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이민과 국경안보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취업과 이민 비자 등 제한 조치를 연장했습니다.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기술업계 등에서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뉴욕과 버지니아,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23일 예비선거를 치르고요. 인종 차별과 관련이 있는 동상이나 조형물에 대한 철거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취업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고요? 

기자) 네. 다양한 직종의 외국인 취업을 제한하고, 이민 비자 수속을 연말까지 중단하는 조치를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발표했습니다. 지난 4월 공표한 대통령 포고령을 확대하고 시한을 연장한 건데요. 24일부로 공식 발효됩니다. 

진행자) 우선, 왜 이런 조치를 한 겁니까? 

기자) 미국민들의 일자리를 지켜주기 위한 조치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 사태 때문에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서, 미국 근로자들이 휘청거리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우리에게는 우리 시민들의 삶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이민 체계를 만들 도덕적 책무가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다시 말해, 새 일자리를 찾는데 미국인들에게 우선권을 주기 위해, 외국인 취업과 이민을 제한하는 겁니다.  

진행자) 외국인 취업 제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입니까? 

기자) 고숙련 근로자한테 주는 ‘H-1B’ 비자 발급을 동결하는 게 이번 조치의 핵심입니다. 배우자들이 대상인 ‘H-4’ 비자도 마찬가지인데요. 다국적 기업들이 외국인 임원들을 미국으로 전근시킬 때 쓰는 ‘L-1’ 비자도 동결됩니다. 아울러, 비농업 분야 임시취업용인 ‘H-2B’, 그리고 문화교류용인 ‘J-1’ 중에 일부도 포함됩니다.  

진행자) 이런 비자를 받는 직종들이 주로 어떤 분야입니까? 

기자) 첨단 기술 직종과 전문직이 주로 해당됩니다. IT(정보기술) 전문가와 개발자, 엔지니어, 그리고 의사ㆍ간호사 같은 사람들인데요. 다만, 코로나 대응에 참가하는 의료 종사자라면 이번 조치에서 제외됩니다. 또한 임시취업자 중에서도 식품 공급망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은 예외가 적용되고요. 문화교류에서도,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되는 인물이면 비자를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결국, 기술 분야에 영향이 가장 크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기술중심 기업들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구글(Google)’과 ‘페이스북(Facebook)’,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Amazon)’,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그리고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Tesla)’ 등에서 이번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술 기업들의 반응,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오늘 발표에 실망했다”고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이날(22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미국이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기술 분야 세계 선도자가 되는데, 이민이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고 덧붙였는데요. 피차이 CEO는 인도계 미국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도 같은 취지로 성명을 냈는데요. “지금 미국 경제는, 세계의 재능있는 사람들과 연을 끊어서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만들어 낼 시점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외국인 취업을 제안하는 게, 미국 경제에 오히려 안 좋을 거라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그리고 이베이(eBay) 등이 속한 ‘인터넷 연합회(The Internet Association)’가 이날(22일) 별도 성명을 냈는데요. “H-1B 소지자들이 제공하는 다양성과 성취는 오히려 우리(미국) 경제를 성장시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 발표를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H1B 소지자 규모가 얼마나 되나요? 

기자) 8만5천 명 정도 되는 것으로 경제 전문 방송 CNBC가 추산했습니다. 물론 H1-B 소지자들이 모두 기술기업에서 일하는 건 아닌데요. 기술기업들은 H1-B 인력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실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 사람들도 미국에서 계속 일할 수 없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일단, 이미 미국에 들어와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나 비자를 수속중인 경우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외국에서 비자를 신청하거나 수속하는 걸 연말까지 중단하는 겁니다. 그래서, 신규 일자리가 생길 때마다 미국인들이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정부의 의도입니다.  

진행자) 이번 조치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미국인에게 갈 수 있을 걸로 보나요? 

기자) 총 52만 5천 개 일자리를 미국인에게 우선 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측은 이날(22일) 발표문에서 “평상적인 상황이라면, 잘 훈련된 (외국인) 임시 근로자가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만, 코비드-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로 인한 비상시국에서는 미국인 근로자들의 고용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기술기업들이 아닌 곳에서는 이번 조치에 어떻게 반응합니까? 

