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애리조나 추념관에서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바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애리조나 추념관에서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5년전 일본군이 기습공격으로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던 하와이 진주만을 어제(27일) 함께 방문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다시는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해선 안된다”고 연설했는데요. 중국 정부가 아베 총리를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중인데요, 왜 그런건지 살펴보겠습니다.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타이완, 그리고 일본 사이에 ‘3각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오늘(28일) 중국 정부가 타이완 당국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각각 경고메시지를 내놨는데요, 자세한 형편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어서 시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 전역에서 휴전에 합의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진주만에 함께 갔군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27일) 하와이 진주만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1941년 12월 일본군의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해군 ‘애리조나함’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 추념관을 함께 방문해 헌화했습니다. 두 정상은 진주만 공습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추모벽 앞에 나란히 다가가 묵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두 정상은 짤막한 연설을 통해 2차대전 당시 적대국이었던 두 나라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전쟁을 극복하고 화해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군이 선전포고 없이 진주만의 미 해군함대를 공격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뒤 전쟁이 시작된 거잖아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전쟁의 상처가 우애로 바뀔 수 있고 과거의 적이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본다”면서 “(미국과 일본) 두 나라와, 양국 국민들 간에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45년 원폭투하로 2차대전 종전을 이끌어낸 계기가 된 장소인 일본 히로시마를, 지난 5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전쟁을 일으킨 나라인 일본의 아베 총리는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아베 일본 총리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 화답해 두 나라의 동맹관계를 강조했고요. 이어서, 전쟁이 재발돼서는 안된다는 ‘부전의 결의’를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이곳에서 시작된 전쟁이 앗아간 모든 용사들의 목숨과, 희생된 수많은 무고한 영혼들에 애도의 정성을 바친다”면서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쟁을 일으킨 데 대한 사과는 없었나요?

기자) 없었습니다. 당초 아베 총리가 사과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반성’의 뜻 정도는 밝힐 것으로 일본 언론들이 예상했었는데요. 아베 총리는 이번 진주만 방문 연설에서,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과거에 전쟁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그래서 ‘전쟁이 다시 있으면 안될 것이다’라는 사실관계와 당위성을 확인했을 뿐이고요. 제국주의 일본의 전쟁범죄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도 하지 않았고, ‘반성’이나 ‘회오’, 일본 말로 ‘뉘우치고 깨닫는다’는 단어 조차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아시아 주변 각국이 아베 총리를 비판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이 강경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에 대해 “외신들이 ‘영리한 술수’였다고 평가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짚으면서 “화해를 말하기 전에, 가해자로서 피해자에게 깊이 있고 진정한 반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이어, “(2차대전 피해를 입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영리한 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이번 일정을 평가절하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언론 반응은 더 비판적이라고요?

