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오늘(14일) 중국을 상대로 강력한 무역 제재 절차에 착수할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맞서야 한다”면서 보복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자세한 상황 들여다보겠습니다. 서울 시내 버스 일부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됐는데요, 일본 정부가 두 나라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일본 식량 자급률이 20여년 만에 가장 낮다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대규모 무역 제재에 나설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미 통상법 301조에 따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전면적으로 조사하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할 방침을 정부 고위 관계자가 언론에 밝혔는데요. 이런 계획을 오늘(14일)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CNN 머니’ 등 관련 매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에서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이 같은 일정을 사전 통보했습니다.

진행자) 조사 결과에 따라 단행될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미 통상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을 하거나 무역협정을 위반한 나라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대통령 직권으로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등 일방적인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에 지난 1988년, 훨씬 광범위한 무역 보복이 가능한 조항이 더해지면서, 앞에 '강력하다, 특별하다'는 뜻의 ‘수퍼’란 말이 붙은, 이른바 ‘수퍼 301조’로 발전됐는데요.  미국 정부가 한동안 가동하지 않았던 이 ‘수퍼 301조’를 중국에 적용하는 내용이 무역 제재의 골자입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이 수입품에 관세를 올리게 할 수 있다는 말인데, ‘수퍼 301조’를 그 동안 가동하지 않았던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 정부는 이 ‘수퍼 301조’를, 1980년대 말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의 수출을 크게 늘리던 일본에 주로 적용해서 1990년까지 유지해 왔는데요. 법규 시한이 만료됐고요, 이후에 특정 국가와 통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통령 행정명령 등으로 부활시켰지만,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에는 발동을 자제해왔습니다. WTO는 공동규약에 의하지 않은, 회원국 간의 일방적인 무역제재 조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걸 되살려서 중국에 적용하려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대중국 무역에서 미국이 한해 보는 적자가 3천47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무역불균형’이 중국 측의 불공정 통상 관행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이에 미 무역대표부(USTR)는 올해 초 의회에 제출한 무역정책 보고서에서 “WTO 결정보다는 미국법을 우선하겠다”고 밝혀, ‘수퍼 301조’를 부활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1970년대에 제정된 ‘긴급국제경제권한법(IEEP Act)’을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봄 미국을 방문하면서, 무역불균형 해소에 함께 노력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4월 플로리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정상회담에서 이를 고쳐나가기 위해 무역불균형 개선 ‘100일 계획’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100일 계획’ 진행 상황이 기대보다 부진했고요. 특히 지난달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걸로 미국 정부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중국과의 교섭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독자적인 대책을 진행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와도 관련 있다고요?

기자) 네. 또 다른 이유로는, 한반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 중국 압박의 일환으로 통상 제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자, “중국은 말만 할 뿐 정작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이런 일이 계속되도록 놔두지 않겠다”며 대중국 무역 제재를 예고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적용하려는 통상법 ‘301조’, 중국의 어떤 제품이 대상이 됩니까?

기자) 그 동안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고질적인 무역 병폐로 꼽혀온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적재산권이란 특허권과 상표권, 디자인권, 실용신안권 등을 아우르는 개념인데요. 중국 업체들은 유명 제품의 기능이나 모양을 무단으로 베껴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이른바 ‘카피(복제품)의 천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들의 특허권· 디자인권 침해 사례 등을 개별적으로 꼼꼼히 따져서, 위반 사항에 대한 징벌관세를 매기겠다는 게 미 당국의 계획입니다. 야당인 민주당도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고 있어서요, 이번 조치는 의회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그밖에 어떤 내용을 미국 정부가 검토 중인가요?

