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남중국해 영유권 관련 판결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하원이 타이완과 당국간 교류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미얀마 군이 ‘로힝야’족 집단 살해를 처음 인정했고요, 이어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 연합군이 파키스탄 과다르 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미 의회의 타이완 관련 입법에 반발했다고요?

기자) 네. 미 하원이 지난 화요일(9일), 미국과 타이완 정부 당국자들의 상호 방문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타이완 여행법’ 등 관련 법안 2개를 통과시켰는데요. 중국 정부가 오늘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법안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연합공보’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강력한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미 의회의 입법을 ‘내정 간섭’으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과 ‘3개 연합공보’, 어떤 내용이죠?

기자) ‘하나의 중국’ 원칙이란, 베이징의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타이완까지 아우르는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겁니다. 타이완과 홍콩, 마카오 등이 체재는 다르지만, 모두 중국 정부 관할 아래 있다는 중국의 외교 대전제인데요. 지난해 초 미국 새 정부 출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미-중 최대 외교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기로 동의하면서 일단락 됐고요. 그리고 ‘미·중 3개 연합공보’란, 지난 1979년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맺은 기본합의 문건을 말합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중국에 속한 곳이라서, 독자적으로 미국과 교류하면 안 된다는 게 중국 외교부의 주장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루 대변인은 “미국은 타이완과 어떠한 공식 접촉이나 교류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 하원을 통과한 ‘타이완 여행법안’,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죠.

기자) 미 하원이 최근 의결한 ‘타이완 여행법안’, H.R. 535는 먼저, 미군 고위 지도자들과 행정부 관료들이 타이완을 방문해서 당국자들과 회동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요, 이와 동시에, 타이완 관료들도 미국에 와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타이완 경제문화대표부를 비롯한 미국 주재 타이완 정부기구들이 미 당국과 협력을 원활히 진행하도록 돕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관련 법안이 또 있다고 하셨죠?

기자) 네. 함께 하원을 통과한 관련 법안 H.R. 3320은 타이완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옵저버’(참관국) 지위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미 국무장관이 관련 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타이완은 최근 수년 동안 중국 당국의 압력으로 WHO를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 참가 자격을 잃어왔는데요. 이걸 되찾도록 미국 정부가 도와야 한다는 의도입니다. 

진행자) 미 하원이 이런 법안들을 의결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과 함께 법안들을 발의한 스티브 샤봇(공화·오하이오) 의원은, 타이완과의 “정부간 교류를 막는 지금 상황은 미국에 매우 모욕적”이라고 입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지난 1979년 미-중 수교 당시 미국은 타이완과 교류를 중단하고, 양 측 공무원이 접촉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는데요. 이 같은 조치를 거의 40년 만에 해제하도록 한 겁니다. 샤봇 의원은 이어서, “이 법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다른 정상들처럼 미국을 국빈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타이완과의 고위급 회담 실시 가능성까지 열어놨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타이완 당국은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타이완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미 의회에 감사를 표한다”는 글을 어제(10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렸고요. 타이완 외무부는 같은 날 공식 성명을 통해 “미 의회의 움직임은 타이완과 미국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하면서, 타이완은 앞으로 “미국과의 상호 신뢰와 포괄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 수준을 높여나가도록 전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타이완은 적극 환영하는 이번 입법을 언론은 어떻게 보나요?

기자) 미국 언론과 여러 중국어권 매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입법을 중국과의 여러가지 현안 협상에서 지렛대로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2개 법안 모두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 의결과 대통령 서명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데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수도, 안할 수도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있다”면서 대중 협상 수단이 될 것이라는 중국 내 전문가 견해를 전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폭력 사태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로힝야족 난민들이 우키야시의 잠톨리 난민촌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폭력 사태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로힝야족 난민들이 우키야시의 잠톨리 난민촌으로 향하고 있다.

​​진행자) 미얀마 군이 ‘로힝야’족 집단 살해 사실을 처음 인정했다고요?

