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난민 지위를 받아 입국한 일부 탈북자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범죄에 연루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거나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한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1백 명 시대를 맞아 보내드리는 특집방송.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좌절하는 탈북자들의 얘기를 김영권 기자가 보내드립니다. 김영권 기자입니다.

지난 2006년 미국에 난민 지위를 받아 입국한 20대 초반의 C모 씨.

“처음 와서 우리가 자야 할 집 있잖아요. 그 집을 보는 순간에 우리가 너무 허망한 생각을 가지고 미국에 왔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C씨는 당시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는 달리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다는 설명을 미국대사관에서 들었지만 그래도 10~20만 달러의 정착금과 아파트를 제공해 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입국했다고 말했습니다.

C씨: “미국에 오면 너무 잘해 줄줄 알고 왔는데 그냥 집에 들어와 보니 그저 침대 밖에 없고, 덥고 잘 이불도 없고 참….”

그 후 일자리를 잡아 열심히 일하는 듯 했던 C씨는 현재 차가운 구금시설 안에 몇 개월째 머물며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C 씨는 몇 달 전 일하던 업소에서 한 여성을 감금한 채 폭력을 휘두르며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C씨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C씨가 적어도 10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종신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강간미수에 폭행에다가 이런 게 걸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빠져 나오기가 힘들 겁니다.”

C씨는 이전에도 성추행 미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뒤 피해자의 용서로 풀려난 전례가 있고, 주위 사람들의 평판도 호의적이지 않아 어려운 재판이 예상된다는 겁니다.

C 씨가 거주하는 지역의 한인들은 2년 전 난민 지위를 받고 입국한 40대 탈북자가 가뜩이나 사기 행각을 벌이고 떠난 뒤 C씨 사건이 터져 탈북자에 대한 시선이 매우 싸늘하다고 말합니다.

도시 한인: “이북에서 온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평이, 인심이 무척 나쁜 것 같아요.”

올 초에는 미국에 난민 지위를 받아 처음 입국했던 탈북자 J씨가 정착지인 뉴욕에서 목을 메 자살했습니다. 가족들은 J씨가 자신의 미국 입국을 도왔던 탈북자 지원단체와의 금전적 불화 때문에 자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알코올 중독과 폭행, 과소비 문제 등으로 가족과 불화를 겪은 뒤 삶을 비관해 목숨을 끊었을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J씨는 자살 몇 달 전 ‘미국의 소리’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불 같은 자신의 성품 때문에 직장에서 종종 곤혹을 치른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요 ‘이름없는 새’ 란 노래를 즐겨 부른다며 몇 소절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중국에서 살던 습성이 그냥 있어가지고, 툭하면 신경질을 내고 뭐 눈을 막 부라리고 그랬었거든요. (노래를 불러요) 아무도 살지 않는 곳 그곳에서 살고 싶어라….”

탈북자들은, 적지 않은 동료들이 낯선 땅에서의 외로움과 취업 문제, 소통의 부족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말합니다. 일부는 특히 조증 증세를 보이며 고용주 또는 정착을 지원해준 자원봉사 단체들과 갈등을 겪으며 싸우기도 한다는 겁니다

중서부 지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정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탈북자 B 모 씨는 자신 역시 외로움과 소통 부족이 정착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한동안 진짜 외로워가지고 진짜 힘들었기 때문에. 외로워서 성급하게 행동하다가 본인도 손해 보고 상대방에도 피해를 주고. 탁 터놔도 속이 시원하지가 않아.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B씨는 이런 힘든 과정을 신앙으로 잘 극복했지만 일부 탈북자들은 그 답을 한국에서 찾고 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가운데 적어도 3분의 1이 한국에 살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부는 법을 위반한 채 6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 중이거나 아예 난민 지위를 포기하고 한국 국민이 되기 위한 절차를 밝고 있습니다.

탈북자들 사이에 미국 적응을 매우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N 씨 역시 현재 한국에서 국적 취득을 위한 절차를 밝고 있습니다.

“외로움이 많이 힘들었어요. 한국에 가니까 탈북자들이 많이 살고 있고 힘든 점이 있으면 친구들끼리 서로 오가면서 얘기도 나누고 정보도 나누고. 두리하나 선교회 가니까 진짜 다 탈북자들이고. 진짜 마음으로 북한을 위해 기도해주고 그분들은 욕심을 갖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분위기 자체가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 거예요.

한국에는 N씨 같이 국적 취득을 밟거나 미국을 오가며 결정을 못해 갈팡질팡하는 탈북자들이 적어도 6명 이상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기독교 국제 법률단체인 주빌리 캠페인의 앤 브왈다 변호사는 미국에 정착하는 탈북 난민들에게 충분한 교육과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민간단체와 교회 또는 개인들이 한국의 하나원처럼 심리치료와 마음 다스리는 훈련, 언어, 사회적응 등 문화적 지원을 확대해 탈북자 사회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겁니다.

일부 한인 자원봉사자들은 탈북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 한인들의 불신과 교만한 태도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탈북자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잘 적응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영란: “만약에 우리들 자식이 그렇다면 이상한 눈으로 보겠나? 그렇게 하면 안 된다. 30년을 독재체제에 있었다면 30년을 기다리자. 우리가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이 분들을 잘 물주고 가꾼다면, 결국 낳은 자식하고 같이 생각하면 된다는 얘기예요.”

무난하게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동료나 후배 탈북자들에게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면서 힘들 때면 처참했던 북한과 중국의 시절을 떠올리며 감사할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바울): ‘미국에 오시면 오자마자 탕계를 풀고 남들이 하늘에서 뭐 막말로 뭉칫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그만 것 하나부터 시작해서 차곡차곡 자기를 위해 쌓아가는 그런 속에…

“(유한) 북한이나 중국에서 살 때 삶에 비하면 천국 같은 삶이고, 지금 현재 삶을 볼 때 내가 불행해 보이지만 내가 지난 날 어떻게 살아왔는지, 현재 중국이나 북한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런 걸 생각하면 지금 내가 비록 어렵지만 그 모든 게 참 감사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