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등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하는 문서에 서명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등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하는 문서에 서명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등에 ‘세이프 가드’,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면서, 중국 등과 무역 분쟁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 달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하고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위안부 합의’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요, 이어서, 미국이 빠진 11개 나라 만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3월 서명하기로 합의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등에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한 영향이 이어지고 있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 외국산 가정용 세탁기, 그리고 햇빛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태양광 셀· 모듈 등에 이전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매기는 ‘세이프가드’, 긴급수입제한조치가 어제(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발효됐는데요. 해당 상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과 한국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언론을 중심으로, 이번 조치가 업계를 보호하는 목적을 달성할지, 아니면 제품 가격만 올려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지 예측이 엇갈리는 중입니다. 

진행자) 중국 반응부터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양날의 검’에 비유하면서, 해당 상품의 수출국뿐 아니라, 미국까지 다치게 할 수 있는 일방적인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미 통상당국을 겨냥, “일방적으로 다른 나라에 보호주의 조치를 취하고도 자신은 무사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이번 ‘세이프가드’로 중국의 수출경제가 부담을 안게 됐지만, 미국도 역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어떤 피해를 본다는 거죠?

기자) 미국에 어떤 피해가 있을지 화 대변인이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는데요.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을 경제 전문매체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 당국이 미국의 이번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식으로 맞대응해서 경제규모 세계 1-2위 국가 간에 무역 분쟁이 본격화하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미국 내에서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라가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경우를 예상합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미국 매체들도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지만, 되려 이 같은 보호조치가 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고요. 물건 값만 올라가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ABC방송도 같은 전망을 했습니다. 미국인들이 이미 삼성이나 LG 세탁기를 애용하고 있는데, 첫해 최소한 20%, 많으면 50%까지 갈 수 있는 ‘세이프가드’ 관세만큼 가격이 높아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소비자들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찾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하는 거잖아요?

기자) 그런데요, 태양광 산업의 경우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ABC 방송은 짚었습니다. 한국과 중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와 수요가 줄어들게 되고, 이렇게 태양광 산업이 위축되면 미국 내 관련 일자리 2만3천 개까지 없앨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23일) 백악관에서 ‘세이프가드’ 문서에 서명하면서, 미국 가전업체들과 태양광업계를 보호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치에 자극받아 삼성과 LG가 미국에 서둘러 공장을 짓게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트럼프 대통령 ‘세이프가드’ 서명] “Our companies will not be taken advantage of anymore. And our workers are going to have lots of really great jobs with products that are going to be made in the good old USA.”

기자) 미국 업체들은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조치를 통해, 해당 제품들을 미국에서 더 많이 만들게 되면서 근로자들이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보복 가능성까지 언급했는데, 무역 분쟁이 커지는 것 아닌가요?

기자) 미국 정부도 보복 가능성은 예측했습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오늘(24일)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중국이 ‘세이프가드’에 대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하지만 이에 따른 분쟁이 커져, 이른바 ‘무역전쟁’이 벌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에 서명 현장에서 이런 우려를 직접 일축했습니다. 

[녹취:트럼프 대통령 ‘세이프가드’ 서명] “There won’t be a trade war, by the way. There will only be stock increases for the companies that are in this country. And that’s what happened today. If you look at solar and you look at the washing machine companies, that’s really what happened today. You’re going to have people getting jobs again, and we’re going to make our own product again. It’s been a long time.

기자) 무역전쟁은 없을 것이다.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미국 내 관련업계의 주가가 올라가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일자리 창출이 있을 뿐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도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는데, 후속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번 ‘세이프가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을 밝히면서 승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이 문제를 논의할 양자 협의를 미 무역대표부(USTR)에 공식 요청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협의에서 미국의 이번 조치가 WTO 관련 규정에 맞지 않는 과도한 조처라는 점을 지적하고, ‘세이프가드’ 주요 내용의 완화와 철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당국은 언론에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진행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올림픽에 참석한다고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 달 9일 한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오늘(24일)자 산케이신문과의 대담에서 “올림픽은 평화와 스포츠의 제전으로, 일본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주최하는 입장”이라면서, “제반 사정이 허락하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해 일본 선수들을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반 사정이 허락하면’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일본과 한국 언론은 그동안 평창올림픽 참석 여부에 부정적이었던 아베 총리가 결국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즉각 논평을 통해 "일본 측이 아베 총리 방한의사를 전달해온 것에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웃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인데, 아베 일본 총리가 참석 여부에 부정적이었던 이유는 뭔가요?

