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회담을 통해 두 나라의 포괄적인 전략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하고, 원전 투자 계약도 맺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고요, 일본이 즉시 항의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에서도 성폭력 피해 사실을 온라인에 알리는 ‘미투’ 운동이 퍼지기 시작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프랑스의 정상회담이 열렸군요?

기자) 네. 지난 월요일(8일)부터 오늘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어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통해 양국의 포괄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양측 정상을 비롯한 대표단은 회담에 이어서 원자력 발전, 우주항공, 환경, 금융, 위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협력사업을 진행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포괄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킨다는 건지,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대국”이라면서 “양국이 국제 협력을 강화하며 다자주의를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유엔과 주요 20개국(G20) 협력을 강화하며 신형 국제관계를 두 나라가 손잡고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양국은 “모든 형식의 보호주의에 반대하면서 글로벌 개방을 가속하고, 대화를 통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한편, 기후변화, 테러, 사이버 안보 등 국제적 도전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뭐라고 답했나요?

기자)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안보에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안보 등 중대한 문제에서 두 나라가 양호한 협력을 하고 있고, 특히 프랑스는 ‘일대일로’의 틀에서의 양국 협력 증진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국제 현안에 함께 대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시 주석의 발언을 보면, ‘다자주의를 지켜야 한다’거나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외교적으로는 ‘고립주의’, 경제적으로는 ‘보호무역’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가리킨 건데요.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중국과 프랑스 정상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주의’에 맞서는데 뜻을 모았다고 이날 회담을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협력도 합의했다고 하셨죠?

기자) 네. 이날 양국이 맺은 경제협력사업 합의 내용은 수백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두 나라는 이밖에도 아프리카 개발 등에 함께 나서기 위해 10억 유로(미화 약 12억 달러) 이상의 공동 투자펀드 창설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수백억 달러 규모 중국과 프랑스의 경협,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경협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중국에 여객기 184 대, 180억 달러 어치를 판매하는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도됐고요. 프랑스 원자력발전업체 ‘아레바’가 중국 측과 약 100억 유로(미화 약 120억 달러)를 함께 투자해 원자력 폐연료 재처리 센터도 중국에 건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현재 광둥성 타이산에 두 나라가 공동투자해 짓고있는 원자로 4기와 연계된 사업인데요. 이날 두 정상이 함께, 아레바가 설계한 '유럽형 가압경수로(EPR)' 1호 명판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은 20억 유로(미화 약 24억 달러) 규모의 프랑스산 제품을 판매하기로 하는 등 두 나라 기업이 이날 맺은 경제·무역 협정만 50여 건에 달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이 담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진행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회견을 했군요?

기자) 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오늘(10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신년 회견을 했습니다. 한국 언론뿐 아니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BBC를 비롯한 내외신 기자 여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됐는데요. 북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 한국 내 정치·사회 문제, 그리고 외교 과제에 대한 구상을 비교적 소상하게 풀어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먼저 한국 정부 외교와 국방의 궁극적 목표는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을 막는 것이라면서,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히 하는 게 목표라고 문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여건이 조성되면 남북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내 정치에서는 올해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일자리를 늘리는 사업을 비롯한 관련 정책을 꾸준히 챙기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외교 현안에서는 어떤 내용이 나왔나요?

기자) 어제(9일)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이 “피해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아,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정부 공식 입장을 밝힌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다시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일본과 맺은 합의가 당국 간 공식합의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면서 파기 의사는 없음을 밝혔는데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 한다”면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지는 않지만, 어떤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거죠?

기자) 당시 합의 결과로 일본 측이 화해·치유 재단에 출연한 10억 엔(미화 약 890만 달러)과 관련해 피해 할머니들과 시민 단체, 그리고 일본 정부 등과 협의해 처리하겠다고 밝혔고요, 또 일본 당국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죄하고,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국제사회와 노력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10일)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 측이 추가조치를 요구하는 듯한 데 대해 우리나라(일본)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스가 장관은 이어 “일·한 간 위안부 합의를 1mm도 움직이게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본 측의 기존 입장을 강조했는데요. 2015년 ‘위안부 합의’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이러한 종류의 합의는 정권이 바뀌었어도 책임을 갖고 실시하는 것이 국제적으로 당연한 원칙”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요구하는 후속 조치를 왜 못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지난 2015년 합의 당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되돌릴 수 없음)으로 해결한다”고 당국 간 뜻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고 해서, 기존 정부 간 합의를 뒤집을 수는 없다고 일본 정부는 그 동안 수차례 강조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미 마무리된 일이기 때문에, 10억 엔을 돌려받지 않고, 사죄도 할 수 없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과거 당국이나 군이 관여해 군 ‘위안부’를 운영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 사죄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한 사람들은 동원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했고, 이들을 운영한 건 민간 업자들이었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입니다. 지난 2015년 '위안부 합의' 역시, 일본 당국의 잘못된 행위를 전제로 한 게 아니었고요, 10억 엔(미화 약 890만 달러) 출연도 ‘배상금’이 아니라 ‘위로금’ 내지 ‘합의금’ 성격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다시 문 대통령 회견으로 돌아가죠.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대화 국면이 열린 데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며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미국 ABC방송 기자가 “미·북 갈등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문했는데요,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안보에 대한 이해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답하며 미국과의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위협을 느끼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한국 대통령 신년 회견, 외신 반응을 들여다보죠.

