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다음날인 7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이슬람 단체 회원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태우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다음날인 7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이슬람 단체 회원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태우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 데 대해 국제사회에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번째 대선 출마 계획을 밝혔고요. 이어서, 호주 정부가 외국 로비스트들을 강하게 단속하는 사정,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담화를 발표한 뒤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70년 가까이, 예루살렘은 분쟁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 모두의 것으로 인정하는 게 국제사회 공통 정책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뒤집은 건데요. 아랍 각국이 반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까지 비판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지지하는 나라는 사실상, 당사국인 이스라엘 하나 밖에 없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는데요,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는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환영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대사관을 이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분쟁 상대방인 팔레스타인 쪽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옥 문을 여는 결정”을 했다며 인티파타(민중봉기)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오늘(7일) 하루 총파업을 선언하고 반미 시위에 나섰는데요. CNN방송 등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이 문제로 결집하면서 중동정세가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압바스 수반은 트럼프 대통령 결정의 정당성을 유엔에서 다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에서는 그런 요구에 어떻게 답했나요?

기자) 내일(8일) 이 문제를 다룰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합니다. 전체 15개 이사국 가운데 상임이사국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8개 나라가 비상 회기를 요구한 데 따른 건데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에서 다룰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평화 노력을 저해하는 어떠한 일방적 조치도 반대한다”고 트럼프 대통령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우방들도 비판에 동조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문제에 있어 전통적인 미국의 중립을 위반했다”면서, 무엇보다 “평화정착 노력을 확실히 부인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방 각국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 반발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은 어떤 겁니까?

기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어제(6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미국이 한쪽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면서 예루살렘 지위와 관련된 문제는 미국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평화정착 과정에 굉장히 헌신적”이라며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한쪽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 무슨 뜻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이번 결정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는 입장을 백악관 관계자가 CNN 방송에 밝혔는데요. ‘할 일’이란 대선 공약을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어제 담화를 발표할 때, 역대 대통령들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문제를 공약만 하고, 실제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은 대선 공약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공화당 주요 기반인 보수 복음주의 기독교계와 친 이스라엘 유대계 지지를 모으기 위해 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공약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인들의 반응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정책연구기관인 ‘브루킹스’가 최근 실시한 설문 응답자 가운데 63%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데 반대했습니다. 찬성은 31%였는데요.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 일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소속정당인 공화당 지지 집단 안에서도 찬반여론이 반씩 갈린 것으로 주요 매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루살렘 지위에 관한 문제가 왜 이렇게 예민한 반응을 불렀는지, 배경을 짚어보죠.

기자) 요르단강을 기준으로 서쪽에 자리잡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웨스트뱅크’ 혹은 요르단강 ‘서안지구’라고 부르는데요. 가자지구와 함께 공식적으로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입니다. 예루살렘은 이 서안지구 안쪽으로 둘러싸여있는데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던 곳에 지난 1948년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2년 뒤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측도 독립국가 지위를 인정받으면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을 계획이라 국제사회는 어느 한 쪽에 대한 지지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근 양측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평화협상 전제조건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함께 독립국으로 공존한다는 ‘2국가 해법’을 국제사회가 추진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건 ‘2국가 해법’의 기초를 허문 것이라는 게 관련국들의 비판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GAZ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 도중,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 도중,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에 또 나온다고요?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번째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어제(6일) 중부도시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있는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 대통령에 출마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3월 18일 러시아 대선이 예정돼있는데요. 대통령과 총리직을 번갈아 맡아온 푸틴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면 오는 2024년까지, 총 24년동안 러시아를 이끌게 됩니다. 29년동안 집권한 옛 소련 공산당 스탈린 서기장에 이어 두 번째 장기집권 기록을 세우는 겁니다. 

