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 간 무역이 과거와 매우 다른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로 남북교역이 중단된 데 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북한경제 리뷰 5월호’에서, 2010년 이후 북-중 무역의 구조와 추세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는 북-중 무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북한의 수입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2010년 이후에는 북한의 수출 증가가 북-중 무역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지난 해의 경우 북한의 수입 증가율은 39%에 그친 반면 수출 증가율은 그 보다 3배 가량 높은 1백7%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도 줄어드는 추세로 전환됐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2008년 최대 13억 달러에 달했던 북한의 적자가 2010년에는 11억 달러로 준 데 이어, 지난 해에는 7억 달러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무역거래를 하는 중국의 지역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북한의 대 중국 무역은 주로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조선족들이 거주하는 랴오닝성과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이른바 동북 3성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이들 동북3성과 북한의 무역이 전체 북-중 교역의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2010년 이후에는 산둥성과 허베이성, 장쑤성 등 다른 지역으로 북한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2008년의 경우 이들 3성에 대한 북한의 수출액은 2억 달러 미만으로 전체 대중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에는 수출액이 12억 달러로 전체의 48%에 달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북-중 무역의 변화가 5.24 조치로 남북교역이 중단된 데 근본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남북교역 중단으로 한국으로부터 공급되던 외화 유입이 끊어지자 대 중국 수출을 늘릴 수 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무역적자가 줄고 교역 상대 지역이 확대되는 결과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도 지난 달 발표한 ‘2011년 남북교역, 북-중 무역 동향’ 보고서에서, 북한이 한국과의 교역 중단에 따른 외화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 중국 수출을 확대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무역연구원 박윤환 남북교역팀장의 말입니다.

[녹취: 박윤환 남북교역팀장] “ 남북교역이 중단되자 한국과 거래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외화가 줄어들었고, 북한 쪽에서는 그 만큼 필요한 외화가 있으니까 그것을 충당하기 위해서 중국에다 수출을 확대하는 노력을 많이 기울인 거죠.”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외화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석탄과 철광석 같은 광물자원 수출을 확대했고, 중국으로부터 의류와 봉제 같은 제품을 주문 받아 수출하는 이른바 수탁가공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습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박윤환 팀장은 남북교역이 중단된 상태에서 북-중 교역이 확대돼 북한의 대 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결국 북한은 중국 내 정치나 경제 문제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