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영프독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파기 관련 공동성명에서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 이란 핵 합의를 지키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영프독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파기 관련 공동성명에서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 이란 핵 합의를 지키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나머지 합의 당사국들과, 세계 각국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과 함께,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짚어보겠습니다. 이어서, 중국과 한국, 일본 정상들이 도쿄에서 만나 3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속도를 내기로 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는데, 세계 각국이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8일) 백악관에서 담화를 통해, 미국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는데요. 이스라엘 등 몇 나라를 제외한, 세계 각국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합의 당사국들인 이란과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는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유감을 표시하는 공동성명을 냈습니다. 

진행자)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공동성명,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세 나라는 공동성명에서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 이란 핵 합의를 지키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 미국이 탈퇴했다고 해서, 이란 핵 합의가 죽은 것은 아니(not dead)라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강조하고, 남아있는 나라들은 앞으로도 합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세 나라 외무장관은 다음주 월요일(14일) 이란 정부 대표단을 만나,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도 살펴보죠.

기자) 중국 정부는 “이란 핵 합의는 엄중한 국제 합의로서, 미국의 탈퇴는 깊은 유감”이라고 오늘(9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겅솽 대변인은 이란 핵 합의가 “정치적 타협으로 국제적 관심사를 해결한 모범사례”라며, 미국이 빠진 파장을 수습하고 조속히 본궤도에 돌아오길 희망한다고 밝혔는데요. “중국은 대국적인 관점으로, 이란 핵 합의의 전면적인 이행과 수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이어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당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에 “깊이 실망했다”고 논평했습니다. 

진행자) 핵 개발 당사자였던 이란의 반응이 중요할 텐데요.

기자)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어제(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 합의 탈퇴 담화 직전, 미국의 조치와 상관없이 몇 달간이라도 핵 합의에 남아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란 의회는 오늘 즉시, 핵 합의 유지를 위한 후속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의회는 긴급 본회의를 열어, ‘유럽국가들이 이란의 국익을 보장하는 것이 핵 합의를 지키는 관건’이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들어 정부에 보냈는데요.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유럽은 앞으로 이 문제에 전력을 다한다는 점을 증명해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남은 나라들과 핵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핵 합의를 파기하면, 자신들도 합의를 철회해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태도가 크게 달라진 겁니다. 

진행자) 이란의 입장이 왜 그렇게 달라졌을까요?

기자) 2016년 핵 합의 발효 이후 유럽국가들과 진행해온 경제협력만 지키면, 미국이 핵 관련 경제 제재를 다시 가하더라도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본 겁니다. 오늘(9일) 이란 의회가 유럽을 상대로 ‘이란의 국익을 보장’하고, ‘이 문제에 전력을 다하라’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하지만, 이란 대통령과 의회의 이런 태도 변화와는 달리, 군부에서는 강경한 분위기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군부는 어떤 분위기인가요?

기자) “유럽국가들은 미국 편이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핵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이란 정부와 의회) 주장은 틀렸다”고 이란 혁명수비대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총사령관이 오늘(9일) 비판했습니다. 자파리 총사령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맹비난했는데요.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과 지역 내 영향력 억제를 원했을 뿐"이고,"우라늄 농축 제한 해제 문제를 거론하며 핵 합의 허점을 지적한 건 핑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 외교 응접실에서 이란 핵협정 탈퇴를 발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 외교 응접실에서 이란 핵협정 탈퇴를 발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이란 핵 합의’ 탈퇴에 대한 세계 반응 살펴봤는데요. 이제 미국 국내로 돌아오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핵 합의에서 탈퇴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가 “핵심부터 잘못됐다(defective at its core)”고 어제(9일) 담화에서 지적했습니다. 관련된 담화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이란 핵 합의 탈퇴 담화] “The fact is, this was a horrible, one-sided deal that should have never, ever, been made. It didn’t bring calm, it didn’t bring peace. And it never will.”

기자) 이란 핵 합의는 한쪽(이란)에만 유리한, 최악의 합의로서, 절대로 체결되선 안되는 것이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합의 발효 이후 안정이 오지도 않았고, 평화가 정착하지도 않았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의 어떤 부분 때문에, 한쪽에만 유리하고 핵심부터 잘못된, 최악의 합의라는 건가요?

기자)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 측이 경제 제재를 풀어주기로, 지난 2015년 미국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나라와 독일이 이란과 맺은 합의인데요. 한쪽에만 유리하다는 건, 이란이 제재 해제의 효과만 누리면서, 탄도 미사일 개발이나 중동 각지 테러지원 등 도발을 계속하며 ‘핵 합의 정신’을 어길 수 있도록 허술한 내용으로 구성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핵심부터 잘못됐다’는 건 왜죠?

