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인 사우스론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인 사우스론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자동차와 부품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국에 지시했습니다. 자동차 관세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는데요. 주요 교역국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미국이 빠진 ‘이란 핵 합의’를 지키기 위한 조건들을 이란 최고지도자가 제시했고요. 이어서, 미얀마 당국의 탄압을 받아온 이슬람 소수계 ‘로힝야’족이 힌두교도들을 학살했다는 보고서,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자동차 수입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시했다고요?

기자) 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것을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23일)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의 위대한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에게 큰 뉴스가 곧 있을 것”이라고 인터넷 ‘트위터’에 적으면서, “다른 나라에 일자리를 빼앗기는 수십 년 동안 오래 기다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수입 자동차에 대해 어떤 조사를 하는 건가요?

기자)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조사 결과에 따라, 자동차 수입 관세를 크게 올릴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고 25%에 달하는 관세 부과가 목표”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수십년 만에 무역 확장법 232조를 시행한 지 얼마 안 돼, 또 다시 이 조항에 따른 조사를 시작하는 데 따라, 주요 교역국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232조를 적용한 사례가 어떤 것이었죠?

기자) 지난 3월 철강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씩 일괄 관세를 발효시킨게 바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이 조항은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특정 품목 수입을 제한할 수 있게 한 내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3개월 만인 지난해 4월,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재개를 지시하면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고요. 조사 1년여 만에 고율 관세 부과 조치로 이어진 겁니다. 

진행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조치가 국제적으로 파장이 컸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진전에 연계해 관세를 면제받은 한국 외에, 일시 예외로 인정된 유럽연합(EU) 등은 영구 면제를 계속 요구했고요.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시행하겠다며 반발했습니다. 특히 여러 나라를 통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을 우회 수출하는 사례가 많은 중국은 이 조치가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미국산 농산물 등에 보복 관세로 맞섰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사 지시에도 각국이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가장 먼저 공식 입장을 내놨는데요. 국제무역에 “자국법을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오늘(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무역은 시장 행위이며 시장 규율을 따라야 한다”면서, 미국이 다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미국 제품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로 한, 최근 양국간 고위급 통상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겠다는 내용,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가오 대변인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국제경제) 시장을 안정시키고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면서 “중국은 수요에 따라 미국 제품 수입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양국간 합의에서 미국의 무역 적자를 얼마나 줄일지, ‘2천억 달러’라는 구체적인 수치가 나왔는가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못박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련 조사 지시, 다른 나라들의 반응도 살펴보죠.

기자) 자동차 수출에 대미 교역 상당부분을 의존하는 한국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늘(24일) 자동차업계 대표들을 불러 민·관 합동 긴급 간담회를 열었는데요. 그 동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 시장에 관세 없이 자동차를 팔아왔던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이 대미교역에서 얼마나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나요?

기자)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을 금액으로 따지면 거의 2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한국이 거둔 이 분야 무역수지 흑자액은 180억 달러인데요. 전체 흑자액의 99%가 넘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이번 조사에 영향 받는 나라들은 어느 곳인가요?

기자) 미국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입 자동차가 총 830만 대였는데요. 멕시코가 240만대로 가장 많고, 이어서 캐나다와 일본, 한국, 독일 순서입니다. 멕시코에서 자동차 수입량이 많은 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에 따라,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인건비가 싼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조립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본과 독일, 그리고 앞서 말씀 드린 한국 등은 조사 결과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자동차와 부품 산업은 철강이나 알루미늄과는 달리, 전자, 기계, 유리, 고무 등 연계산업 범위가 넓기 때문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훨씬 파장이 클 것으로 경제 매체들이 내다보는 중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조사를 진행하는 목적은 뭘까요?

기자) 자동차 고율 관세가 현실화 되면, 미국 시장 판매량이 많은 각국 자동차 회사들은 수출량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부터 강조해왔고요, 이번 조사 지시의 주요 목적인 것으로 전문가들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야아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23일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정부관리들과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야아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23일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정부관리들과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이란 핵 합의’를 지켜나가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이란이 내놨다고요? 

진행자) 네. 이란의 원유 수출과 유럽국가들과의 교역을 보호할 방법을 보장하라고 야아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어제(23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촉구했습니다. 이란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회동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먼저 말씀 드린 두 가지 외에, 이란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중동 일대 역내 활동을 간섭하지 말 것, 유럽금융기관과의 거래를 보호하고, 채권 발행 손실 등을 보장할 것 등을 핵 합의 유지 조건으로 내놨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미국이 탈퇴한 핵 합의를 지켜나가기로, 이란과 남은 당사국들이 합의했는데, 이란이 새 조건을 내놓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또한, 미국이 일방적 탈퇴 선언으로 ‘이란 핵 합의’를 위반했다는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해 줄 것을 이들 유럽국가에 촉구했는데요. 이 같은 요구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핵 활동을 재개할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당사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핵 합의 당사국들은 합의를 살려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리커창 총리와 만났고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로 가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는데요. 이들 네 나라는 미국이 빠진 핵 합의를 그대로 지켜나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2015년에 이란과 핵 합의를 맺은 나라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그리고 독일인데요. 미국은 지난 8일 여기서 탈퇴했고, 나머지 나라들은 합의를 그대로 지켜 나가겠다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나머지 당사국들의 입장이 왜 다르죠?

