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업계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업계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문건에 서명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일단 면제됐습니다. 미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나머지 11개 회원국이 칠레에서 합의안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의 ‘사학 추문’이 다시 관심을 모으면서, 일본 야당이 의회 소집을 거부하고 있는데요.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 서명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씩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문건에 8일 오후 서명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특정 품목 수입을 제한할 수 있게 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계획을 지난주 미리 공개했습니다. 앞서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런 과정을 근거로,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두 나라의 면제를 확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번 조치에서 일단 면제시키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개정 협상 추이에 따라 면제를 철회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앞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피터 나바로 위원장도 언론에 밝힌 내용인데요. 이 같은 면제 조치는 30일 동안 효력이 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 개정 협상 진전을 봐서, 철회할 수도, 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공개할 땐, 모든 나라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거였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알루미늄 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어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을 밝히면서, 모든 나라에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캐나다와 호주, 일본, 한국 등 동맹국들로부터 관세부과 예외 요청이 이어졌는데요. 다음 날(2일) 백악관은 후속 브리핑을 통해, 동맹국에도 예외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한발 물러난 배경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소속 정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계속 나왔고요. 정부와 백악관 안에서도 우려가 이어졌던 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지도부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무역전쟁(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 계획을 더 진전시키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혔고요. 고율 관세 계획을 극력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진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사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짐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해칠 수 있다며 유연성을 호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와 멕시코가 면제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안보’상 이유가 관세 부과 근거인데, 캐나다의 경우 고율관세를 적용하면 오히려 미국의 안보 증진에 역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는 미국의 관련법에 근거해 미군산업복합체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미국 항공사와 방위산업체들에 매년 상당량의 알루미늄을 공급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 미국 방위 비용을 스스로 높이는 꼴이 된다는 거죠.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7일 일부 국가 면제 가능성을 밝히면서 “국가 안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관세 부과 소식 알려지자 유럽연합(EU)을 포함해 여러 나라가 반발했는데요. 중국도 반응을 보였죠? 

기자) 네,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 계획이 공개된 지난주부터 줄곧 외교부와 상무부 논평 등을 통해 반발해왔는데요. 8일은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나서 비판했습니다. 왕 부장은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현장 기자회견에서 "무역전쟁은 올바른 해법이었던 적이 없다”면서, 미국 정부의 새로운 관세 부과를 중국에 대한 적대적 조치로 규정했는데요. 통상 현안에 대한 "잘못된 처방을 내리면 모두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이어 경고했습니다. 또 "중국은 이에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미국과 협력도 강조했는데요. “세계 최대 경제국인 중국과 미국은 양국 국민에 대한 책임과 함께 세계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왕 부장은 강조했습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8일 일본을 비롯한 캐나다, 칠레, 호주,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11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공식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8일 일본을 비롯한 캐나다, 칠레, 호주,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11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공식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다자간 무역공동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합의안 서명식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을 제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1개 회원국이 칠레 산티아고에서 8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정식 서명했습니다. CPTP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TPP 탈퇴를 선언한 후, 나머지 11개 회원국이 만든 경제공동체인데요, 캐나다와 일본, 칠레, 호주,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합의안에 최종 서명하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TPP는 바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던 역점사업인데요. 보호무역과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사흘 만에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좌초될 위기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일본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TPP 회생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이어졌고요. 명칭도 TPP에서 CPTPP로 바뀌었습니다. 미국이 빠진 채 나머지 회원국들은 여러 차례 협상 과정을 거쳐 지난 2월 21일, 뉴질랜드에서 최종 협정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헤랄도 무노즈 칠레 외무장관은 이번 협정은 보호주의적 압력에 대한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빠졌으니까 협정 내용도 당연히 수정이 필요했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당초 TPP는 회원국 간에는 공산품과 농산품은 물론이고, 지적 재산권·금융·의료 분야 등 모든 품목에 예외 없는 관세 철폐를 목표로 했는데요. 새로운 CPTPP 협정에 따라 일본은 모든 무역 품목의 95%, 나머지 10개국은 99% 이상 관세가 철폐됩니다. CPTPP에는 미국 측이 당초 TPP에 요구한 내용은 삭제됐는데요. 미국은 의약품과 지적재산권 등의 보호를 강화하는 조항을 TPP에 추가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CPTPP의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11개국 회원국의 무역 규모는 전 세계 교역의 약 13%, 10조 달러로, 5억 명 규모의 시장이 만들어지는 건데요. 만일 미국이 포함되면 교역 규모는 전세계 40%에 달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다시 복귀할 여지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TPP는 끔찍한 협정이라면서 만일 더 좋은 협정을 만들 수 있다면 TPP에 복귀할 수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일본과 호주 등은 이를 환영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회원국은 이제 막 합의를 마친 단계이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는 실현이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CPTPP 회원국이 아니군요. 

기자) 네, 한국은 지난 2013년에 처음 TPP에 관심이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그간 줄곧 미온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8일 11개국의 CPTPP 발효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연내 가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CPTPP는 언제 발효됩니까?

기자) 네, 각국의 비준이 필요한데요. 과반수인 6개국이 비준하면 발효됩니다. 회원국들은 내년 공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편 CPTPP 서명식이 열린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CPTPP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모여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22일 일본 도쿄 의회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2일 일본 도쿄 의회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일본 야당이 의회 소집을 거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참의원이 8일 예산위원회 등을 열어 주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야당들이 일제히 의사일정을 보이콧(참가 거부)하면서 파행 운영됐습니다. 민진당과 희망의 당, 입헌민주당, 자유당, 사민당, 공산당 등 6개 야당이 전면 보이콧에 나선 가운데, 집권 자민당과 친여 성향 정파들만의 단독 의회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야당들이 일제히 의회를 못 열겠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아베 신조 총리의 ‘사학 스캔들(추문)’이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한 해 일본 정계를 뒤흔들면서 총리 사퇴론까지 나왔다가, 10월 총선에서 연립여당이 이기면서 아베 총리가 재선에 성공한 뒤 수그러들었던 추문인데요. 정부가 이와 관련된 잘못을 감추기 위해 문서들을 조작한 사실을 이달 초 아사히 신문이 보도하면서 야당이 항의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추문이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사학재단인 ‘모리모토 학원’이 소학교를 지을 용도로, 국유지를 헐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인데요.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 재단을 돕기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추문의 핵심입니다. 아는 사람이 나라 땅을 싸게 사도록, 총리 부부가 나서 특혜를 줬다는 건데요. 최근 이 같은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의회 측에, 관련 문서에 적혀있던 ‘특례’라는 문구를 모두 지운 채 총리실 측이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총리실이나 일본 정부는 문서를 조작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책임있는 고위 당국자들이 말을 조금씩 바꾸면서 의혹을 더 키우는 상황인데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관련 보도 직후 "진상 조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의혹에)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관련 문서 원본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나중에 언급했습니다. 이에 야당은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서 해명을 하든지, 책임을 지든지, 사태를 해결라고 요구하는 중입니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에 등을 돌리는 고위인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민당에서 아베 총리에 등을 돌리는 사람들은 누굽니까?

기자) 외무상을 지낸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이 아베 총리와 정부 공격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기시다 회장은 "문서 조작이 있었다면 용서할 수 없다. 의혹이 나오는 만큼 재무성이 제대로 설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고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한반도 상황으로 논의할 것들이 산처럼 쌓여있다"면서, 의회 공전 책임을 정부와 아베 총리 측에 돌렸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