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 PHOTO: Abortion rights activists rally outside the U.S. Supreme Court in Washington
임신 중절 제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미국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대법원이 미시시피주의 낙태 제한법을 심리합니다. 미국에서 사실상 임신 중절 합법화 판례로 기능해온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이 시험대에 올랐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3천900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7월부터 새로운 양육 지원금이 지급됩니다. 이어서, 연방 정부 건물의 탄소 배출량을 제한하는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낙태 제한법을 심리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이 17일 미시시피주의 낙태 제한법이 타당한지 심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시시피주는 임신 15주 이후로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1심과 2심에서는 해당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나왔습니다. 미시시피주 정부 측이 이에 불복하면서 연방 대법원에까지 오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대법원의 결정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의 성향이 보수 쪽으로 완전히 굳어진 이후에 다뤄지는 첫 번째 낙태 관련 소송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낙태 문제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의 입장이 첨예하게 다른데요. 보수는 태아도 생명이라는 이유로 낙태를 반대하고 있고요. 반면 진보는 낙태는 여성의 권리라는 입장으로 낙태 허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대법관 9명 가운데 6대 3으로 보수가 절대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50여 년 전에 나온 대법원 판례가 이번에 뒤집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겁니다.   

진행자) 대법원 판례라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말하는 건가요 ?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초까지 대부분 주에서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가 불법이었습니다. 하지만 1973년, 대법원은 7대2로 낙태 금지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 그러니까 임신 23~24주가 되기 전에는 임신한 여성이 어떤 이유로든 임신 상태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스스로 내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한 겁니다. 당시 소송을 제기한 여성의 가명과 검사의 이름을 따 ‘로 대 웨이드’ 판결로 불리는데요. 이 판결은 여성의 낙태권을 개인의 기본 권리의 일종으로 인정하면서 미국에서 낙태를 최초로 합법화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법원이 다루게 될 미시시피주의 낙태법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난 2018년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시시피주 의회가 통과시킨 법인데요. 임신 15주 이후로는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다만, 의료적으로 응급한 상황이거나 태아에게 심각한 이상이 있는 경우만 예외로 하는데요. 미시시피주 산부인과 의료시설인 ‘잭슨여성건강센터’가 새 법에 항의해 미시시피주 보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이 사안을 심리하기로 했는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린 피치 미시시피주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주의 낙태제한법이 합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피치 장관은 "미시시피주 의회가 제정한 법률은 여성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주민들의 뜻과 일치"한다며, "태아를 보호하는 미시시피의 법적 권리를 수호하고 여성들을 옹호하는 일에 계속 전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낙태 반대를 주장하는 단체들은 이번 대법원의 결정을 통해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고 각 주가 낙태를 제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낙태를 지지하는 쪽에선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낙태 옹호 단체인 ‘재생산권리센터(CRR)’ 측은 성명에서 만약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힌다면, 20여 개 주가 낙태를 전면 금지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심리를 바로 시작하는 겁니까?  

기자) 오는 10월에 시작하는 다음 회기에서 본 사안을 다룰 것으로 보이고요. 최종 결정은 내년 봄이나 여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로 대 웨이드’ 사건 이후로 대법원에서 낙태에 관해 다룬 적이 전혀 없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여러 차례 있었는데요. 지난해 6월에는 루이지애나주의 낙태 제한법 관련 소송을 다뤘습니다. 당시 대법원 구성은 5대4로, 보수가 우위였지만, 루이지애나주 법을 위헌으로 규정했는데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 의견에 가세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던 겁니다.   

진행자) 루이지애나주 낙태 제한법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낙태 시술을 할 수 있는 의사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인데요. 결과적으로 주에 있는 낙태 허용 진료소 숫자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법이었는데요. 연방 대법원은 여성이 루이지애나주 내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시행 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관은 당시 왜 루이지애나주의 낙태법을 위헌으로 봤던 걸까요?  

기자) 당시 로버츠 대법관은 보충 의견에서 ‘기존의 선례를 따른 결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낙태 제한을 평가하는 데 있어 좀 더 완화된 기준을 두자고 제안했는데요. 앞으로 소송에서는 낙태를 제한하는 쪽으로 판결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대법원의 구성이 6대 3으로 보수가 절대 우위인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루이지애나 낙태법 판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루이지애나 법을 합헌이라고 판단했었는데요. 이번에도 합헌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요. 그리고 지난해 9월 타계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도 합헌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럿 대법관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임신 중절권에 대해 강력히 반대 목소리를 내왔고요. 배럿 대법관이 지명됐을 때부터 진보 쪽에서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여러 주에서 낙태를 제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2008년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은퇴한 이후 공화당이 주 의회를 장악한 일부 주에서 낙태를 제한하는 법이 많이 나왔습니다. 지난 1992년에 연방 대법원이 여성 낙태 권리를 다시 인정했을 당시, 케네디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 합류했었습니다.  

진행자) 낙태에 대한 대통령들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을 임명하면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는데요.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낙태를 금지하는 가톨릭교 신자이지만, 낙태 권리 확대를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마스크를 슨 채 생일파티를 하는 어린이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오는 7월부터 새로운 양육 지원금이 지급된다고요? 

기자) 네.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오는 7월부터 새로운 지원금을 받게 됩니다. 양육비 세액 공제(child tax credit)를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재무부가 17일 발표했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언급했습니다. “이번 세액 공제 조치는 미국 노동자들과 근로 가구,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준다”고 강조했는데요. 그 메시지는 바로 “도움이 여기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치가 어떤 근거로 시행되는 건지, 먼저 짚어보죠. 