기자) 이란 핵 합의는 미국의 바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때 체결됐는데요. 지난해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는 합의에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봤습니다. 첫 번째, 탄도미사일 개발과 운용을 규제하는 조항이 없고요. 두 번째, 이란이 중동 주변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폭력을 조장하는 행위들, 구체적으로, 예멘에서 후티반군을 지원하고, 시리아에 병력을 주둔시켜 내전에 개입하는 행동을 억지하는 내용이 없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핵물질 반입 규제를 2025년부터 풀어주는, ‘일몰조항(sunset clauses)’을 포함시킨 것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허점으로 지적해왔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미국 정부가 이란을 상대로 새로운 합의 조건을 내놨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월요일(21일), 우라늄 농축 활동 전면 중단,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 중지, 예멘과 레바논 반군 지원 중단, 시리아 주둔 병력 전면 철수 등 12개항을 이란에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란이 변화의 길로 나서면, 국제 경제·외교 질서에 동참하도록 미국이 도울 것이고, 아니면, 사상 최고의 강력한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했는데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2개항 중에 어느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폭력 사태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간 힌두교 로힝야족 난민들이 콕스바자르 인근 난민 캠프에서 지내고 있다.
미얀마 폭력 사태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간 힌두교 로힝야족 난민들이 콕스바자르 인근 난민 캠프에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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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불교도가 대부분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 인종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이 인종청소 수준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국제적 현안이 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들 로힝야족이 미얀마 내 또 다른 소수 종교집단인 힌두교도들을 대량 학살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이 이번 주 '로힝야 무장세력이 라카인주에서 자행한 대량학살의 새로운 증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로힝야족 무장 반군 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지난해 8월, 미얀마 내 힌두교도 마을들을 공격해 최소한 99명의 민간인을 집단 학살했다는 내용입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라카인주와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있는 수십 명의 로힝야 난민들과의 인터뷰, 법의학자들이 분석한 사진 등을 토대로 이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로힝야 무장반군들이 왜 그런 짓을 저지른 것인가요?

기자) 순전히 종교가 다르기 때문이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ARSA 반군들은 지난해 8월 25일, 라카인주 북부에 있는 힌두교도 집단 거주지에 침입해 힌두교 주민들의 눈을 가린 후 결박해 마을 외곽에서 처형하는 방식으로 53명을 집단학살했습니다. 보고서는 당시 ARSA 반군들이 일부 여성들에게는 이슬람 개종을 강요한 후 방글라데시로 강제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같은 날, 인근 마을에서도 46명의 힌두교 신자들이 사라졌는데요. ARSA 반군들에게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피해자들의 시신은 발견됐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9월, 매립되지 않은 4곳의 집단학살지에서 45구의 시신이 발견됐고요. 나머지 시신과 이웃 마을에서 실종된 46명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는데요. 당시 국제 사회에서는 집단 학살이 미얀마 정부군의 소행이라는 비판이 거셌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희생자들이 로힝야족이 아니라 ARSA 무장반군에게 살해된 힌두교도들이라고 주장했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당시 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허락하지 않아 의심을 증폭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얀마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바닥까지 추락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얀마 정부군의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이 인종청소 수준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미얀마 정부군은 일방적인 보도라고 불만을 제기했지만 국제 사회의 비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당시 ARSA는 라카인 집단 학살 개입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처음으로 당시 집단 학살의 책임이 로힝야족 반군단체에 있다는 보고서를 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티라나 하산 위기대응국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라카인주의 최근 끔찍한 역사 속에서 숨겨졌던 ARSA의 인권유린행위를 더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산 국장은 그러나 미얀마 정부 역시 라카인주 사태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해 8월 25일 로힝야 반군들이 관공서들을 습격한 이래 로힝야족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 작전에 나섰는데요. 그 과정에 끔찍한 인권 유린 행위가 자행돼 인종 청소 수준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셌습니다. 

진행자) 라카인 로힝야족 사태 한번 짚고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불교도가 대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들이 서부 라카인 주를 중심으로 집단 거주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방글라데시에서 들어온 불법 이주자로 간주하고 있어, 오랜 갈등과 폭력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미얀마 정부군의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이 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방글라데시 정부 역시 이들에게 국적 제공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