기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정부 입장보다 더 강경하게 나왔습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오늘자 논평에서 “아베가 하와이에 간 것은 미국과 화해해서 전후체제를 철폐하려는 목적”이라고 적은 뒤 “아시아국가들을 침략한 데 대해서는 반성조차 하지 않은 것은 빤히 보이는 꼼수이자, 연극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인민일보 산하 국제전문지인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일본이 역사와의 화해를 진정으로 추구한다면, 진주만이 아니라 중국과 한국을 찾아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사회단체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는데요. 히로시마원폭피해단체 측은 “전쟁의 계기를 제공한 것을 사죄했어야, 미래를 말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지적한 뒤 “아시아 국가들에도 위령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일본 정부 안팎에서는 아베 총리의 이번 진주만 방문이 “역대 어느 정권도 실천하지 못한 파격행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2차대전 피해 당사국인 한국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한국 정부는 직접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는데요. 오늘(28일) 연합뉴스는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과거 군국주의 피해자였던 주변국들과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외교부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국가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데, 미국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미국 언론들은 한결같이 아베 일본 총리의 진주만 방문을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전쟁에 대한 사죄가 없었던 점을 짚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오늘(28일)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폭격기가 미 태평양 함대를 파괴한 지 75년이 지난 지금, 아베 총리가 그 장소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나란히 섰지만 사과는 없었다”고 전했고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베 총리의 이번 일정이 철저히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비롯한 경제적, 안보적 도전을 날마다 새롭게 마주하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은 2차 세계대전 전후 체제를 뛰어넘으려는, 극도로 적극적인 움직임”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다음달 새 정부를 출범시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는데요, 에드윈 퓰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선임 고문은 언론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믿을 수 없고 불안한 중국의 도전이 계속되는 현 시점에서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미-일 동맹의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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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요즘 타이완을 둘러싼 각국의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오늘(28일)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중국 국무원에서 타이완 문제를 관장하는 '대만사무판공실'은 오늘(28일) 정례 회견을 통해 “타이완 독립을 꾀하는 일부 소수세력이 홍콩 독립을 추진하는 자들과 함께 국가 분열을 꾀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절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펑산 대변인은 회견에서 중국 공산당 창건 지도자인 마오쩌둥이 1963년에 지은 시를 인용, “아무리 세상살이가 하찮아도, 사람 목숨이 어찌 파리목숨과 같겠느냐는 말이 떠오른다”면서, 타이완과 홍콩의 독립 시도는 “그래도 종국에는 몇방울의 피만 남기고 물러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과 홍콩의 독립 추진세력이 ‘파리 목숨’처럼 될 거라고 한 건데, 어쩌다 이렇게 원색적인 비판을 한 겁니까?

기자) 오늘(28일)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의 발언은, 얼마전 타이완의 독립추진 정치 세력인 ‘시대역량’이 홍콩 입법원의 독립주의 의원을 초청해 회의를 연 것을 겨냥한 것입니다. 또한, 이달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과 직접 통화한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후, 중국과 타이완, 홍콩 등을 통틀어 대표성을 가진 것은 본토의 중국 정부 뿐이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불안감이 오늘, 원색적인 단어들을 사용한 정부 당국자의 반응으로 이어진 것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정부가 일본도 비난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일본이 지난 1972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끊은 뒤 양측의 소통창구를 하는 ‘공익재단법인교류협회’라는 게 있는데요. 이 단체의 타이완 사무소는 사실상 타이완 주재 일본대사관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정부가 이 기관의 이름에 ‘일본-타이완’이라는 문구를 넣어서, ‘일본타이완교류협회’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이에 대해서 오늘(28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잘못된 정보를 전하지 말아야한다”고 지적하면서 “중·일 양국관계에 새로운 방해요소를 제공하지 말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교류협회가 이번에 이름을 바꾼 일이, 타이완이 일본과의 외교적인 교류에 주체적으로 나서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는 조치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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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6년째 내전중인 시리아 전역을 대상으로 한 휴전 합의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시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와 터키 정부가 오늘(28일) 시리아 전역을 대상으로 한 휴전에 합의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습니다. 이번 휴전은 내일(29일) 자정부터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하는 시리아 전역에서 효력을 갖게되고, 휴전안은 각 당사자들에게 전달될 계획으로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시리아에서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터키는 일부 반군세력을 각각 지원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휴전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터키와 러시아가 합의한 이번 휴전안은 미국을 비롯한 시리아 내전 휴전 중재 당사국들에게 통보돼야하는데,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고요. 테러집단에 대한 공격은 휴전적용 대상 행위에서 제외한다고 합의했지만, 어떤 단체들을 테러집단으로 볼 것인지 명시하지 않은 것도 불완전한 요소로 꼽힙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3일 연말 결산 기자회견에서 “알레포를 탈환한 만큼 이제 시리아 전역에 걸친 휴전 체제가 필요하며, 그 후 정치적 노력을 통한 평화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시리아 내전에서 가장 격렬한 싸움이 펼쳐진 알레포 전투는 얼마전 러시아가 지원하는 정부군의 승리로 마무리됐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지역 민간인과 반군세력의 안전한 퇴로 확보와 인도적 물자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데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