기자) ‘이란 핵 합의’의 공식 명칭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인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이 합의가 이름과 달리, ‘포괄적’으로 이란의 핵 개발을 막지 못한다고 봅니다. 합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란 당국의 핵 활동 제한, 그러니까 우라늄 농축과 핵물질 반입 규제가 2025년에 완전히 풀리는 ‘일몰 조항’이 특히 미국 정부가 볼 때 문제고요. 앞서 말씀드린 탄도 미사일 개발을 직접 규제하는 조항도 합의에 없는 것도 허점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7년 뒤인 2025년에는 이란이 자유롭게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수 있고, 핵탄두를 미사일에 실어 보낼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단합니다. 

진행자) 이 합의가,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체결한거죠?

기자) 네. 오바마 행정부 때 존 케리 국무장관이 실무 협상을 주도했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도 어제(8일) ‘이란 핵 합의’ 탈퇴에 대한 입장을 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바뀌면 정책과 우선순위가 변하는 건 흔한 일”이라면서도, “우리가 참여한 합의를 일관되게 경멸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신뢰를 깎아내린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어서, “이란이 합의를 위반하지 않았는데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심각한 실수”라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탈퇴를 선언했는데, 앞으로 어떤 절차가 진행되나요?

기자) 미국 정부는 2016년 합의 발효 이후 이란에 대한 핵 관련 제재를 유예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연장해왔는데요. 오는 토요일(12일) 돌아오는 유예 시한 이후 더 이상 연장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관련 행정각서에 서명했는데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란과 거래 관계가 있는 기업들에게 청산할 시간을 주기 위해, 향후 3~6개월 준비기간을 둔 뒤 제재를 다시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 뒤 다시 단행하는 대 이란 제재,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3개월 뒤인 8월 6일부터는 이란과 사이에 달러, 항공기와 부품, 금, 기타 금속, 이란 국채 거래가 금지됩니다. 6개월 뒤인 11월 4일부터는 석유와 각종 정유제품, 이란 항구와 해운업체 사용, 보험, 중앙은행 거래가 금지되고요. 특히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도 11월부터 단행될 공산이 큽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앞서 이란에 대한 제재 부활 방침을 밝히면서, 기존 재제를 되살리는 외에 새로운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이란 핵합의’ 탈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진행자) 미국 내에서도 그다지 지지 여론이 높지 않습니다. 3분의 1에 못 미치는, 29%만이 탈퇴를 찬성하는 것으로 최근 설문에서 나타났는데요.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와 함께 어제(8일) 까지 나흘 동안 1천2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미국이 핵 합의에 남아있어야한다’는 응답자는 절반 가까운 48%였고요. 28%는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정상회의를 마치고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3국은 이날 남북한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지지하는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한중일 3국이 정상회의를 마치고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한국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과 한국, 일본 정상들이 도쿄에서 만났군요?

진행자) 네. 리커창 중국 총리와 문재인 한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9일) 도쿄 영빈관에서 회담하고, 남북한 간의 ‘판문점 선언’ 지지와 3국 정상회의 정례화에 합의했습니다. 세 나라 정상이 국제행사가 아닌 자리에서 별도로 만난 것은 이번이 7번째인데요. 그 동안 불규칙적으로 현안이 있을 때마다 만나던 것을 정기적인 회의로 만들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일본 언론이 짚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어떤 합의가 나왔나요?

기자) 중국과 일본은 영유권 분쟁과 경제협력에서 의미있는 합의를 이뤘습니다. 오랫동안 두 나라가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핫라인(직통통신망)을 두기로 리커창 총리와 아베 총리가 약속했고요. 또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경제협력사업인 ‘일대일로’에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양국 민·관 협의기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일본 간의 두 가지 합의,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핫라인’ 설치 합의부터 보면요, 그 동안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에 중국 함선이 진입할 때 마다 일본 정부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중국 정부가 여기에 반박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최근에도 주변 해역에서 양측의 무력 충돌 위기가 여러 번 있었는데요. 이번 합의는, 이 지역 영유권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입장 차를 인정하면서, 충돌 방지 수단에 뜻을 모은 데 의미가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일대일로’ 사업에도 더 협력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일대일로’ 발전을 위한 민관 협의기구를 만드는 건 중국이 일본에서 얻어가는 내용인데요. 중국이 일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합의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사고 때문에 식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후쿠시마 지역 경제 활성화가 최근 일본 내 주요 현안 중 하나인데요. 후쿠시마 상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수입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기 위한 두 나라 전문가 논의 모임을 만들기로 양국 정상이 뜻을 모았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 어떤 성과를 얻었나요?

기자) 한국이 얻은 것은 세 나라 정상의 ‘판문점 선언’ 지지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견 일치를 확인하는 등 주로 북한 문제에 관한 것들인데요. 이 밖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세 나라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의체결 논의와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이 빠른 진전을 보길 기대한다고 오늘(9일) 3국 경제인들이 모인 ‘비즈니스서밋’에서 밝혔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도 여기에 동의했는데요. “일·중·한 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합이 전 세계 5분의 1을 넘어섰다"고 강조하면서, “3국은 한층 강력한 자유무역을 추진해야 한다”고 연설했습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3국 FTA는 모두가 이익을 보는 조치”라며, 세 나라가 손잡고 다른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