기자)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미국과 영국 매체들은 대북 대화 국면 조성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으로 돌린 부분을 집중 조명했고요. 중국 관영 매체들은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문 대통령 발언을 부각시키면서, 중국 정부의 대화 강조 입장과 일치한다고 해설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를 강조한 부분을 위주로 보도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력 피해 폭로 운동인 '미투 운동(#Me Too)'의 영향으로 중국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사례가 나왔다. (자료사진)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력 피해 폭로 운동인 '미투 운동(#Me Too)'의 영향으로 중국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사례가 나왔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투 운동(#Me Too)'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피해 사실을 인터넷에 폭로하는 일종의 여성 인권운동인데요.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도 이런 미투 운동이 시작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많은 여성들이 피해자이면서도 사회적 관습이나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감춰왔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10월, 미국의 거물급 영화제작자가 여배우들과 영화사 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로 시작된 이 미투 운동이 지금은 전 세계로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중국에서도 이런 미투 운동이 시작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지난 2017년을 결산하면서, 2017년 올해의 인물로 '침묵을 깨는 사람들', 그러니까 미투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선정했었는데요. 중국에서는 누가 처음 침묵을 깼습니까? 

기자)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고 있는 뤄첸첸 박사입니다. 뤄첸첸 박사는 12년 전 중국 베이징의 '베이항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을 때, 지도 교수였던 천샤오우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폭로했는데요. 현재 하루 30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터넷상에서 성추행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가 아주 유명한 사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천샤오우 교수는 중국 교육부가 학문 성취가 뛰어난 학자에게 주는 ‘창장 학자’라는 칭호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뤄첸첸 박사뿐만 아니라, 그동안 여러 여학생들에게 성폭행을 하려 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뤄 박사는 천 교수를 대학 기율 당국에 고발하고, 자신을 포함해 피해를 당한 여학생 7명의 녹취 등 증거 자료들을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대학 당국은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기자) 베이항 대학은 즉각 전담반을 꾸려 사건을 조사중이고요. 문제의 교수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현재 천 교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뤄첸첸 박사는 피해 여학생 중 한 명은 임신까지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뤄 박사도 성추행의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우울증과 환청 등으로 고생했으며, 지금도 종종 옛날 기억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진행자) 뤄 박사가 이렇게 나서기까지는 지난해 미국에서 불기 시작한 미투 운동의 영향이 크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뤄첸첸 박사는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미투’ 운동이 큰 용기를 줬다고 말했는데요. 미투, 나도 그렇다, 나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인터넷에 공개하는 미투 운동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의 성폭력 반대를 위한 ‘연대’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는 중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에서는 미투 운동이 다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이 인터넷을 강력하게 단속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또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를 비난하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는 지적입니다. 피해여성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피해자들이 나서서 폭로하기를 꺼린다는 겁니다. 또 중국에는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처벌하는 법이 없고, 학교나 회사 역시 이에 대응할 적절한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중국 내 여권 운동가들이 중국 여성들에게 뤄 박사의 길을 따라 용기를 낼 것을 독려하고 있지만,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그래도 뤄첸첸 박사는 학교 당국이 조사에 들어가고 해당 교수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 정직 처분까지 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뤄첸첸 박사는 피해 사실을 웨이보에 올리기 전에 사전에 치밀하게 증거를 모아 학교에 먼저 알렸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사건 조사에 나서고 문제의 교수가 정직을 받은 뒤에야 사실을 공개한 건데요. 전문가들은 뤄첸첸 교수처럼 치밀하게 계획되지 않으면, 오히려 무시당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같은 경우는 할리우드 같은 연예 산업 분야에서 미투 운동이 시작돼서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는데요. 중국은 대학가에서 시작되는 분위기군요. 

기자) 네, 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 대학생의 거의 70%가 성추행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당국에 보고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는데요. 대부분 보고를 해서 좋을 게 없다는 회의적 생각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중국 여권운동가는 중국에는 교수와 학생들 간에 대단히 심각한 힘의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