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다보스포럼’ 폐막 연설에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우선’은 ‘미국 홀로(America alone)’ 잘 살겠다는 일방주의가 아니라면서, 세계가 함께 번영하자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의 어린이가 폭력과 공포, 가난 없이 자랄 수 있는 미래를 미국은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함께 번영하자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약 25분 연설 상당 부분을 지난 1년 동안 미국이 각 분야에서 성취한 내용을 소개하는데 할애했습니다. 미국 내 경기 호황, 그리고 중동의 극렬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퇴치 성과, 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박 정책 등을 언급하면서, “전 세계가 강하고 번영하는 미국을 다시 보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렇게 번영하는 미국이 “사업체들에 개방하고 다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미국에서 사업체를 만들고, 투자하고, 고용해서 성장시키기에 좋은 때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세계 경제인들과 당국자들을 상대로 미국 내 투자 유치에 직접 나선 겁니다.

진행자) 지금보다 미국에 투자하기 좋은 때가 없었다, 왜 그렇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한 뒤 대대적인 규제 철폐와 세제 개편, 특히 법인세 인하로 세계 각국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다보스포럼 연설] 
"They’ve imposed crushing and anti-business and anti-worker regulations on our citizens with no vote, no legislative debate, and no real accountability. In America, those days are over. I pledged to eliminate two unnecessary regulations for every one new regulation. We have succeeded beyond our highest expectations.”

기자) 미국에서 반기업적이고 무책임한 규제를 단행하던 시절은 갔다, 규제 한 개를 만들 때마다 두 개를 없애도록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설명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또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공정한 국제무역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반드시 공정하고 상호이익이 되는 것이라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미국은 이제 더 이상 불공정한 국제경제 관행에 눈 감고 있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연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각국 정부 당국자들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현장에서 연설을 들은 각국 기업 관계자들은 "수사는 좋지만 현실적인지 의문이 든다"거나, "미국 내부 경제 성과만 너무 강조하다보니, 국제 현실을 등한시한 것 같다"고 평가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습니다. 또한 외신들은 “더 이상 불공정한 국제경제 관행에 눈감고 있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중국 등과의 무역 분쟁 신호탄으로 해석했습니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 미 통상당국은, 주로 중국과 한국에서 수입되는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등에 ‘세이프가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는데요. 한국은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을 밝히고, 중국에서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 조치를 고려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폐막 연설에 앞서 다보스 현지에서 언론 인터뷰도 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 전날인 25일 다보스 현지에서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대담을 통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TPP는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의 주도로 추진된 태평양 주변 12개 나라의 자유무역체제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이 그대로 발효되면 미국의 일자리가 유출될 것이라면서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년여 만에 TPP에 복귀할 수 있다고 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TPP가 “끔찍하게 잘못된 거래”였다면서 탈퇴 결정이 옳았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리(미국)가 현저하게 나은 조건을 얻어낼 수 있다면 TPP를 하겠다. 나는 TPP에 열려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일본과 호주 등 TPP 당사국들은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TPP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환영할 일”이라고 밝히고, “미국 경제에도 보탬이 된다는 점을 설명해 복귀로 가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도,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될 것으로 보진 않지만, 미국의 TPP 복귀는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이 TPP에 곧바로 돌아갈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TPP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지만, “현저하게 나은 조건을 얻어낼 수 있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인데요. 지금 그대로는 안되고,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TPP 당사국들은 재협상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TPP 11개 나라는 최근 미국이 빠진 채로 최종 교섭을 마치고 오는 3월 칠레에서 공식 서명식을 하기로 합의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밖에 다보스포럼에서 어떤 일정이 진행됐나요?

기자)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상화폐, 혹은 ‘암호화 화폐’에 대한 논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는데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예일대학교 로버트 실러 교수는 25일 회의에서, 금융과 IT(정보기술)를 융합한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실생활에서 영속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유명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도, 가격변동이 심한 암호화폐는 통화의 기본 조건인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라면서, 각국에서 벌어지는 투자 열기에 대해 “거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6일 한국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서 구조대가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6일 한국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서 구조대가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진행자) 한국에서 큰 불이 났군요?

