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지 사흘 만에, 미군 전략폭격기 2대가 사전 통보 없이 해당 공역을 비행했습니다. 일본 아베 정부가 추진 중인 특정비밀보호법안이 중의원을 통과한 가운데,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불평등 해소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아시아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미군 전략폭격기인 B-52 2대가 어제(26일) 오전 사전 통보 없이, 중국이 최근 설정한 방공식별구역 안을 비행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중국은 지난 23일 동중국해 대부분을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고, 앞으로 해당 공역을 비행하는 항공기들은 사전에 비행 계획을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는데요. 미국은 앞서 이를 인정하지 않을 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B-52가 어떤 폭격깁니까?

기자) B-52는 핵 무장이 가능한 전략폭격기인데요. 대륙간탄도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함께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중 하납니다. 미국은 올해 3월 한국과의 연합 훈련에 공개적으로 B-52를 파견했고, 당시 북한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습니다. 비행기 길이가 50미터가 넘고, 항속거리는 2만 킬로미터에 달하는데요. 이번에 동중국해를 비행한 B-52 전폭기는 괌 기지에서 이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주장하는 방공식별구역에 얼마나 머물렀나요?

기자) 미 국방부는 전폭기들이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도서인 센카쿠 동쪽 상공에서 1시간 가량 비행한 후 괌 기지로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상공을 이번에 처음 비행한 것은 아니고, 기존에 해왔던 훈련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전폭기들은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고, 비행 당시 어떠한 방해도 없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지 사흘 만에 미군이 전폭기를 해당 공역에 보내고, 또 직접 공개한 데는 의도가 있을텐데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였다는 해석입니다. 미 국방부는 앞서 중국의 방공식별권은 인정할 수 없으며, 그 동안 해당 공역에서 해오던 훈련도 변경하지 않을 거라는 방침을 밝혔었습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은 센카쿠 열도 주변과 일본 오키나와 북부 등 그 동안 미군이 항공과 해상 훈련을 실시하던 구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중국 국방부가 답변한 내용이 있는데요. 겅옌성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전폭기라고 직접 지칭하진 않았지만, 미국 항공기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고 비행하는 전 과정을 감시했고, 즉각 식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군 전폭기들이 비행한 시간과 지점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직접적인 대응은 없었나요?

기자) 겅 대변인은 중국은 관련 공역에 대해 유효한 통제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군 전폭기를 탐지하고 식별했다는 점만을 강조했습니다. 또 앞으로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면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중국은 앞서 발표한 방공식별구역 규정 공고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따라서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이 실제 군사 긴장을 고조시키기 보다는, 일본과의 영유권 문제 등와 관련해 압박의 수단으로 이번 조치를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앞으로 더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고요?

기자) 중국 외교부가 오늘 밝힌 내용입니다.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설치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앞으로 관련 작업을 마친 후 적절한 시기에 선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다면 해당 지역 국가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요. 한편 앞서 중국을 비난한 미국과 일본, 한국, 타이완에 이어, 오늘은 호주와 필리핀도 중국의 조치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중국의 이번 방공식별구역선포는 지역 긴장 완화와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일본 소식입니다. 중의원에서 아베 정부가 추진 중인 특정비밀보호법안을 통과시켰다고요?

기자) 일본 중의원에서 어제(26일)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이 법안은 논의 단계에서부터 야당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중의원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자민당과 나머지 연립여당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통과됐습니다. 야당은 법안 표결 저지에 나서기도 했지만, 연립여당이 특위 표결을 거쳐 속전속결로 본회의 표결을 강행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법안이 최종 성립되려면 참의원이 남아있죠?

기자) 참의원에서도 연립여당이 지난 7월 선거 승리로 다수가 됐기 때문에, 올해 회기 안에 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법안 제목이 '특정비밀보호법안' 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국방이나 외교 같은 국가 정보 중에 누설될 경우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을 '특정비밀'로 지정하고,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비밀을 누출한 공무원은 최대 징역 10년, 비밀 유출을 교사한 사람도 징역 5년형으로 매우 엄중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왜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우선 뭘 '특정비밀'로 지정할 지 그 기준이 모호하고요, 지나친 처벌 기준으로 언론의 취재 활동이나 공직사회의 건전한 내부고발까지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비밀 유출을 교사한 사람도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할 수 있다는 건, 비밀을 취재해서 보도한 언론인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오늘 일본의 많은 언론들도 정부가 국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의회 앞에서는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다고요?

기자) 중의원에서 법안을 검토하면서 며칠 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 회원 등 수백명은 어제도 의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법안 통과에 반대했습니다. 또 도쿄 도심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도 반대 집회와 가두 행진이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아베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아베 정부는 '특정비밀보호법안'과 함께 '국가안전보장회의 설치법안'도 추진 중인데요. 이 법안 역시 이미 이 달 초 중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오늘 참의원에서도 가결됐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 보수 성향 초당파 의원 모임에 참석했는데요. 두 법안 통과 움직임과 관련해, 자랑스러운 일본을 회복하기 위한 목표에 다가가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아베 총리가 양원에서 모두 다수당 지지를 확보하면서, 교만한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국가안전보장회의도 곧 발족되겠군요?

기자) 네 관련 법안이 양원을 모두 통과함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가 다음달 초 발족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일본의 중장기 국가 전략과 위기 관리, 정보 집약을 담당하게 되고, 의장은 총리가 맡습니다. 또 총리와 관방장관, 외무상, 방위상이 참석하는 4인 각료회의도 격주로 열리게 됩니다.

진행자) 로마 가톨릭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불평등 해소를 시대적 과제로 천명했다고요?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연설한 내용을 토대로 저서를 발간했는데요. 불평등 해소가 시대적 과제라면서 전 세계 지도자들의 해결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교황은 불평등이 사회악의 근원이라면서, 불평등의 구조적 원인을 풀지 못하면 여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습니까?

기자) 자본주의와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밝힌 내용이 눈에 띕니다. 교황은 자본주의가 '새로운 독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자본주의가, 공공선을 위해 시장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는 국가의 권리를 묵살하고 있다는 겁니다. 교황은 또 자유방임 시장과 투기로 인해 불평등이 발생한다면서, 정부의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