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루블화가 연일 폭락하자, 러시아 정부가 보유한 외화를 매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중단하도록 추가 제재를 가할 예정입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2016년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경제 관련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러시아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요.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을 계속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어제(16일)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대폭 인상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루블화 가치가 전날 66루블에서 80루블까지 폭락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러시아 정부가 보유한 외화를 매각하기 시작했고요, 이에 힘입어 오늘은 루블화 가치가 올라 달러당 60루블 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초에 비하면 루블화 가치가 얼마나 떨어진 겁니까?

기자)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특히 이번 주 들어 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폭락하면서 러시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제재를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석유 등 에너지 수출은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데요. 올해 배럴 당 100달러대를 유지하던 국제 유가는 60달러 대까지 내려갔습니다. 어제 북해산 브렌트 내년 1월 인도분 가격은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유가가 떨어진 건 미국에서 새로운 공법을 이용한 석유 공급이 늘었고, 국제경제 회복이 더디면서 수요도 늘지 않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석유 생산국들이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유가는 계속 낮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방의 제재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 이유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친 유럽 정부가 들어선 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고, 동부의 반군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계속 개입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의 개입 중단을 요구하면서 여러 차례 제재를 가했고요. 이로인해 러시아 금융기관과 에너지 기업, 방산 업체 등의 수출과 자본 유치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렇게 서방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러시아 경제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고, 루블화 가치도 낮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러시아 정부도 내년도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제 유가 추이에 따라 러시아 경제가 매우 심각하게 위축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국제유가가 80 달러 정도로 올라간다면, 러시아 경제가 0.8% 위축에 그치겠지만, 현재의 60달러선이 계속 유지된다면 5%까지 위축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루블화가 폭락하면서, 러시아 국민들의 느끼는 위기감도 크다고요?

기자) 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요. 루블화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자동차나 가구, 가전제품 같은 고가의 상품을 매입하거나, 보석 같은 실물자산을 구매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루블화 가치가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주민들도 달러화 환율이 가장 좋을 때라는 생각에 가지고 있던 달러화로 고가의 상품을 구입하기도 하는데요. 러시아 자동차 판매는 최근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러다가 과거 러시아의 디폴트 사태가 재현되는 건 아닌가요?

기자) 러시아는 지난 1998년 루블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국가부도 사태가 발생했었는데요. 국내 부채에 대해선 채무 불이행, 외채에 대해서는 지불유예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로인해 국제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왔었는데요. 만약 러시아가 다시 부채 상환을 중단한다면, 그 파장은 과거에 비해 훨씬 클 거란 우련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디폴트 사태가 실제로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또 실제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국제 금융 기관들이 과거에 비해 위기 사태에 대한 대비를 늘렸기 때문에, 파장은 과거만큼 크지 않을 거란 조금 다른 예측도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러시아 정부는 보유 외환을 매입하는 최후의 방어책을 쓰고 있는데요. 안론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오늘(17일) 성명에서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처분할 수 있는 보유액 70억 달러 중 일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매각할 지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 처분할 수 있다고만 말했습니다. 또 루블화 가치가 실제에 비해 극도로 저평가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통과한 러시아 추가 제재안에 서명할 거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어제 미국 언론에 밝혔는데요. 앞서 미 의회는 지난 주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포함하는 '우크라이나 자유 지원 법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의회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여러 현안을 놓고 대립하고 있지만, 러시아 제재 법안에 대해서는 만장일치, 구두표결 만으로 투표를 마쳤을 정도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제재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에너지와 방산 기업에 추가 제재를 가하도록 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미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를 더욱 압박할 수 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무기를 제공하도록 했는데요. 3억5천만 달러 상당으로, 대전차포와 방공레이더, 정찰용 무인기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추가 제재 여부는 러시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군요?