기자) 경제계에서는 비판적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미 상공회의소가 이번 조치에 입장을 냈는데요. 코로나 사태에서 회복을 모색하는 미국 경제에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3일 미국 뉴욕 욘커스 중고등학교에서 뉴욕주 제 16연방하원의원에 출마한 자말 바우맨이 투표를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뉴욕과 버지니아 등지에서 예비선거를 치르는군요? 

기자) 네. 뉴욕과 버지니아, 켄터키,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23일 예비선거를 진행합니다. 민주ㆍ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이미 확정이 됐기 때문에, 연방 상ㆍ하원과 지역 의회 선거 등에 관심이 몰리는데요. 주요 중진 정치인들의 정치적 운명이 이번 예비선거에 달려있습니다.  

진행자) 주목할 중진 정치인, 누굽니까? 

기자)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이 대표적입니다. 민주당 소속으로 뉴욕에서 16선을 한 인물인데요. 자말 보우맨 예비후보의 거센 도전을 받으면서, 이번에 민주당 후보가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엥겔 외교위원장을 위협하고 있는 보우맨 예비후보,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교육자 출신 흑인 정치인입니다. 얼마 전까지 중학교 교장으로 일했는데요. 선거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학교를 떠났습니다. 이후 빠른 속도로 지지율을 높였는데요. 지난 2018년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알렉산드라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영향을 받아 “빈곤과 인종차별 퇴치”를 선거운동 구호로 내세웠습니다. 특히 최근 경찰 체포 과정에 흑인 사망이 잇따르면서, ‘조직적 인종 차별 철폐’가 화두로 떠오른 터라, 더욱 주목 받는 중입니다.   

진행자) 엥겔 외교위원장과 보우맨 예비후보의 지지 현황, 어떻게 비교할 수 있나요? 

기자) 민주당 내 주요 정치인과 언론의 지지 선언이 보우맨 예비후보 쪽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앞장서서 지지를 발표했고요. 대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아울러 현지 언론이자 전국적인 매체인 뉴욕타임스도 보우맨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공표했습니다.  

진행자) 엥겔 위원장 쪽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엥겔 위원장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를 확보했습니다. 아울러 막대한 선거운동 자금을 쓰면서, 방어에 나섰는데요. 이달 초까지 140만 달러를 지출해서, 보우맨 예비후보가 쓴 63만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실제 승부를 결정할, 유권자들의 민심은 어떻습니까? 

기자) 보우맨 예비후보 쪽으로 민심이 기우는 상황이라고 지역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보우맨 예비후보 측이 이달 중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41% 지지율을 기록했는데요. 31%에 머문 엥겔 위원장을 10%P 차로 앞섰습니다. 물론, 이 조사는 중립 기관이 실시한 설문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무게를 두긴 어렵습니다.  

진행자) 뉴욕 외에, 다른 지역 예비선거도 들여다보죠. 

기자) 버지니아주에서는 제4 선거구에서 민주당 소속 현역인 도널드 매캐친 하원의원이 커젤 르빈 예비후보의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르빈 예비후보는 흑인 여성 정치인인데요. 매캐친 의원은 흑인 남성입니다. 따라서, 흑인을 비롯한 소수계 유권자들의 표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지역에서 전망하는데요. 공화당의 경우, 현역 의원들이 대부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켄터키 예비선거는 어떻습니까? 

기자) 켄터키에서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를 상대할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될지 주목되는데요. 해병대 전투기 조종사 출신 여성 정치인 에이미 맥그레이스 예비후보가 앞서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종 차별 철폐’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흑인 정치인, 찰스 부커 주 하원의원이 빠른 속도로 따라잡는 중입니다.  

진행자) 이번 예비선거 결과는 언제 확인할 수 있습니까? 

기자) 지역에 따라 한 주 정도 뒤에, 최종 개표 결과가 집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 사태로 우편투표를 확대하는 등, 예비선거 진행방식을 많이 바꿨기 때문입니다.  

