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의 `김정은 후계자 시대’를 전망하는 특집방송을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네 번째 순서로 김정은의 북한, 김정일 시대와 어떻게 다를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북한 정권의 후계자로 등장하면서 앞으로 북한의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앤소니 김 연구원은 김정은이 후계자가 됐다고 해서 북한의 정책에 갑작스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주 현실적으로 얘기했을 때 이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을 북한 내부에서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알지만 어떻게 방향을 틀 것이냐, 너무 갑자기 틀면 체제를 포기한다라는, 체제를 변화시키겠다라는 그런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미온적으로 변화를 할 것이라는 얘기죠.”

앤소니 김 연구원은 북한의 미온적인 변화마저도 김정은이 후계자 수업을 모두 마치고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그 때까지 길게는 7년 내지 8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앤소니 김 연구원은 특히 대외정책 면에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핵화가 핵심이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학 한국학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로브 부소장도 당분간 북한 정책의 중대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했지만 북한의 권력자는 여전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이 건재하는 동안에는 북한의 기존 정책들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구체적으로, 북한이 지금처럼 소규모의 대남 유화공세를 계속할 가능성은 있지만 대남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6자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김정은 후계자 시대가 이제 막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이 비록 후계자로 등장했지만 처음부터 중요한 임무를 맡을 가능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존 박 연구원은 따라서 장성택과 김경희 등 김정은 후견세력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후견세력은 그 동안 북한의 정책에 깊숙이 개입해 온 인물들인 만큼 새삼스럽게 변화를 바라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미 의회 산하 독자적인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은 김정은 후계자 시대에 북한의 대외정책이 오히려 더욱 강경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위해서는 군부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군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낸토 연구원은 김정은이 한국 해군 천안함 침몰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김정은이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다시 그 같은 도발 행위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등장으로 북한경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후계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헤리티지재단의 앤소니 김 연구원은 김정은 후계자 시대의 북한이 중국식 경제개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아무래도 중국적인 방식을, 예전에 말로만 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수행을 하려고 할 것 같아요. 김정은이 지도자로서 좀 더 편안하게 되면 중국식의 제한적인 개방을 시도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로서는 미국과는 핵 문제가 있고 식량난도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중국식 경제개혁이 어떤 속도로 펼쳐질 지는 미지수라고, 앤소니 김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앞으로 북한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북한과 중국 간 대화에서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가 북한의 권력 승계 문제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의 권력 승계를 인정하는 대신 개혁개방을 요구했고,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얻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의 낸토 연구원은 김정은의 후계자 등장이 북한의 개방으로 이어지기를 서방세계는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이 해외유학을 통해 외부세계를 경험했기 때문에 개방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일 수도 있지만, 어린 나이에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화폐개혁 같은 경솔한 행동에 나설 위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스탠포드대학의 스트로브 부소장은 북한의 새 지도부가 경제정책 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경제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대규모 투자와 기술을 유치해야 하지만, 그럴 경우 주민들이 외부세계의 정보에 그만큼 더 노출되면서 정권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현재 북한 지도부가 직면한 이 같은 진퇴양난의 상황이 새로운 지도부에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