기자) 네. ‘로힝야’족 주민들에게 ‘인종청소’를 자행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미얀마 군 당국이 지난달 라카인주 인딘의 집단 매장지에서 발견된 ‘로힝야’ 시신 10구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군과 로힝야 족의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65만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했는데요. 사태 발생 이후 군이 로힝야족 살해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의 발표 내용,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미얀마 군 당국은 어제(10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인터넷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치안부대원들이 (불교도인)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면서 “이들은 교전 규칙을 위반했고, 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지난달 시신 10구 집단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데 이은 후속 조사 결과인데요. 살인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지휘관들 역시 책임을 묻겠다고 군 당국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얀마 당국과 군은 ‘로힝야’ 난민 사태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불거진 난민 사태가 테러분자들의 공격으로 시작됐고, 군이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해왔습니다.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은 이 과정에서 군이 ‘로힝야’ 주민들에게 자행한 살인과 성폭행, 방화, 약탈 행위 등은 대부분 서방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태도를 바꾸게 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여론이 점차 미얀마 당국에 불리해지면서, 관심을 돌리려는 목적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군이 시신 10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당일, 미얀마 검찰은 ‘로힝야’족 학살을 보도한 로이터통신 소속 기자 2명을 기소했는데요. 현지 사정에 정통한 정치평론가 리처드 호시 씨는 “기자 2명이 기소된 날 군 당국이 잘못을 인정한 게 우연은 아닐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시신 10구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는데, 전체적인 인명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유혈충돌 한달 만에 약 9천 명이 미얀마 군 당국에 학살됐다고 민간 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가 최근 추산했습니다. 군의 공격을 피해 방글라데시와 인도를 비롯한 이웃나라로 국경을 넘은 난민 수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65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65만명 난민이 발생한 ‘로힝야’족 사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짚어보죠.

기자)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모여 사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데요. 불교국가인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자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이민으로 간주해 왔습니다. 주민 기본권들을 제한해왔기 때문에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됐는데요. 지난해 8월, '로힝야' 무장세력이 경찰관서 등을 공격한 사건을 계기로 미얀마 정부가 군대를 투입했습니다. 이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건데요. 유엔이 수 차례 군사활동 중단과 난민 귀환, 진상 조사 등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미얀마 당국의 비협조로 아직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서남부의 과다르항.
파키스탄 서남부의 과다르항.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파키스탄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항구 이용 제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국 주도 나토 연합군이 아프간으로 공급하는 물자 수송을 위해 파키스탄 서남부에 위치한 과다르항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실 비젠조 파키스탄 연방 해양부 장관은 최근 나토 대표단과 국내외 재계 인사들이 함께 가진 회담에서 이같은 제의가 나왔다면서, 파키스탄 정부가 현재 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토 측이 과다르 항 이용에 매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탈레반 등 급진무장세력과의 전투를 위해 1만6천 명의 나토 연합군이 주둔 중인데요. 대부분이 미군입니다. 이들을 위한 군수 물자들이 현재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 항구를 통해 수송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적된 물자들은 다시 트럭에 실려 아프간과의 국경 지역인 파키스탄 서북부 토르크함을 거쳐 아프간으로 들어가는데요. 이게 일주일이나 소요됩니다. 전투에서 신속한 지상과 공중 보급로 확보는 아주 중요하죠. 

진행자) 과다르 항을 이용하면 더 빠른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다르 항은 아프간 칸다하르 지방과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다르항을 거치면 칸다하르까지 바로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모두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과다르항에서 칸다하르 인근 도시까지 잇는 고속도로가 새로 건설돼 수송 트럭들이 아프간까지 도달하는데 하루가 채 안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아프간에는 5개의 미군 기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칸다하르에 있습니다. 

진행자) 과다르항은 원래도 전략적 요충지로 높이 평가되고 있는 곳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과다르항은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중동 산유국들의 주요 석유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 하지만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거대한 자유 무역권 '일대일로'를 추진 중인 중국은 10년 넘게 공을 들여 과다르항을 40년간 운영한다는 권리를 얻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미국과 파키스탄 간에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인터넷 트위터에 파키스탄이 지난 15년간 330억 달러의 자금을 받아놓고도 테러분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파키스탄 정부가 확실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파키스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부당"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자들은 파키스탄이 그동안 받은 금액은 약 140억 달러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그건 원조가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하고, 아프간과의 국경 지역에 보안 인력을 배치하는 데 쓴 비용의 상환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국이 파키스탄에 약 90억 달러를 더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파키스탄의 긴장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주재 대사를 역임한 리처드 올슨 씨는 최근 한 신문 기고문에서, 파키스탄의 협조가 없으면 아프간 주둔 미군은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생각하는 것보다 파키스탄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파키스탄은 미국 주도 나토 연합군의 아프간 전쟁에서 중요한 전략적 동맹국인데요. 하지만 파키스탄과의 관계는 상당히 부침이 심한 편입니다. 한 예로 지난 2011년, 나토군의 실수로 파키스탄 초병 2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당시 파키스탄은 미국이 사과할 때까지 몇 달간 육로 수송길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양국 간, 특히 군 당국 간에는 활발한 대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