기자) 지난 3월 발효된 1조 9천억 달러 규모 코로나 피해 보전 관련 경기 부양책에 따른 조치입니다. 가계에 여유 자금을 넣어주고, 시중에 돈이 돌도록 하는 정책이었는데요. 이에 따라, 고소득층을 제외한 주민 1인당 최고 1천400 달러씩 현금을 지급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양육비 세액 공제 혜택을 확대하도록 규정했는데요. 7월부터 집행한다고 이번에 발표한 겁니다.  

진행자) 양육비 세액 공제 혜택을 얼마나 확대한 겁니까? 

기자) 기존에는 공제 한도가 연간 2천 달러였는데요. 부양책에서는 6세 미만 자녀가 있을 경우 최고 3천600달러로 높였습니다. 6세부터 17세 자녀는 연간 최고 3천 달러인데요. 1년 동안 이런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이 내용을 2021년 소득세 정산에 미리 반영해서, 그 차액을 현금으로 선지급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구체적으로 가구당 얼마씩 받게 되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6세 미만 자녀가 있으면 1인당 월 최고 300달러를 받게 됩니다. 6세부터 17세까지 자녀의 경우 최고 250달러인데요. 예를 들어 5살과 13살짜리, 이렇게 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매달 550달러를 현금으로 받고요. 여기에 17살 자녀가 한 명 더 있다고 치면, 자녀 세 명 몫으로 총 800달러를 받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7세까지 아이가 있는 가정은 모두, 이런 돈을 받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고소득층은 제외되는데요. 그렇더라도, 미국 내 어린이와 청소년의 88%가 지급 대상이라고 재무부가 밝혔습니다. 약 3천900만 가구에 해당하는데요. 전액 지급받을 수 있는 기준선은 부부 합계 연간 소득 15만 달러입니다. 그보다 소득이 많은 가정은 단계적으로 수급액이 줄어드는데요.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 매월 15일에 지급됩니다.  

진행자) 7월부터 12월까지면 6개월이니까, 1년 동안 적용하도록 한 혜택의 절반만 받게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나머지 절반은 일괄 지급됩니다. 내년에 각 가정이 소득세를 정산할 때 부양가족 공제 항목을 통해 환급받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해, 각 가정에서 할 일은 뭔가요? 

기자) 따로 할 일은 없다고 재무부가 밝혔습니다.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7월부터 해당 가구들에 돈이 들어가는 건데요. 대부분의 경우, 국세청(IRS)에 이미 등록된 은행 정보를 활용해 지원금이 계좌 이체되고요. 관련 정보가 부족한 가구는 주소지로 수표를 발송하게 됩니다. 이번 사업에 관한 문의 사항 등을 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구성하고 있다고 재무부가 17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치에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기자) 사회 복지 전문가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아동 빈곤율이 절반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주요 언론에 밝혔는데요. 경제계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부양책 실시 이후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상태인데, 더 많은 자금이 공급되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건데요. 정부 재정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관련 자금으로 연간 최고 1천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지금은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라고 바이든 행정부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양육비 세액 공제 확대를 연장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데요. 1조8천억 달러 규모 복지 투자 정책인 ‘미국 가족 계획(American Families Plan)’에 관련 항목을 담았습니다. 양육비 공제 확대를 2025년까지 이어가도록 규정했습니다. 

10일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연방 정부 건물의 탄소 배출량을 제한한다고요? 

기자) 네. 연방 정부 소유 건물과 주택 등에 새로운 환경 기준을 도입합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건물 성능 표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17일 백악관이 발표했는데요. 알리 자이디 백악관 기후담당 부보좌관은 “건물이 가진 엄청난 잠재력이 자주 간과된다”면서 “정부 전체가 이 기회를 향해 접근하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기회를 향해 접근한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오는 2035년까지, 탄소 배출이 전혀 없이 전기를 만드는 ‘100% 청정 전력’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는데요. 의회의 승인도 필요 없는 사안이라, 관계 부처들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모범을 보여, 민간에서 따라오게 하는 목적이 있다고 주요 매체들이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처들이 이 일에 관여하고 있습니까? 

기자) 에너지부가 주요 사업을 이끌고요. 환경보호청(EPA)과 조달청(GSA) 등이 각 기관 간의 협력을 조율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설명했습니다.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연방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향한 수단과 방법들(의 진전 상황)을 추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연방 정부 건물에 도입하려는 ‘건물 성능 표준’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아직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탄소 배출 수치에 관한 “계산법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며, 진전 상황을 추적할 수 있는” 규정들이 담길 것이라고 백악관이 설명했는데요.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총면적 1억8천600만 sqft에 달하는 연방 정부 소유 건물이 대상입니다. 백악관은 이와 별도로, 친환경 에너지 정책 두 가지를 이날(17일) 소개했습니다.  

행자) 백악관이 소개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 두 가지, 어떤 건가요? 

기자) 하나는 난방 기구 등에 ‘에너지스타(Energy Star)’ 기준을 새로 만드는 것입니다. 에너지스타는 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공산품을 인증하는 제도인데요. 탄소 배출 규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하나는 업계 장려책인데요. 탄소 배출 저감 기술 개발에 대규모 지원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이렇게 환경 정책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는 세계적인 현안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당시부터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국제 공조 노력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취임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주요 국가 지도자들을 원격 초청해 기후정상회의도 열었는데요. 당시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고 밝히면서,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