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총격 사건이 일어나 미국 애틀랜타의 '골드스파' 앞에서 18일 한 여성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을 놓고 있다.
연쇄총격 사건이 일어나 미국 애틀랜타의 '골드스파' 앞에서 18일 한 여성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을 놓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6명 등 8명이 숨지는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인사회를 비롯한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에서는 증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증오 범죄의 정의와 유형, 각국의 관련법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애틀랜타 사건으로 불거진 증오 범죄 논란”

지난 3월 16일 오후, 미국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에 있는  스파(휴양시설)와 안마 업소 등 3곳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8명이 사망했는데요. 그 가운데 한인 여성이 4명, 다른 아시아계 여성이 2명이었습니다. 

용의자는 애틀랜타 인근 지역 주민인 21세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 씨로, 사건 발생 몇 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사건 직후 경찰은 용의자의 말을 인용해 범행 동기가 성중독일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유족들과 한인 사회는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용의자 롱 씨는 8건의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악의적 살인(malice murder)’과 ‘가중 폭행(Aggravated assault)이 추가로 적용됐습니다.       

악의적 살인은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악의로 행해진 공격으로, 살인을 촉발할 뚜렷한 도발이나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악의로 인해 발생한 살인 사건을 가리킵니다. 

가중폭행은 치명적인 무기를 이용한 폭행, 중대한 신체적 위해가 초래되는 폭행 등으로 중범죄로 다룹니다. 

현재 용의자 롱 씨에게 증오 범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는데요. 증오 범죄 적용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형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증오 범죄에 해당할 경우, 적용 법조 자체가 다르고 가중 처벌하게 됩니다.  

경찰 당국은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증오 범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용의자가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했다는 범행 동기를 규명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당국자들의 말과 함께 증오 범죄 적용에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증오 범죄의 정의”

증오 범죄(Hate Crime)는 혐오 범죄라고도 하는데요. 혐오나 편견이 동기가 돼서 살인, 상해, 폭행, 방화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를 말합니다. 

가해자는 인종, 성별, 국적, 언어, 종교, 성적 취향, 또는 장애 등 특정 집단에 증오심을 가지고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공격하는데요. 이는 곧 피해자가 속한 그룹 전체에 공포심과 충격을 가하면서 지역 사회 전체로 영향이 파급되는 심각한 범죄 유형입니다.    

증오 범죄(Hate Crime)와 증오 사건(Hate Incidents)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증오 사건은 증오 또는 편견에 의한 행동 또는 사건으로서, 욕설이나 모멸적인 언사, 따돌림, 개인 건물이나 공공건물에 모욕적인 자료를 게시하거나 배포하는 등의 행위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증오 사건의 경우, 미국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규정한 수정 헌법 제1조에 근거해, 다른 사람의 공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혐오적인 표현에 대한 처벌 조항이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 위협을 줄 정도로 확대되면 증오 범죄로 분류돼 가중 처벌을 받게 됩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롱 씨도 증오 범죄 혐의가 적용되면 가중 처벌이 적용돼 형량이 늘어난다고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 그레이스 유 씨는 설명하는데요.  

[녹취: 그레이스 유 변호사] “Let’s say the regular murder charge might be ten or twenty years….” 

일반적인 살인 혐의로 10년에서 20년 형을 받는다고 하면, 증오 범죄 혐의가 추가될 경우,  5년에서 20년까지 형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건데요. 단 각 주 정부의 법규에 따라 형량은 약간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국의 증오 범죄 관련법”

증오 범죄법이 제정된 나라에서는 이런 유형의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를 철저히 수사하게 합니다. 또 이를 위해  증오 범죄 수사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 지침 등도 대개 수립돼 있습니다.  

미국도 증오 범죄를 연방 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 제정된 증오범죄예방법을 비롯해, 종교기관 파손· 교회 방화 방지법 등이 대표적인데요. 최근에는 이런 연방 법규를 도입하는 주들이 늘고 있습니다. 

과거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을 경험한 독일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는 증오 범죄에 대한 처벌이 특히 엄격한 편입니다. 

독일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거나 악의적으로 비방해 인간적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광범위하게 규제하고 있는데요. 독일은 SNS에 혐오적인 표현물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범칙금을 부과하는 등 혐오 표현 그 자체로도 처벌할 수 있도록 입법화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영국, 프랑스, 덴마크, 핀랜드 등 많은 나라가 혐오 금지 관련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관련법이 있는데요. 2016년 제정된 ‘혐오표현 억제법’입니다. 

당시 한국과 일본이 과거 식민시대 강제 징용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일본의 우익 집단들이 일본 거주 한인들을 겨냥해 혐한 시위를 벌이자, 외국인 차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는데요. 그러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 등이 외국인 등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이나 혐오적 표현을 규제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일본 의회에서도 이를 억제하는 법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처벌에 관한 세칙 조항이 마련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증가하는 증오 범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증오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미국의 경우, 연방수사국(FBI) 보고에 따르면 2019년 미국에서 발생한 증오 범죄는 약 7천300여 건입니다. 이 가운데 인종 관련 사건이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종교에 따른 사건이 약 20%였습니다.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과 증오 범죄를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 ‘아시아 ·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Stop AAPI Hate)’에 따르면, 특히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아시아 ·태평양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증오 사건은 거의 3천800건에 달했습니다. 

특히 여성 피해자는 남성의 2배 이상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국계 미국 변호사 그레이스 유 씨는 실제 현장에서 이런 증오 범죄 피해 사례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유 변호사 ] “Yes, hatred and the violence towards Asian-Americans for the past year has been intense…” 

지난 1년 동안 특히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와 폭력이 격렬해졌다는 겁니다. 아시아계 노인들도 피해를 보고 있고, 농촌 지역이든,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도시든 상관없이 미 전역에서 이런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고 그레이스 유 변호사는 지적했습니다. 

현재 한인 사회를 비롯해 태국, 베트남, 중국 등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가 연대해서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증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며 전국적인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 증가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여기에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 정치인들도 다양성은 미국의 힘이라며 증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23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 속 인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윌리엄 번스 미국 신임 중앙정보국 국장입니다. 

3월 23일, 윌리엄 번스 신임 중앙정보국 국장의 취임식이 거행됐습니다. 번스 신임 CIA 국장은 부인과 두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윌리엄 J. 번스 신임 CIA 국장은 1956년생으로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났습니다. 

윌리엄 번스 신임 CIA 국장은 국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전문 외교관입니다. 

번스 국장은 1982년 국무부에 들어가 국무부 부장관직을 끝으로 2014년 퇴임할 때까지 전 세계 외교 무대에서 활약했습니다.  

그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에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민주당과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에게 모두 기용되는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입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요르단  대사를 지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는 러시아 대사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했습니다. 

번스 신임 CIA 국장은 오랫동안 중동 평화 협상 과정에 참여했고, 특히 이란과 미국 등 주요 6개국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협상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을 압박하는 동시에 단계적 접근법과 동맹국과의 공조를 통한 다자주의 해법을 주장해왔는데요.  국무부 부장관 시절, 그는 북한이 비핵화 의무를 준수한다면 기꺼이 대북 협상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번스 국장을 CIA 국장으로 지명하면서, 그는 지난 수십 년간 세계 무대에서 미국 시민과 국가의 안보를 지켜온 모범적인 외교관이라고 치하했는데요.  지난주 상원이 만장일치로 번스 지명자의 인준안을 통과시키면서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 역사상 최초의 직업 외교관 출신 국장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증오 범죄에 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윌리엄 번스 미국 신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