기자) ‘수퍼 301조’를 되살려 관세를 높이는 방안 말고도, 중국에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기술 이전을 거부하는 계획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5년까지 10대 첨단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그룹에 들겠다는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사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 중인데요. 10대 분야를 종목별로 살펴보면,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의료기기 등 하나같이 미국 기업들의 기술 이전이나 협력 없이는 발전이 어려운 산업들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301조’ 발동과 관련한 조사 착수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1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 방침에 대해 “중·미 간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을 일으킨다면 중국도 이에 대응해 무역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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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14일)이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입니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 군대를 성적으로 상대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날인데요.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습니다. 이 날을 맞아 서울의 한 시내버스 회사가 피해자가 끌려간 당시 모습을 재현한 플라스틱 ‘소녀상’을 좌석에 앉힌 차량 5대를 다음달 말까지 운행하기로 했는데요. 당사국인 일본 언론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14일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한 채 운행을 시작한 서울 151번 시내버스. 업체 측은 이같은 버스 5대를 다음달 30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14일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한 채 운행을 시작한 서울 151번 시내버스. 업체 측은 이같은 버스 5대를 다음달 30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진행자) 일본 언론이 어떻게 전하고 있습니까?

기자) 공영방송인 ‘NHK’와 ‘요미우리’, ‘아사히’, ‘산케이’ 신문 등 주요 매체들이 오늘(14일) 일제히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대부분 부정적인 논조입니다. ‘NHK’는 “(서울에는) 일본인 관광객도 많은 만큼, 일·한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서울 시민들 사이에서 “지나친 정치적 퍼포먼스(보여주기식 사업)라는 비판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지향적인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도 “일·한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일본 정부 당국자 발언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측 반응이 타당한지를 놓고, 한국에서는 의견이 다르다고요?

기자) 일본인 관광객들이 버스에 탄 ‘소녀상’을 많이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은 맞습니다. 해당 151번 노선버스는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명동 입구의 롯데백화점과 남대문시장 등을 지나는데요. 일본문화원 근처도 통과하고,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도 갑니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이 이것을 ‘지나친 정치적 퍼포먼스’로 보고 있다는 일본 매체들의 보도는, 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한국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얼마 전 한국 정부가 내년에 자체적인 ‘위안부 기림일’을 제정하기로 하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위안부’ 동원의 진상을 밝힐 연구소를 설치하는 한편, 2020년에는 ‘위안부 역사관’을 건설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체결한 두 나라 사이의 ‘위안부 합의’에 반하는 조치라면서, 공식 외교경로를 통해 즉각 한국 측에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문제에 대한 2015년 한-일 합의,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지난 2015년 12월 한국과 일본 양국은, 일본 측이 10억엔(미화 약 900만 달러)을 출연해 재단을 만드는 것을 골자로 ‘위안부 합의’를 맺었습니다. 그리고 이 합의를 통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재단은 이듬해 공식 출범했는데요. 정작 위안부 피해 당사자들을 비롯한 한국의 시민사회에서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적절한 피해배상 조치 없이 졸속적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새 정부는, 강경화 외교장관 책임 하에 태스크포스(TF·특별임무 부서)를 구성해서, 협상 내용과 과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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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의 지난해 식량자급률이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은 회계연도가 4월에 시작해 3월에 끝나는데요. 올해 3월에 끝난 2016 회계연도, 국가의 식량자급률이 2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일본 농림수산성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식량 자급률이란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식량 자급률(Food self-sufficiency rate)이란 한 나라에서 소비되는 모든 식량 중에서 국내에서 생산· 조달되는 게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식량에는 곡식, 축산물, 해산물 등 모든 먹거리가 다 포함되는데요. 일본은 지난해 칼로리를 기준으로 한 식량자급률이 전년보다 1%p 떨어져 3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심각한 쌀 흉년이 들었던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데요. 당시 일본의 식량 자급률은 37%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해는 일본의 식량자급률이 왜 이렇게 저조했던 걸까요?

기자) 네, 지난해 심각한 태풍 피해를 입은 홋카이도의 곡물 생산이 급감한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히고요. 또 서구 생활의 영향을 받으면서 식량자급률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육류 소비는 증가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일본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는 0.2kg에서 약 54g으로 떨어져 50년 전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데요. 반면 고기 소비는 0.9kg에서 31kg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나라가 가난하다고 해서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건 아니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식량자급률이 낮아지면 국민의 안전한 식량 수급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식량자급률은 국가의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쌀과 밀 등의 생산을 늘려 오는 2025년까지는 식량 자급률을 45%로 늘리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도 농민들의 지속적인 감소 등을 이유로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