기자) 네. 26일 한국의 경상남도 밀양에 있는 세종병원에서 큰 불이 나 지금까지 최소한 37명이 숨지고, 14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가운데 사상자 숫자가 가장 많은 참사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는데요. 거동이 불편한 나이 많은 환자들이 많아서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한국 언론이 지적하고 있는데요.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대형 화재가 있었죠?

기자) 네. 한달 여 전인 지난달 21일 충청북도 제천에 있는 스포츠센터(체력단련시설) 건물에서 불이나 29명이 희생되고 40명이 다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사고로 인명피해가 되풀이 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의 예방 대책이 미흡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는 비판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6일 오전 주재한 긴급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제천 화재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병원 등 의료시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가 합동으로 수습에 나설 것을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야당은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6일 긴급 대책회의에서 “이(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해난사고를 정치에 극도로 이용해 집권한 정부”라고 주장하면서, 하지만 집권 후 “8개월 동안 재난안전 대비책을 전혀 갖추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측은 이어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 2009년 11월 베트남 다낭시 티엔사 항구에 미 해군의 미사일구축함인 USS 라센호가 입항했다. (자료사진)
지난 2009년 11월 베트남 다낭시 티엔사 항구에 미 해군의 미사일구축함인 USS 라센호가 입항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항공모함이 베트남전 종전 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찾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 항공모함이 오는 3월, 베트남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밝혔습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인도네시아에 이어 현재 베트남을 방문 중인데요. 25일, 응오 쑤언 릭 베트남 국방장관과 만나 비공개 회담을 갖고 구체적 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해군 항공모함이 베트남에 입항하는 것은 1975년 베트남전이 끝난 후 43년 만의 일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항공모함이 입항할 장소도 정해졌습니까?

기자) 네, 당초 베트남 중부 다낭 항과 남부 깜라인 만이 후보지로 거론됐는데요. 다낭 항이 선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 국방부는 이날(25일) 성명에서 "제안된 장소는 다낭 항"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낭은 베트남 중부의 중심지이자 전략적 항구도시로, 특히 베트남 전 당시, 미국이 대규모 병력을 상륙시키면서 베트남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징적인 곳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 항공모함의 베트남 방문 계획이 완전히 확정된 건가요? 

기자) 양국은 이미 지난해 8월, 응오 쑤언 릭 베트남 국방장관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이에 대해 합의했고요. 이번에 짐 매티스 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발표한 겁니다. 합의는 이제 양국 정상들의 최종 승인만 받으면 되는데요. 베트남 측에서 좀 더 많은 고위 당국자들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합의가 거의 완료된 것 같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종전 후 처음으로 미국의 항공모함이 베트남을 찾는 건데, 그 의미가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베트남은 지난 1995년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후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이뤄왔는데요. 전문가들은 미국 항공모함의 베트남 방문은 최근 양국이 국방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항모의 베트남 방문은 남중국해를 두고 주변국과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다낭 항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와 마주 보고 있는 곳입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은 남중국해 상에 인공섬을 짓고, 군사시설을 확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베트남을 비롯한 관련국들의 우려와 반발을 사고 있고요. 미국은 현재 군함을 역내로 파견하는 등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이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에도 미국 구축함 '호퍼'가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에서 12해리 안쪽까지 항해했다며 주권 침해라고 반발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지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해가 아니라 공해로 각국의 항행의 자유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짐 매티스 장관은 이날(25일) 릭 베트남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등 양국의 군사협력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짐 매티스 장관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베트남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우방국인데요.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앞서 방문한 인도네시아에서도 북한 문제와 양국 간 해상 협력을 중점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의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취임 후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2개국을 방문한 매티스 장관은 워싱턴으로 복귀하기 전 26일, 하와이 태평양사령부 본부에서 송영무 한국 국방장관과 한반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한국 국방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 양측이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를 공유하고,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개최를 위한 협력 방안과 기타 다양한 현안들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