기자) 네. 케리 장관은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데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제재 여부는 전적으로 러시아에 달려있다며,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이미 몇 달 전에 제재가 풀릴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제재 법안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을 압박할 더 큰 지렛대를 갖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오는 2016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미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한데요. 어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밝혔다고요?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을 매우 강력히 시사하면서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했는데요. 2016년 대선의 주요 잠재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 중에는 처음입니다. 특히 젭 부시 전 주지사는 미국의 41대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43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젭 부시 전 주지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부시 전 주지사는 어제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렸는데요. 미국의 미래와 미국이 필요로하는 새로운 리더십, 지도력에 대해 심사숙고한 결과, 대선 출마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미국이 현재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에 대해 전국의 미국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내년 1월에 정치활동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도 공개했는데요. 앞으로 여러 미국인들과 만나 '미국의 약속'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을 지 얘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내년 초 정치활동위원회 출범과 함께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거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부시 전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인데, 공화당 내에서 대선 출마를 고려하던 다른 후보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부시 전 주지사가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공화당 대선 경쟁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우선 부시 전 주지사가 출마하면서 이번 대선 도전을 포기할 것으로 보이는 정치인들은 미트 롬니 전 매사츠세츠 주지사와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입니다.

진행자) 두 사람 모두 대선 도전 가능성이 점쳐졌었는데요?

기자) 네. 우선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최종 후보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경합을 벌였던 인물인데요. 공화당의 잠재 후보군에서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자, 본인이 다시 2016년 대선에 도전하는 것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대선 기금 모금을 고려했을 때, 후원 세력이 젭 부시 전 주지사와 상당히 겹치기 때문에, 만약 부시 전 주지사가 출마한다면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부시 전 주지사가 나오면서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은 쿠바 이민 가정 출신의 40대 초반으로 공화당 내에서 떠오르는 정치인인데요, 하지만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낸 부시 전 주지사와 지지 기반이 겹치고 나이도 젊기 때문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공화당에서 어떤 잠재 후보들이 남아있나요?

기자) 공화당 경선에서 부시 전 주지사에 대항할 후보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꼽히고 있는데요. 크리스티 주지사는 합리적인 중도 성향으로 폭 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한편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흥미로운 기록이 있는데요. 공화당은 지난 1972년 선거에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승리한 대통령 선거에서는 한 번도 부시라는 이름이 후보에서 빠진 적이 없는데요.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당선 될 때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요, 이후 승리한 선거에서는 부시 가문에서 모두 대통령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대선을 앞둔 민주당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여전히 가장 유력한 잠재 후보인데요. 역시 내년 1월 출마를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만약 클린턴 전 장관과 부시 전 주지사가 양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된다면, 지난 1992년 대선에 이어 24년만에 미국의 대통령 자리를 놓고 클린턴 가문과 부시 가문이 대결하게 됩니다.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어제(16일) 탈레반 반군이 군 부설 학교를 공격해서 주로 어린이 등 140여명이 숨졌는데요. 파키스탄 정부가 보복을 다짐했다고요?

기자)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오늘(17일) 여-야당 전체회의를 열고 테러에 대한 강경 대응을 선언했는데요. 샤리프 총리는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좋은 탈레반, 나쁜 탈레반이 따로 없다면서 테러범이 한 명도 남지 않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2008년 이후 사실상 집행하지 않았던 사형도 테러범에 한해서는 집행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파키스탄에는 8천 명의 사형수가 있으며, 이들 가운데 테러 관련 범죄자는 10% 정도로 알려져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군사작전 만으로는 탈레반을 소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고요?

기자) 네. 파키스탄 탈레반은 지도부가 집중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조직으로 분산된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에, 일망타진은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파키스탄 언론도 사설에서, 탈레반을 군사작전만으로 근절하기는 어려우며, 사상적 근원을 공략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공격의 정황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군요?

기자) 탈레반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148명으로 집계됐는데요. 탈레반은 파키스탄 군이 자신들의 가족을 살해했다며, 그 보복으로 군 부설 학교를 노렸습니다. 어제 사망자 중에도 사망자 148명 중 132명이 어린이었습니다. 군복으로 위장한 탈레반 반군 대원 7명은 학교 안을 샅샅이 뒤지며,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강당에서만 100여명이 학생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사흘 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고요, 전국 학교들도 대부분 수업을 하지 않고 추모식을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