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불법이민자 수백만명에게 합법적인 체류와 취업의 기회를 주는 이민 개혁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중국이 나이지리아와 1천2백억 달러 규모의 철도 건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개혁 조치에 관한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젯밤 연설에서 관련 내용을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곳 워싱턴 시간으로 오후 8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백악관에서 특별연설을 했는데요. 미국에 이미 정착한 불법이민자들이 합법적으로 일하고 미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민 개혁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을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행정명령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자) 새 행정명령은 불법이민자라도 미국에서 5년 이상 체류했고, 자녀가 미국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인 경우 추방을 유예하고,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신원조회를 통해 전과 등의 문제가 없어야 하고, 세금도 내야 합니다. 불법이민자인데 어떻게 자녀가 미국 시민권자일 수 있나 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는데요. 미국은 속지주의 국적법에 따라,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모의 국적과 상관 없이 미국 국적을 부여합니다. 따라서 불법이민자라도 미국에서 살면서 자녀를 낳으면, 자녀는 미국 시민권자가 됩니다.

진행자) 불법이민자 수백만명이 합법적 체류 자격을 가질 수 있을거라고요?

기자) 현재 미국의 불법이민자 수는 1천1백만 명인데요. 백악관은 이 중 4백만 명 이상이 새 행정명령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행정명령을 시행하는 이유는, 미국의 이민 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어제 연설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이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1천만명이 넘는 불법이민자를 일일이 단속해서 추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고 미국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따라서 미국에 이미 살고 있고, 다른 문제가 없는 불법이민자들이 추방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합법적으로 일하고 미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또 어떤 내용들이 있습니까?

기자) 행정명령은 선량한 이민자들에게는 기회를 주지만, 범죄자 등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하게 단속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국경 등에서 불법 월경을 단속하고 해당자들을 추방하기 위한 인력과 예산을 늘리고요. 불법이민자에 대한 단속도 범죄자 등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국 이민 제도는 합법적인 이민자도 절차가 너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는데요. 고학력자나 고숙련 노동자들의 이민 수속이 좀 더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의회 공화당 지도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불법이민자를 구제하는 것은 직권 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민 제도는 법의 문제인데, 대통령이 의회를 우회해서 이민 제도에 변화를 주는 조치를 취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 지적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이민 개혁 행정명령이 대통령의 권한 내에서 이뤄진 적법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등 공화당 대통령도, 당시 이민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불법이민자의 추방을 유예하는 조치를 취했던 점도 상기시켰는데요. 특히 자신이 이번 행정명령으로 불법이민자들을 사면해줬다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자신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불법이민자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것이지, 이들에게 시민권을 획득하는 자격을 부여하거나,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란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오히려 의회가 이민 개혁과 관련해 할 일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민주당 주도 상원에서 초당적인 이민개혁법안을 채택했지만, 공화당 주도의 하원에서는 표결조차 실시하지 않은 점을 언급했는데요. 의회에서 합리적인 이민개혁법안을 채택했다면, 이런 행정명령도 필요하지 않았을 거라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행정명령을 비판하는 의원들을 향해, 먼저 이민개혁법안을 처리하라고 강력한 어조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무튼 공화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행정명령이 시행됐는데요. 공화당은 어떻게 대응할 방침입니까?

기자) 의회 공화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관련 예산을 의회가 승인하지 않는 방법도 있지만, 미국의 이민 부서들은 이민자들에게서 받은 수수료로 예산을 충당하기 때문에 의회의 예산 배정 없이도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연방정부 예산과 연계해서 행정명령을 막자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이는 일반 미국인들에게 불편을 줘서, 오히려 공화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이 정치적으로는 중남미계 유권자들을 의식한 조치란 분석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남미계 유권자들은 아무래도 친 이민적인 성향이 강한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처음 당선될 때, 이민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중남미계 유권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패했지만 2년 뒤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를 다시 앞두고 있는데요. 이민 개혁을 통해 중남미계 유권자들의 지지와, 또 비단 이들 외에도 이민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는 일반 미국 유권자들의 지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수계 유권자들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중남미계나 아시아계 같은 소수계 단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환영하고 있는데요. 아시아계 권익 단체인 '아시아계 미국인 법적보호 교육 기금'은 어제 오바마 대통령 연설 직후 성명을 냈는데요. 미국의 아시아계 인구 1천9백만 명 중 150만명이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서, 이번 조치로 추방에 대한 두려움 없이 떳떳하게 일하고 살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또 지난 중간선거의 아시아계 유권자 출구조사 결과 65%가 이민 개혁 행정명령에 환영하는 입장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전체 국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대다수가 이민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유에스에이투데이' 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하기 보다는 의회 차원의 조치를 기다려야 한다는 응답이 46%로, 행정명령을 강행해야 한다는 42%보다 조금 많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도 48%대 38%로 의회의 조치를 기다려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중간선거가 공화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이제는 2016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경쟁이 달아오르기 시작됐는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을 통틀어서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인 짐 웹 전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인데요. 어제 대선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식 웹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미국에서 대선준비위원회를 발족한 것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웹 전 의원은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중대한 기로에 있다는 데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공감한다면서, 지금은 정치인이 아닌 진정한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며 자신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웹 전 상원의원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미국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베트남전 참전용사입니다. 여러편의 작품을 발표한 소설 작가이기도 한데요. 이곳 워싱턴에서 인접한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을 지냈고, 특히 상원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으로 북한 문제에 관한 청문회도 주재했었습니다. 웹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국방부 차관보와 해군장관을 지내면서 공화당 정부에서 일한 경험도 갖고 있고요.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첫 해군장관이라는 기록도 남겼습니다.

진행자) 2016년 대선에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거니까, 사실상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잠재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도전장을 낸거군요?

기자) 현재로서는 대통령 후보 가능성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앞으로 민주당 경선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으니까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지켜봐야 겠습니다. 정치 분석가들은 공화당 정부에서도 일한 웹 전 의원이 양당을 아우를 수 있는 지도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편 웹 전 의원 외에 민주당 에서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마틴 오말리 메릴랜드 주지사, 버니 샌더스 버몬터주 상원의원 등이 대선 출마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최근 해외 철도 건설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나이지리아와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철도건설총공사와 나이지리아 정부가 지난 19일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총 120억 달러 규모로, 중국의 해외철도 건설 계약으로는 가장 큰 액숩니다. 철도는 나이지리아 남부 해안을 따라 건설되는데요. 경제 중심지 라고스에서 동쪽으로 칼라바르까지 총 1천4백 킬로미터 길이입니다.

진행자) 대규모 건설인데,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크겠군요?

기자) 네. 중국철도건설총공사의 밍핑차오 회장에 따르면, 이번 건설 사업으로 중국에서 나이지리아로 40억 달러 규모의 장비를 수출하고요. 현지에서도 철도 건설로 2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철도가 건설된 후에도 운행을 위해 2만개에서 3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철도건설총공사 주가도 1.5%나 올랐는데요. 오늘 전체 증시가 0.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계약 체결의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해외 철도 건설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최근에 여러 성과가 있었죠?

기자) 사실 가장 최근에는 안 좋은 소식이 있었죠. 중국은 멕시코와 38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도 계약을 추진하면서 성사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멕시코 당국에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계획을 취소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나이지리아와 3배 이상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한겁니다. 중국은 그동안 77개 국가 철도 건설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프리카 외에도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다양합니다. 특히 중국은 미국와 일본, 프랑스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속철도 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의 도약에 발판이 될거란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