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잉락 친나왓 총리가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야권은 총리 사임을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치안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폭동이 발생했습니다. 세계무역 기구에서 출범 후 처음으로 다자간 무역 협정을 타결했습니다. 회원국 간 통관절차를 간소화 하고, 빈곤국에 대한 혜택도 늘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태국으로 먼저 가볼까요?

기자) 잉락 친나왓 총리가 오늘(9일)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태국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다시 고조되면서 혼란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잉락 총리는 이 날 TV에서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정치적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왕실에 의회 해산령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고, 조기총선을 통해 국민이 새 정부를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잉락 총리는 내년 초 총선 때까지는 과도내각 수반으로 계속 총리직을 수행한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야권과 시위대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잉락 총리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조기총선이 아니라 잉락 총리와 오빠 탁신 전 총리 세력이 아예 정계를 떠나야 한다는 겁니다. 시위대는 이 날 잉락 총리의 긴급 성명 발표 이후에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강행했는데요. 이 날 방콕에는 15만명에서 20만명의 시위대가 모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총리 관저까지 행진을 벌였는데요. 거리를 가득 매운 채 총리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폭력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폭력 상황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잉락 총리도 이 날 정부가 더 이상 인명피해를 바라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태국에서는 지난 한 달간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왔는데요. 이 달 초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지난 5일 국왕 생일을 전후로 시위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기도 했지만, 오늘 다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겁니다.

진행자) 잉락 총리가 조기총선 계획을 밝혔는데도, 야권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총선을 새로 치러도 잉락 총리가 다시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정치 혼란을 해소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자신들의 목표는 탁신 정권을 뿌리뽑는 것이라면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조기총선 개최도 아직은 불투명한 겁니까?

기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참여 여부가 관건입니다. 오늘 민주당 의원들은 잉락 총리의 의회 해산 발표를 앞두고 의원직을 총사퇴했습니다. 국민이 거부하는 정부에서 더 이상 의정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만약 야권이 총선 참여도 거부한다면, 총선을 통한 정치 위기 극복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진행자) 야권의 요구는 뭡니까?

기자) 태국 각계 대표로 이뤄진 '국민의회'를 구성하고 총리도 왕실에서 임명하라는 겁니다. 이런 요구를 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여전히 유권자 다수가 있는 농촌 지역 등에서는 잉락 총리와 탁신 전 총리 세력에 대한 지지가 절대적이고, 선거로는 정권을 교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민주주의를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에, 야권의 주장에 대한 반발도 거셉니다. 만약 혼란이 계속된다면, 친정부와 반정부 세력 충돌로 90여명이 사망한 2010년 상황과 같은 폭력 사태가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해법이 보이질 않는군요?

기자) 야권은 잉락 총리와 탁신 전 총리 세력의 퇴진만이 지난 몇 년간 계속된 갈등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잉락 총리도 이미 총선 재출마 의지를 밝혔습니다. 태국에서는 지난 2006년 이후 반 탁신 세력과 친 탁신 세력의 대규모 시위가 반복되고, 쿠데타도 일어나면서 정권이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민주당 등 야권이 선거에서 승리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부패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후 해외로 도피했지만, 여전히 정치적 영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에 동생 잉락 총리 내각에서 탁신 전 총리를 포함하는 대규모 사면을 추진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다시 불거졌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소식 한 가지 더 알아보겠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폭동이 일어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철저한 치안을 자랑하는 싱가포르에서 매우 드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어젯밤(8일) 싱가포르 외국인 노동자 거주 지역인 리틀 인디아에서는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차를 뒤집고 불울 붙이는 등 폭동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 등 39명이 다치고, 경찰차 16대를 비롯해 25대의 차량이 파손됐다고 합니다. 또 폭동 가담자 27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이런 폭동이 일어난 건 지난 1969년 중국계와 말레이시아계 사이의 인종 갈등으로 인한 충돌로 4명이 숨진 사건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폭동이 왜 일어난 겁니까?

기자) 아직 정확한 배경과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날 오전 30대 인도계 노동자가 사설 버스에 치어 사망한 사건이 폭동을 촉발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고 소식이 전해 진 후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가 버스를 부수기 시작했고, 경찰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가담해 폭동으로 번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은 폭동 가담자가 4백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체포된 27명은 모두 동남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라고 합니다. 싱가포르는 300명의 진압 부대를 동원해 폭동 발생 2시간 만에 진압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기자)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가 540만 명에 불과한데요,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주변 외국 노동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임금 노동자들의 불만이 깊어지면서 지난 해에는 드물게 불법 파업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또 인종 갈등도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그 동안 쌓여온 이런 불만들이 폭발한 것인지, 아니면 앞서 말씀드린 외국인 노동자 사망 사고 때문에 개별적으로 벌어진 사건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싱가포르 정부는 어쩐 방침입니까?

기자) 강경 대응 방침입니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매우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범죄 행위를 철저히 파악해 한 명의 예외 없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싱가포르 내무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의식한 듯, 법을 준수하는 노동자들은 계속 환영한다는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경제 관련 소식입니다. 세계무역기구에서 첫 다자간 협정을 타결했다고요?

기자) 주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세계무역기구, WTO가 지난 1995년 출범한 이후 18년만에 처음으로 이런 성과를 낸겁니다. 지난 몇 년간 다자무역체제를 위한 논의은 계속 있었지만 주요 회원국들의 견해 차이로 성과를 내지 못했었는데요, 기구 존립 자체에 대한 위기감 마저 팽배한 상황에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번 합의로 회원국 간 통관절차가 간소화되고, 빈곤국에 대한 혜택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협상이 쉽지 않았다고요?

기자) 회원국 장관들은 원래 회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해서 지난 7일까지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이었던 인도네시아의 기타 위르자완 무역장관은 7일 159개 회원국 대표들이 최종 타협안인 '발리 패키지'에 합의하고, 이를 승인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합의가 가능했던 건 주요 사안들의 일괄 타결 보다는, 일단 합의가 가능한 사안부터 먼저 처리하는 방식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발리 패키지'의 구체적인 내용도 좀 전해주시죠?

기자) 이번에 합의한 내용은 회원국 간 무역 활성화와 식량 안보 확보, 빈곤국 지원 등 크게 3개 분얍니다. 우선 무역 활성화를 위해선 통관절차를 간소화하고 각 국의 관련 규정도 보다 투명하게 알리기로 했습니다. 식량 안보 분야에서는 농업 분야에 대한 관세 규정을 개선하고, 개도국이 식량 안보 차원에서 자국 농민으로부터 비축 식량을 시장가보다 비싸게 구입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빈곤국 지원을 위해선 일부 회원국들에 대해 무관세 혜택 등을 주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회원국이 아니죠?

기자) 아시아 지역에서도 한국을 비롯해 거의 모든 나라가 회원국이거나 협력국인데, 북한만 유일하게 아무 관계를 맺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