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과학기술자문회의 위촉장 수여식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태스크포스(TF·특별임무기구)의 '위안부 합의 과정' 조사결과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과학기술자문회의 위촉장 수여식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태스크포스(TF·특별임무기구)의 '위안부 합의 과정' 조사결과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일본과 맺은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합의 이행을 요구해온 일본 정부는 외교경로를 통해 즉각 항의했습니다. 중국에서 구금중인 인권 블로거(시민기자)를 석방하라고 미국과 독일 당국이 촉구했고요. 이어서, 필리핀에서 범죄 발생이 크게 줄었다는 통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오늘(28일)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2015년 한·일 양국 정부 간 위안부 협상은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중대한 흠결이 확인됐다”고 밝히고 “정부 간 공식적 약속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으로서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공식 문서로 언급한 건데요, 일본 정부의 반발이 거셉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관방 부장관은 문 대통령의 입장문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합의가 흔들리면 “여러 형태로 일·한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이런 입장을 내놓게 된 배경은 뭐죠?

기자) 어제(27일) 한국 외교부 태스크포스(TF·특별임무기구)가 2015년 ‘위안부 합의’ 과정과 내용을 재검토한 보고서를 낸 데 따른 겁니다. 보고서는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의 입장을 살피기 보다는 당국간 외교적 필요에 의해 성급하게 처리됐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한국과 세계 각 지역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 같은 추념시설을 한국 정부가 지원하지 않고 이전을 위해 노력한다거나, 피해자들을 가리킬 때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한다는 등 비공개 조항도 합의에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파기하거나 재협상하겠다는 뜻인가요?

기자) 문 대통령의 입장문이 ‘합의 파기 선언이냐’는 기자 질문에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파기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까지 청와대가 외교부TF 보고서 내용이 정부 입장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해왔던 점에 비춰, 오늘(28일) 문 대통령이 예상보다 높은 수위로 강경한 입장을 낸 것은 최소한 재협상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국 언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문 대통령 입장 발표 이후 일본 관방 부장관이 양국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반발했고요. 아베 신조 총리는 “위안부 합의는 1㎜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한국 당국에 대한 불신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전 정권이 한 일은 모른다고 한다면 앞으로 양국 간에 어떤 것도 합의하기 힘들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외교경로를 통해 문 대통령 입장문에 대한 항의 의사도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문 대통령이 전 정권 일을 부정한 것으로 보는데, ‘위안부 합의’가 어떤 내용인지 다시 들여다보죠.

기자) ‘위안부’는 2차대전 당시 동원돼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한 사람들인데요. 한국의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12월 한일 외교당국은, 일본 측이 10억 엔(미화 약 883만 달러)을 출연한 재단을 만들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뒤집거나 되돌릴 수 없음)으로 해결한다”고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에 ‘화해·치유 재단’을 설립했는데요. 재단 측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1억 원(미화 약 9만3천 달러)씩 집행을 추진했지만, 상당수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피해자 상당수가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뭐죠?

기자)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 없이, 한· 일 당국이 졸속적으로 합의 처리했다는 게 한국의 관련 피해자 단체와 시민사회의 주장입니다. 관련 시민단체들은 어제(27일) 외교부 TF 보고서 발표 이후 ‘위안부 합의’ 파기를 요구하는 시위를 일본 대사관 주변 등지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웃나라 중국에서도 이 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관영 CCTV는 오늘(28일) 아침뉴스에서 한국 외교부TF의 ‘위안부 합의’ 재검토 보고서 내용과, 시민단체 시위를 주요기사로 다뤘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위안부 합의 재검토 보고서가 발표되자마자 한국 사회에서 강력한 항의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관영 국제전문지 환구시보는 "한일 위안부 합의는 미국의 압력에 의한 외교 참사"라면서 "이 일로 한일 관계가 한동안 갈등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이 27일 중국 연락사무소 앞에서 인권운동가 우간 등의 사진을 들고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7일 홍콩 주재 중국 공관 앞에서 시민기자 우간(오른쪽 두번째)과 투옥된 사회운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미국과 독일 당국이 함께, 중국에 구금중인 인권운동가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과 독일대사관이 어제(27일) 공동 성명을 통해 “인권운동가이자 블로거(시민기자)인 우간과 변호사 셰양이 ‘국가전복’이라는 모호한 혐의로 사법 처리된 데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히고, 이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우간을 즉시 석방할 것을 중국 당국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독일이 석방을 요구한 우간이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인터넷에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글을 꾸준히 올린 블로거(시민기자)입니다. 비리 당국자들을 ‘돼지’로 규정하고 자신은 이들을 처단하는 ‘도살업자’로 지칭한 필명을 통해 인기를 모았는데요. 지난 2015년 중국 정부가 인권운동가와 반체제 언론인 등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인, 이른바 ‘709단속’ 때 체포됐습니다. 2년여동안 구속 상태에 있다가 지난 화요일(26일) 톈진 중급인민법원으로부터 ‘국가전복죄’로 징역 8년형을 선고 받았는데요, 우간과 변호인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함께 거론된 변호사 셰양은 누구죠?