23일 미국 워싱턴DC 라파예트 공원에 있는 앤드루 잭슨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상에 '살인자(Killer)'가 새겨져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일부 역사적인 조형물이 철거될 상황에 놓였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경찰의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 이후, 인종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가 미 전역에서 일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사회 곳곳에 미치면서, 과거 인종 차별에 동조했거나, 인종 차별을 묘사한다는 이유로, 역사적인 인물의 동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 

기자) 네, 지난 22일 밤 시위대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 있는 앤드루 잭슨 대통령의 동상을 끌어 내리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에 서 있는 이 동상은 잭슨 전 대통령이 군복을 입고 말을 타고 있는 기마상인데요. 시위대가 밧줄로 동상을 묶어 받침대 위에서 끌어 내리려 했고요. 이에 경찰이 최루액이 든 페퍼 스프레이 등을 사용해 이들을 해산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왜 앤드루 잭슨 대통령 동상을 끌어 내리려고 한 걸까요? 

기자) 잭슨 전 대통령은 지난 1829년~1837년 재임했던 미국의 7대 대통령입니다. 군인 출신으로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20달러 지폐에도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요. 하지만, 수천 명의 인디언이 거주하던 미 남부 인디언 부족의 땅을 강제로 몰수해 수많은 인디언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으로 지목되면서, 재평가 논의가 일었습니다. 잭슨 대통령은 또 자신이 소유했던 미 남부 테네시주 농장에서 흑인 노예들을 가혹하게 처우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철거 시도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시위대가 반달리즘(vandalism), 즉 공공기물 파손으로 체포됐다며 "재향군인 기념물 보존법에 따르면 징역 10년이다. 조심하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23일에도 이들이 중형을 받을 수 있다고 비난하면서, 역사적인 기념비를 끌어 내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뉴욕에서도 유서 깊은 동상이 철거될 예정이라고요 ? 

기자) 네, 뉴욕자연사박물관 입구에 서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기마상도 철거됩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최근 "루스벨트 대통령 동상은 흑인과 원주민들이 복종적인 대상이고 인종적으로 열등하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자연사박물관이 철거를 요구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어 뉴욕시는 박물관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문제가 있는 동상을 제거하는 건 옳은 결정이고,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루스벨트 대통령의 동상은 왜 논란이 되는 겁니까 ? 

기자) 루스벨트 대통령 동상은 1940년부터 박물관의 서쪽 입구에 서 있었는데요. 말을 탄 루스벨트 대통령 옆에 아프리카인과 원주민이 서 있는 형상입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 동상에 대한 철거 요구가 일었는데요. 지난 2017년, 일부 시위자들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동상은 백인 우월주의와 식민주의의 상징이라며 피를 뜻하는 붉은 액체를 동상에 뿌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철거 논란이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군요 ? 

기자) 네, 계속 논란이 이어 오다가, 이번에 인종차별 철폐 시위가 확산하자, 박물관 측이 공식 철거 요청을 한 겁니다. 사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인종차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대통령은 아닌데요. 박물관 측도 박물관 앞에 서 있는 루스벨트 동상에 반대하는 것이지,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고요. 루스벨트 전 대통령 후손 측도 동상 이전을 지지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뉴욕시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  

기자) 역시 반대를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말이 안 된다. 하지 마라!"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좌파 세력이 미국 역사에서 의미 있는 기념물들을 훼손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반대하고 있지만, 동상 철거 움직임은 계속 확대되고 있죠? 

기자) 네, 특히 1860년대 남북 전쟁 당시, 노예제를 인정한 남부 주의 군인들이 사용한  남부연합기가 퇴출되고 있는데요. 노예제를 떠올린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또 남부연합군 사적지나 관련 인물의 동상도 철거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버지니아주는  주도 리치먼드에 있는 로버트 리 장군의 기마상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철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로버트 리 장군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군 사령관이었습니다. 따라서 흑인 사회와 시민단체들은 노예 제도를 옹호하는 군대를 이끌었던 사람을 기념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17년, 샬러츠빌 시의회가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한 뒤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샬러츠빌 시내에서 집회를 열다가 폭력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이후 미 전역에선 리 장군의 이름을 딴 도로와 학교 등의 이름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일었고요. 최근 인종차별 철폐 시위가 확산하면서 다시 관련 논의가 가열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