 지원금 명목으로 과도한 채무 부담을 지워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가난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나라들로는 중국의 차관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EU 측은 저개발국가들에 필요 없는 분야에까지 중국이 차관을 제공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 중에도 중국에 대한 부채로 곤란을 겪는 나라가 있는지요?

기자) 네, 발칸반도 아드리아해를 접하고 있는 몬테네그로가 대표적입니다. 중국은 몬테네그로에서 내륙 국가인 세르비아로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은 몬테네그로가 중국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