기자) 셰양은 중국 당국의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변호해온 인물인데요, 역시 지난 2015년 체포돼 구속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우간과 달리 올해 5월 범행을 자백하고 혐의를 인정한 뒤 구속집행 정지로 풀려났고요. 재판에서도 실형을 면했습니다. 미국· 독일 양국은 풀려난 셰양에 대해서도 복권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들에게 적용된 ‘국가전복’ 혐의가 ‘모호하다’고 미국과 독일 당국이 지적한 근거는 뭐죠?

기자) 중국 형법의 ‘국가전복죄’ 항목은 국제인권단체들로부터 대표적인 악법으로 비판받는 부분입니다. 유언비어 유통과 공권력에 대한 명예훼손, 인신공격을 비롯한 국가전복죄 세부조항이 사법당국의 자의적 판단으로 운용될 여지가 많기 때문인데요. 중국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국가전복죄’를 적용해서 혐의를 인정한 사람은 풀려나고, 부인한 사람은 실형을 받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FP 통신은 “자백을 강요해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해온 것은 중국 사법체계의 오랜 특징”이라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는데요. 혐의를 인정하고 풀려난 인권변호사 셰양은 당국으로부터 고문 받았다는 주장을 펼치다가 최근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미국과 독일 대사관 측은 이번 성명에서, 우간과 셰양에 대한 가혹행위 의혹도 지적하면서, 정당한 법 집행을 함께 촉구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독일 대사관 측을 가리켜, "일부 국가가 우리 사법기관의 정당한 판결에 대해 멋대로 거론하는 것은 중국 내정과 사법주권에 대한 공개적 간섭"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은 법치국가이고, 사법기관은 법에 따라 사건을 다룬다"면서 우간과 셰양의 사법처리에 잘못된 점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독일 대사관이 "자신의 본분을 지키고 상호 신뢰와 협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지난해 10월 마약 사범 소탕 작전에서 체포된 용의자들이 머리에 손을 올리고 주저앉아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지난해 10월 마약 사범 소탕 작전에서 체포된 용의자들이 머리에 손을 올리고 주저앉아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필리핀의 범죄율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필리핀의 범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줄었습니다. 필리핀 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인명과 재산에 대한 불법행위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용의자의 현장 사살을 허용하는 등 초법적 처벌을 하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초강경 정책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1년에 20% 이상 줄어들었다면 상당한 건데요. 모든 종류의 범죄가 다 줄었습니까? 

기자) 거의 다 줄었고요, 이 기간 살인률만 증가했습니다. 필리핀 라살대학교 안토니오 콘트레라스 정치학 교수는 범죄율이 급감한 것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과 필리핀 경찰의 단속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따라서 필리핀 정부 당국이 앞으로 마약과의 전쟁에서 계속 초법적 조치를 취할때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국제 사회는 인권유린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중범죄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후 필리핀에서 초법적으로 자행된 살인이 7천 건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이나, 필리핀내 두테르테 대통령 반대파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경찰들에게 마약 용의자들을 체포해 재판을 받게 하는 것보다 즉결 처형을 허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인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필리핀인들의 상당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 때문에 나라가 더 안전해졌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필리핀인들은 두테르테 대통령 이전보다 불법 마약 거래는 물론이고 강도나 절도, 교통 범죄 등이 줄어들어 훨씬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국내외 비판에 맞서 계속 마약과의 전쟁을 밀어부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높다고요. 

기자) 네,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필리핀 국민의 지지율이 2017년 마지막 분기, 70%를 넘어섰습니다. VOA 기자가 마닐라 현지에서 만난 한 필리핀 유권자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책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범죄를 어떻게 근절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필리핀 국내에서도 인권 침해나 법치 실종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월 중순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부 지역에서 17살 고등학생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후 수도 마닐라에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또 다른 곳에서 19살 청년도 피격된 채 발견됐는데요. 이 역시 경찰과 연루된 사건으로 추정되면서 공분을 샀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필리핀인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지지하면서도, 마약 용의자들을 즉결 처형하지 않고 생포하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한다해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국민들은 안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계속 하겠다고 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무자비한 마약 단속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 10월 경찰의 마약 단속을 중단시키고 마약단속청으로 단속권을 일원화했는데요. 하지만 이달 초, 경찰에게 예전처럼 마약 단속을 하라며 기간을 1년 더 연장해줬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용의자들이 살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약과의 전쟁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기본 정책의 하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필리핀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