진행자) 다시 당선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내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을 상대할 눈에 띄는 경쟁자가 없는 것로 주요 현지 매체들과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동안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벌어지기도 했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85% 수준인데요. 국제 무대에서 옛 소련의 위상을 회복하게 해줄 ‘강한 지도자’를 바라는 러시아 시민들이 푸틴 대통령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건가요?

기자)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그나마 푸틴 대통령 반대 여론을 모으는 구심점이었던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반정부 시위를 배후 조종한 혐의을 여러차례 받은 끝에, 횡령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상황입니다. 지난 6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렇게 결정하자, 나발니 측은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선관위 측은 나발니가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는다고 대응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4선 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내년 한국에서 열릴 평창 겨울올림픽을 '보이콧'(집단 거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적인 불법약물 사용을 이유로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불허하자, 러시아 당국이 선수들의 개인자격 출전을 막을지가 관심사였는데요, 그러지 않겠다고 푸틴 대통령이 확인한 겁니다. 러시아 올림픽위원회는 다음주 화요일(12일) 평창 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포함한, IOC의 출전 금지 조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대통령이 보이콧하지 않겠다고 밝힌 마당에 다른 태도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같은 날(6일) 미국 당국자도 평창 올림픽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요?

기자) 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대표팀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더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한 발언이었는데요. 선수단 파견이 이미 결정된 일이냐, 아니면 더 생각해 볼 문제냐는 질문에 후자를 선택한 겁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올림픽위원회 등으로 부터 관련 사안에 대해 들은 게 없지만, "이는 어떻게 미국인들을 보호할지에 관한 일"이라면서 선수단의 안전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말콤 턴불 호주 총리.
말콤 턴불 호주 총리.

​​진행자) 호주 정부가 국내 정치에 대한 외국의 간섭을 막기 위해 강경하게 나서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5일, 외국의 정치 후원금을 금지하고 외국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로비스트들의 활동을 단속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호주의 한 야당 의원이 중국의 부동산 재벌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후 친 중국 행보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국의 정치 개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건데요. 법안은 이번주 공식 발의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법안의 주요 내용을 좀 살펴보도록 하죠. 

기자) 네, 외국 정부를 위한 은밀하고 기만적인 행위를 통해 호주 안보에 해가 되거나,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범죄로 다뤄지게 되는데요. 유죄로 인정되면, 간첩죄의 경우, 최대 종신형까지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 외국을 위해 활동하는 로비스트의 등록을 의무화하는데요. 전직 정치인이나 싱크탱크 등 연구학술단체도 포함되는 것으로 주요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턴불 총리가 이 법안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요. 
 
기자) 네, 턴불 총리는 최근 호주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외국으로부터 전례 없이 교묘한 시도들이 점점 더 나오고 있다면서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턴불 총리는 또 새 법안은 호주의 안보기관들이 외국의 간섭이나 간첩 활동을 저지하고, 호주 국민의 삶을 보호할 것이며, 국가 사안을 결정할 때 다른 누구가 아니라 호주의 국익을 위해 내리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는 외국의 후원을 금지하는 법이 이미 있죠?

기자) 네, 반면 호주나 뉴질랜드의 경우, 외국인의 기부가 가능합니다. 조지 브랜디스 호주 연방 법무부 장관은 최근 문제가 된 호주 야당 의원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위반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 때문에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법안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턴불 총리는 외국의 개입을 단속한다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보도들을 언급하면서도 어느 한 나라를 겨냥해 이같은 법안을 마련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턴불 총리는 최근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외국의 간섭은 세계적인 문제이며 현실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조치는 최근 호주 정부가 14년 만에 외교 백서를 발간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경계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중국 측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은 6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은 결코 정치적 후원금을 통해 호주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내정을 간섭할 의도가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은 또, 호주의 정치인들과 언론매체들이 무책임한 발언과 신경질적인 반중국 감정으로, 양국의 신뢰 관계를 훼손시키고 있다며 비판하면서, 호주 정부가 공정하고 균형 있는 자세로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5일, 호주 정부가 양국 관계를 객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평가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