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북한의 발표는 2.29 미-북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북한에 대한 영양 지원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 달 말에 미국과 북한이 3차 고위급 회담 합의사항들을 발표해서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보름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네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미국은 북한에 24만t의 영양식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었죠. 그런데 북한이 이 합의사항 중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겠다는 부분을 정면으로 어겼다는 게 미 국무부의 입장입니다.

문) 북한은 다음 달 발사하려는 게 미사일이 아니라 지구관측 위성이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하지만 미국은 기술적으로 인공위성이나 장거리 미사일이나 다를 게 별로 없다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와 1874호가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북한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행위도 포함된다는 겁니다.

문) 2.29합의를 보면 미국이나 북한 어느 쪽도 인공위성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처리된 겁니까?

답) 국무부는 이른바 ‘인공위성’ 발사 문제도 2.29합의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 “We made clear unequivocally...”

북한과 2.29합의를 도출할 당시 이른바 ‘인공위성’ 발사는 합의를 깨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점을 미국이 분명히 했고 북한도 이를 이해했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합의가 발표된 지 보름만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한 것을 보면 북한이 과연 성실한 자세로 미국과 합의를 타결한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문)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발표가 뜻밖의 일이라는 지적 같습니다.

답) 네, 사실 이번 발표가 나오기 직전까지 미국도 북한이 이렇게 태도를 바꿀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시간으로 16일 오전, 미국 시간으로 전날 저녁이 돼서야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눌런드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그 뒤 몇 시간 만에 북한은 다음 달 이른바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발표를 했는데요, 미국은 북한의 이번 발표가 갖는 심각성 때문에 더 지체하지 않고 미국 시간으로 16일 새벽에 국무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문) 사태가 심각하게 흐르고 있는데, 앞으로2.29합의가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이군요?

답) 아직은 북한이 발표만 했을 뿐이니까 좀더 두고 보자는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 “All the partners...”

6자회담 당사국들이 발사를 포기하라고 북한을 설득하고 있고, 만약 발사를 강행한다면 2.29합의 파기를 의미한다는 점을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발표는 좋은 신호가 아니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2.29합의가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당장 영양 지원 문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요, 사실 북한이 이번 발표를 하기 직전까지도 미국의 영양 지원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많지 않았습니까?

답) 눌런드 대변인도 그점을 인정했습니다.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베이징에서 북한 측과 행정 세부사항들을 협의한 데 이어서 유엔 세계식량계획 관계자들과 만나서 지원물자를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서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일단 영양 지원 논의를 중단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게 국무부의 입장입니다.

문) 미국은 그동안 인도주의적 지원과 정치 문제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줄곧 밝히지 않았습니까?

답) 눌런드 대변인도 그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을 상대로 인도주의적 지원을 협의할 때는 분배감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필요한데 이 문제가 불투명해졌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 “It’s very hard...”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다면 2.29합의가 깨지게 될테고 그렇게 되면 북한이 무슨 약속을 해도 믿을 수 없게 된다는 겁니다. 미국은 북측과 영양 지원을 협의하면서 철저한 분배감시를 강조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의 약속을 더 이상 믿기 어렵게 됐고, 미-북간에 아무런 긴장없이 영양 지원이 제대로 이행되는 상황을 상상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문) 북한이 2.29합의에서 핵 활동을 중단하고 사찰을 허용하기로 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 그 부분은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국제원자력기구와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발표가 핵 활동 중단과 사찰 문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직 확실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와 영변 핵 사찰 계획을 협의하기는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 측의 분명한 입장을 듣기 전까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국무부의 설명입니다.

문) 2.29합의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미군 유해 발굴 작업도 곧 재개될 예정이지 않습니까? 어떤 영향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답) 미-북 관계가 변화를 맞으면서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 작업도 재개될 움직임을 보였죠. 이미 준비작업이 시작됐고, 다음 달께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문제 역시 어떤 영향을 받을지 아직 분명치 않습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국방부 소관사항이라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문) 새롭게 바뀐 상황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고 대응하느냐가 중요할 텐데요, 미국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답) 미국은 북한을 설득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눌런드 대변인입니다.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 “Obviously in the context...”

6자회담 참가국과 함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총동원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설득하고 2.29합의로 복귀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의 이번 발표 직후 6자회담 참가국들과 전화통화를 가졌는데요, 앞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외교적인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살펴봤습니다. 김연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