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과 파키스탄이 다시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둘러싼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가 24일 발표한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인권 상황을 비판해서 주목됩니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전 주지사간의 선거 비방전 과열 양상, 33년전 실종 소년 살해 용의자 검거 등 오늘도 미국내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국과 파키스탄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데, 최근 상황의  발단부터 살펴보죠.

답) 지난해 미 특수부대 요원들이 파키스탄에 있는 오사마 빈 라덴 은신처를 급습한 사건의 여파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사법 당국이 이를 미 중앙정보국에 제보한 파키스탄 외과의사 샤킬 아프리디에 대해 반역죄로 33년형을 선고하고 이미 형 집행에 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문) 제보자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했는지도 알려졌나요?

답) 아프리디 의사가 처음 빈 라덴의 은거지에 대해 수상한 점을 발견했지만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는게 급선무였습니다. 따라서 의사 신분임을 이용해서 그 마을을 상대로 가짜 백신예방 접종 작업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빈 라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유전자정보(DNA)를 수집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문) 미 국무부가 곧바로 파키스탄 정부에 비난 성명을 발표했죠?

답)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파키스탄 외과의사에 대해 반역죄로 중형을 처한 것은 매우 부당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빈 라덴을 잡는데 결정한 역할을 한 그의 행동은 미국과 세계는 물론이고, 파키스탄에도 이익을 가져다 줬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국가에 대한 반역이나 배신이 될 수 없고 미국은 이 문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문) 미 의회는 곧바로 행동에 나섰군요. 지원금을 삭감했죠?

답) 미 연방의회도 파키스탄의 이번 조치를 강력 비난했는데요. 특히 미 상원 세입위원회는 어제(24일) 전체회의를 열어서 파키스탄에 대한 지원금 3천300만 달러를 삭감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아프리디 의사가 33년형에 처해졌기 때문에 1년에 100만 달러씩을 계산해서 우선 상징적으로 취한 조치입니다.

문) 미국의 조치에 대해서 파키스탄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답) 아프리디에 대한 중형 선고를 당장 취소하라는 미국 당국의 요청에 대해 파키스탄은 그럴 수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외교적 마찰은 물론 실질적인 미국 원조가 삭감되더라도 미국의 빈 라덴 기습 작전이 부당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인데요. 미국과 파키스탄과는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이미 무인기 공습과 나토군 오폭 사건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게 패인 상태입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 국무부 연례 인권보고서에는 열강인 중국과 러시아를 비판한 내용도 담겨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죠?

답) 2011 연례 인권보고서의 북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전해드렸고요. 그 중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관해 언급된 보고서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선 중국은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받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불법 처형이 자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여기에 탈북 주민들의 강제 북송 조치도 문제 삼고 있어서 주목됩니다. 물론 보고서 내용에는 없었지만요. 보고서 발표 과정에서는 가장 최근의 사례로 시각장애인 천광청 인권변호사 사건도 언급됐습니다.

문) 중국 당국이 곧바로 반격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답)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인터넷 기사를 통해 반박했는데요. 미국은 중국의 인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사실을 왜곡 호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중국이 그동안 인권 개선 사업을 통해 얻은 진보적 사실들을 인권보고서가 모두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중국 당국은 그동안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부패 척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문) 또 러시아에 대해서는 어떻게 비판하고 있습니까?

답) 미 국무부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인권 상황이 열악하고 민주주의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령 지난해 12월 러시아에서 치러진 총선이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지적했는데요. 선거 과정에 권력 개입과 조작, 야권 인사들의 선거 운동 제한 등이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밖에 언론 통제, 열악한 교도소 환경, 체첸 저항군 탄압, 군부대 폭력행위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올해 말 대선에 도전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경선 후보간에 치열한 비방전이 과열되고 있는데,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죠?

답) 미국의 한 저명한 정치학자는요. 최근 민주-공화 양 진영의 선거 전략에 대해서 두 후보의 비방 광고전이 소총 수준을 벗어나 핵무기까지 투하하는 3차 대전으로 돌입했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미국 언론들도 각종 칼럼을 통해서 미국 대선이 아직 5개월이나 남았지만 두 진영간 헐뜯기 광고전은 각종 매체에서 이미 폭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전 주지사, 양 진영의 광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번 짚어 볼까요?

답) 얼마전에도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른바 경합주들을 대상으로 한 TV 광고에서 롬니 전 주지사를 일자리를 죽이는 흡혈귀로 묘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 롬니가 운영하던 투자회사가 악의적 기업 인수 합병 등으로 일자리를 없애고 궁극적으로 기업도 망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항하는 롬니 전 주지사 진영의 비방 광고도 만만치 않은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기에 미국 경제는 빚만 잔뜩 쌓였고,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는 오히려 기업들의 창립을 도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문) 선거를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써도 괜찮은 겁니까?

답)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법정 선거 비용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광고 자금에 한해서 무제한 지원이 가능한 ‘수퍼정치위원회’라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개인과 달리 단체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인데요. 지난 2010년 미국 대법원의 이 같은 결정으로 결국 선거에서 후보들간 극한 경쟁과 대립으로 치닫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치 광고가 유권자들의 선택에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문) 다음 소식인데요. 33년전에 뉴욕에서 한 어린이를 납치 살해한 범인이 끝내 붙잡혔다는 소식이군요?

답) 지난 1979년 5월 25일, 뉴욕에서 실종된 당시 6살난 이튼 패츠 어린이의 살인 용의자가 24일 뉴저지주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금은 50대의 중년이 된 페드로 에르난데스라는 인물인데요. 33년전 등교길에 실종됐던 패츠 군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경찰에 자백했습니다.
문) 만일 용의자가 진짜 범인이라면 어떻게 30년이 넘게 철저히 숨어 지낼 수 있었는지, 또 결국 붙잡히게 된 배경도 궁금하군요.

답) 이번 살인범 검거는 수사당국의 집요한 수사와 시민의 결정적 제보의 합작으로 가능했습니다. 사실 패츠 군은 실종 뒤 20여년이 흘렀을 당시만 해도 사망 여부 조차 알 수가 없었는데요. 하지만 2010년에 뉴욕 맨해튼 지방검사가 다시 수사에 나섰고요. 지난달 한 시민의 결정적 제보로 범인 검거가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에르난데스는 평소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며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일부 범행 사실을 털어놨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몇 달 전 뉴욕 경찰이 정부의 지원금으로 뉴저지 주 이슬람계들의 사업장과 조직을 무단으로 감시해 왔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나왔죠?

답) 뉴욕시 경찰이 이슬람계 미국인들의 사업과 사원, 학생 단체 등을 감시한 것은 뉴저지 주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주 법무부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지난 3개월간 주내 이슬람 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뉴욕 경찰의 공권력 남용 여부에 대해 검토한 결과 이같이 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범죄에 유력한 증거가 없더라도 경찰이 이슬람계를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합당하다고 본 것입니다.

문) 인권이 최대한 보장된 미국에서도 안보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 반영됐다고 봐야겠군요?

답) 이번 사건은 처음 언론을 통해 알려졌을 당시만 해도 심지어 정부와 수사 당국까지도 사전에 행정 기관끼리의 협조 없이 임의적으로 뉴욕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했다며 당혹감을 나타냈었습니다. 하지만 뉴저지주의 이 같은 결정은 비록 개인과 단체의 사생활이 침해 받더라도 테러에 관한 정보를 습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무슬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팽배해지자 이에 대한 해소 방안으로 종교적 화합 프로그램들을 시행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 경찰에 대해서는 테러 방지를 위한 예산 지원 규모를 더 늘렸습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