기자)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를 놓고 두 나라가 갈등 중이기 때문입니다. 2차대전때 동원돼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하기로 지난 2015년 양국 외교장관끼리 뜻을 모은 게 ‘위안부 합의’인데요. 이에 따라 일본이 10만 엔(미화 약 900만 달러)을 출연해 한국에 ‘화해·치유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한국 새 정부가 재검토 끝에 2015년 합의로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일본 정부의 사죄 등 후속 조치를 최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당국자들이 잇따라 ‘위안부 합의’를 1mm도 움직일 수 없다, 후속 조치 없이 그대로 지켜나가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양국 간 최대 외교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아베 총리가 한국에 가면 어떤 식으로든 ‘위안부 합의’ 문제를 거론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베 총리는 평창 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도 만나고 싶다고 밝히고,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국이 일방적으로 새로운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각을 직접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로 모든 게 끝났기 때문에 후속 조치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두 정상의 만남에서 팽팽한 의견 대립이 예상됩니다. 청와대 측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지난 정부의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말하게 될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위안부 합의'를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한국 정부는 '위안부 합의'로 일본 측이 출연한 10만 엔(미화 약 900만 달러) 가운데 이미 집행된 부분을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겠다고 앞서 밝혔습니다. 일본에서 받은 돈을 앞으로 쓰지 않겠다는 건데요. 이 10만 엔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앞으로 협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합의 이행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 재단’도 올해 안에 청산하겠다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재단을 해체하면 '위안부 합의' 핵심 사업이 없어지는 것이라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한국 외교부는 재단 청산과 관련해 아직 최종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고, 부처 간 협의중이라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같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반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오늘(24일)자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의 가나스기 겐지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전날 주일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습니다. 가나스기 국장은 이어서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한국 측에 다시 한번 요구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11개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외교장관들이 지난해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에서 별도의 회담을 가졌다.
미국을 제외한 11개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외교장관들이 지난해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에서 별도의 회담을 가졌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탈퇴로 한동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드디어 가닥을 잡은 모양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과 호주, 캐나다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고 있는 11개국이 미국을 제외한 채 오는 3월 칠레에서 자유무역협정에 서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23일 밝혔습니다.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의 정식 명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인데요. 그냥 'TPP-11'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당초 TPP 참여국은 12개국이었는데, 미국이 빠지고 11개 나라가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는 미국과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추진하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데요. 몇 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 2015년 간신히 타결돼 각국의 비준만 남겨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미국의 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출범 자체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TPP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나쁜 협정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입니다. 

진행자) 오는 3월 칠레에서 협정에 서명하기로 했다면, 나머지 11개 나라들끼리는 의견이 모아진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11개국 대표들이 22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도쿄에서 회의를 열고, 타결되지 않은 쟁점들에 대한 협상에 나섰는데요. 영화와 텔레비전, 음악 같은 자국의 문화 산업에 대한 보호를 주장한 캐나다의 요청 등이 받아들여지면서 타결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승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TPP-11 협상이 타결된 것이 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승리라는 겁니까?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뉴욕으로 날아와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는데요. 이 때도 TPP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TPP 탈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경제 1위인 미국이 빠지면 TPP 자체의 실효성이 줄어들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결국 미국이 탈퇴하고 TPP는 거의 사장될 분위기였는데, 아베 신조 총리가 나머지 국가 설득에 나선 겁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TPP-11이 "세계 일부 지역에서 떠오르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를 압도할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미국은 이제 완전히 빠지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TPP 탈퇴를 공식 선언했지만, 나머지 11개 국가들은 아직 미국의 참여를 기대하는 상황입니다. 모테기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이 협정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미국의 참여를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고요. 맬컴 턴불 호주 총리도 지난주, CPTPP는 궁극적으로 미국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CPTPP 협상이 타결된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캐나다는 현재 미국, 멕시코와 함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체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현재 NAFTA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NAFTA 재협상은 총 7회까지 진행되는데요. 23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나프타 6차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캐나다로서는 CPTPP 협상 타결은 시기적절한 반가운 소식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