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중국의 인권 운동가 천광청 변호사가 미국 대사관으로 탈출해 양국간 외교적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망 1주년을 앞두고 미국을 대상으로 한 보복 테러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행보와 도시 점령 시위대들의 대규모 시위 계획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중국의 인권 운동가 천광청 변호사가 미국 대사관으로 탈출한 사건부터 짚어 볼까요?

답) 시각장애인이자 인권 운동가인 중국의 천광청 변호사가 가택연금 상태의 감시망을 뚫고 지난 27일 베이징 소재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했습니다. 천 변호사의 탈출극은 지난 22일부터 시작됐는데요. 이날 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산둥성 이난현 동스구촌의 자신의 집 담장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줄곧 베이징으로 향했는데요. 무려 480여 킬로미터 거리를 이동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인 천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수백차례 넘어졌다 일어섰다를 반복했다고 합니다.

문) 그렇더라도 시각장애인이 480킬로미터 떨어진 베이징까지 혼자 힘으로 탈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답) 사전에 천 변호사의 탈출을 돕기로 한 지원 단체가 있었습니다. 5명의 인권 운동가들로 구성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또 감시자들 가운데 일부가 천 변호사를 지원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 20시간을 달린 끝에 천 변호사는 여성 인권운동가인 허페이룽 씨를 만나 그의 차를 이용해 베이징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관리들은 천 변호사의 탈출일로부터 나흘이 지난 26일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았을 정도로 작전은 치밀했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과 중국은 최근 경제와 군사 분야에서 적잖은 마찰을 겪었었고, 그 때마다 이를 봉합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었는데, 이번 천 변호사 탈출 사건으로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하겠군요?

답) 미국 입장에서 중국은 불편한 면도 있지만 또 각종 국제 현안에서 반드시 협조가 필요한 관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시리아 사태, 북한의 한반도 위협 등에서 중국의 협조가 필수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번 천 변호사 탈출 사건과 관련해 중국 측은 당장 신병 인도를 요구하고 있고 그렇다고 인권을 강조하는 미국 입장에서 선뜻 내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문) 앞서 또 다른 정치 인사의 망명을 불허하고 중국 측에 돌려보냈다가 미 정치권 내부에서 큰 반발을 사기도 했죠?

답) 중국의 정치 권력 구도에서 밀려난 보시라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월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미국 망명을 시도했었는데요. 청두의 미국 영사관으로 피신해 망명을 요청했을 당시 미국 당국은 그의 요청을 거부하고 신병을 중국 당국에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 뒤 인권을 저버린 행위라며 미 의회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물론 인도적으로 해결한 경우도 있습니다. 1989년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 뒤 중국의 탄압이 거세지자 민주화 운동가인 팡리즈씨 역시 미국대사관으로 피신해 망명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미국 대사관은 그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여 미국 대사관에 머물게 했는데요. 중국과 협상을 통해 결국 1년여 만에 망명 절차가 마무리됐습니다.

문) 그래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즉각 중국으로 향했는데,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답) 커트 캠벨 국무부 차관보가 당초 일정보다 몇일 앞당겨 29일 베이징에 도착했는데요. 아무래도 중국 정부와 천광청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마침 미국과 중국은 다음달초 베이징에서 제4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는 북핵문제와 위안화 개혁 문제 등이 핵심현안이지만 갑자기 천광청 문제가 돌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문) 탈출에 성공한 천광청 변호사는 어떤 인물입니까?

답) 인권변호사인 천광청은 중국의 엄격한 산아제한 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인물입니다. 어린시절 병으로 시력을 잃은 장애인이지만 힘없는 서민들을 돕기 위해 관리들과 맞서 싸우며 인권 운동에 나서게 됐습니다. 천 변호사는 특히 산둥성 린이 시가 한자녀 정책에 따라 7천명에 이르는 여성에게 낙태나 불임시술을 받도록 한 것을 공개 비난한 뒤 지난 2006년 8월에 4년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뒤 2010년 9월 석방된 뒤에도 줄곧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따라서 자유의 몸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썼는데요. 이전에도 탈출용 땅굴을 팠다가 적발된 적도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모금 행사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참석해서 눈길을 끌었군요?

답)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어제(29일)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 대선 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해서 공동 선거운동을 벌였습니다. 이날 버지니아 소재 테리 맥컬리프 민주당 고문 자택에서 행사가 치러졌는데요. 맥컬리프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정치인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날 행사는 선거운동 자금 마련을 위한 만찬 연회로 진행됐습니다.

문) 사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부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나서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오바마 대통령과는 다소 불편한 관계였다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정작 클린턴 국무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반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좀처럼 마음의 벽을 허물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충분히 재선될 자격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해 오고 있고 미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반면에 상대당인 공화당의 존 베이너 연방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 나서고 있군요?

답)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가짜 승부수를 두면서 대통령직을 폄하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어제(29일) CN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밝혔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공약으로 내세운 학자금 고정 이율제와 부유층 세율 인상, 원유 시장 조작 행위 억제 등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베이너 의장은 대통령이라면 적어도 그 같은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리기 보다 훨씬 더 거시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면서 미국은 현재 큰 문제들, 특히 재정에 있어서 중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알카에다의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 사망 1주년을 앞두고 보복 테러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데, 백악관은 아직 징후가 없다고 밝혔죠?

답) 미국 백악관이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1주년과 관련한 보복 테러 관련 정보는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은 현재로선 빈 라덴의 사망 1주년을 겨냥한 보복 테러 음모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다만 특별한 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알카에다의 능력은 현재 상당히 위축돼 있는 상태라면서 빈 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는 훈련과 작전능력도 쇠약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그래도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죠?

답) 맞습니다. 알카에다는 여전히 빈 라덴을 사살한 미국에 대해 보복을 꿈꾸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분파 조직은 상당한 테러 감행 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테러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조직의 규모가 오히려 더 커졌고요. 예멘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분파조직들의 테러 공격은 더 늘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여기에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근거를 두고 있는 알 샤바브 역시 외국인 납치, 해적 행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미국에 적잖은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한동안 소식이 뜸하던 미국 각 도시별 점령 시위대가 5월 1일을 맞아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고요?

답) 5월 1일은 전 세계적으로 노동절이나 근로자의 날로 지키는 곳이 많은데요. 참고로 미국의 노동절은 9월 첫째주 월요일입니다. 어쨌든 미국의 점령 시위대는 1일 대기업들의 탐욕과 소득 불평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를 벌입니다. 우선 시위대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뉴욕에서는 가두 행진을 벌이고요. 매사추세츠주의 앰허스트, 미시간주의 앤아버 등 대학가를 비롯해서 로스앤젤레스와 휴스턴,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100여개 도시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문)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위대들과도 연대 행사를 갖게 되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집회는 캐나다의 토론토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영국의 런던,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호주 시드니 등 북미와 유럽, 아시아의 수백개 도시에서도 함께 진행됩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11월 뉴욕 노숙 시위자들에 대한 경찰의 해산으로 시들해졌는데요. 그 사이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지에서는 비슷한 단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문) 시위대들의 요구사항과 주요 집회 일정들도 소개해 주시죠?

답) 시위대는 시민들에게 이날 하루 일터와 학교에 나가지 말도록 촉구하고 쇼핑을 자제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저항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참고로 미국 행사의 경우 뉴욕에서는 1천여명의 기타연주자들이 참가하고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금문교 차단 시도도 이뤄질 전망입니다.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