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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코로나 환자수 세계 최다…코로나 위험으로 불법이민자 석방


26일 미국 뉴욕시에서 의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를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다.
26일 미국 뉴욕시에서 의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를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8만 명을 넘어,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아졌습니다.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고요. 추방재판 중인 불법이주자 10명이, 코로나 위험 때문에 수감시설에서 풀려난 소식, 또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활동에 경찰들이 투입되고 있다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네. 26일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서,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총 8만2천여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써, 약 8만1천 명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됐는데요. 27일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이날 현재 미국은 확진자 수가 9만 명이 넘고요. 2위인 중국은 8만2천 명 가까이 됩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지로 알려진 중국보다, 미국의 감염 사례가 더 많아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발표하는 수치가 어느 정도나 정확한지 의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긴 한데요. 공개된 수치로 봤을 때 미국은 26일 오전까지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3위였습니다. 그런데 이날(26일) 하루 동안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겁니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감염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앞서, 사망자 수도 1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 어디가 가장 많습니까?

기자) 뉴욕주에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27일 현재 약 3만9천 명인데요. 2위인 뉴저지주의 약 6천800명의 6배에 달합니다. 뉴욕이 인구가 많기도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인 점도,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2위인 뉴저지는 뉴욕과 인접한 곳입니다.

진행자) 뉴욕과 뉴저지 다음으로는 어디인가요?

기자) 그 다음은 서부 해안에서 확진자가 많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약 4천 명, 워싱턴 주에서 3천300여 명인데요. 이들 지역도 국외를 오가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진행자) 다른 곳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루이지애나주에서 감염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내 감염자 확산의 새로운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26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 510명이 보고됐습니다. 사망자도 이날 18명이 나왔는데요. 이 중에는 17세 청소년도 있어서,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중입니다.

진행자) 그 정도면, 다른 주보다 훨씬 많은 건가요?

기자) 루이지애나의 총 확진자는 전체 50개 주 가운데 9위입니다. 27일 현재 2천300여 명인데요. 하지만, 인구 대비로 따지면 미 전역에서 최상위권이 되고요. 사망자 비율은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존 벨 에드워드 주지사는 이날(26일) 전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출을 삼가고,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제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전국적인 방역과 처치 대책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기자) 각 주 정부와 시청 등에서 이미, 대부분의 외부 활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필수 업종을 제외한 사업체들이 대면 영업을 중단했고요. 주 방위군이 투입돼 방역과 감염자 처치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의 지원 작업도 진행 중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들어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을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중대 재난지역’의 의미는 뭡니까?

기자) 연방 정부 물자를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게 핵심입니다. 얼굴에 쓰는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보호복 같은 것들이 현지에서 부족한 실정인데요. 연방 정부가 이런 것들을 공급하고요.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병상도 설치합니다. 또한, 국방부가 병원선도 투입했는데요. 서부 해안에서는 미 해군 ‘머시(Mercy)’함, 동부 해안에서는 ‘컴포트(Comfort)’함이 작전을 개시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곳에서는 연방 정부 지원이 어떻게 진행 중입니까?

기자) 각 주 정부와 지역 당국에 지원금 등을 투입하게 됩니다. 25일 연방 상원을 통과한, 2조 달러 규모 경기 부양안에 삽입된 내용인데요. 앞서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관련 법안이 27일 하원에서도 통과됐습니다. 이날(27일) 오전 회의를 소집한 하원은 토론이 끝난 뒤 구두표결로 법안을 처리했는데요. 이제 법안은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이 넘어오는 대로 서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시행에 들어가게 될 부양안에 주 정부와 지역 당국을 지원하는 외에, 또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중ㆍ소 자영업과 대기업들에 긴급 대출을 지원하는 기금이 들어있습니다. 영업 중단 중에 유지비 등으로 쓰도록 하는 건데요. 미국민들의 가장 관심을 끄는 조항은 개별 현금 지급입니다. 개인 소득 연 7만5천 달러 미만, 부부합산 소득 15만 달러 미만이면, 1인당 1천200달러 수표를 연방 정부가 보내주는 건데요. 26일 정부 합동 대응조직 브리핑에서, 시행 일정이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개별 현금 지급 시행 일정, 어떻게 됩니까?

기자) “앞으로 3주 안에 사람들이 수표를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밝혔습니다. 대부분 소득세 정산 계좌에 직접 입금(direct deposit)해주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우리(정부)는 사람들의 호주머니에 즉시 돈을 넣어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미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막중한 희생”에 크게 감사하고 있다고, 26일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실업수당 청구가 급증하고, 많은 사업체가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현실을 극복할 대책이, 정부에 있나요?

기자) 의회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번창하고 성장하는 경제로 다시 일어설 것을 몇 주 전에 약속한 바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위해, 하원이 관련 부양안을 “지연 없이 통과시켜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에 적발된 엘살바도르 출신 불법이주자들이 본국 송환을 위해 공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에 적발된 엘살바도르 출신 불법이주자들이 본국 송환을 위해 공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 때문에, 수감 중인 불법 이주자들을 풀어줬다고요?

기자) 네. 수감중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놓인 불법 이주자들을 즉시 풀어주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습니다. 26일, 애널리사 토레스 뉴욕시 연방 판사가, 뉴저지 카운티 구금시설 수감자 10명을 대상으로 이렇게 결정했는데요. 코로나 사태 관련 최대 규모 가석방 조치여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판사가 이렇게 결정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들이 구금시설에 남아있으면, 극도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맞게 될 것이고, 사망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토레스 판사는 결정문에 명시했습니다. 교도소나 구치소가 바이러스 확산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데 따른 판단인데요. 이에 따라 토레스 판사는, 해당자들의 구속 판결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수감자들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일 텐데, 왜 10명만 풀어준 겁니까?

기자) 해당자들은 기저 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인데요. 노약자와 기저 질환자의 코로나 감염 위험이 훨씬 높다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앞서 경고한 바 있습니다. 특히, 구금시설에는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수용돼 있기 때문에, 기저 질환자들의 감염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해왔습니다.

진행자) 해당자 10명은 왜 구금시설에 들어가 있던 건가요?

기자) 각각 불법 이주 관련 사유로, 추방재판을 받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번 가석방 조치와는 상관없이,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인데요. 불구속 상태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수감중인 다른 불법이주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진행자) 현재 수감 중인 불법 이주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약 4만 명 정도가 미국 전역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민자 권리 옹호 단체들은, 가석방 조치를 확대하라고 요구하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4만 명 수감자의 대다수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욕시 연방 판사는,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기자) 해당자 10명 외에, 다른 수감자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다만, 이민 단속 당국의 코로나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는데요. 당국의 조치는 “수감자들을 (감염에서) 효율적으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ICE가, 기저 질환자들을 비롯한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절차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6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경찰관들이 주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도록 계도하고 있다.
26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경찰관들이 주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도록 계도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미국인의 생활 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요. 경찰관들의 임무에도 변화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치안을 유지하고, 각종 사건 사고에 투입됐던 경찰관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각 주와 시 차원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진 조처를 주민들이 잘 따르는지 감시하고 또 단속하는 역할을 경찰이 주도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임무를 하는 겁니까?

기자) 예를 들어, 확진자가 많이 나온 뉴욕시에서는 공원에 사람들이 모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 경찰들이 거리 농구장의 골대 해체 작업에 들어갔고요. 뉴저지주에선 대규모 모임 금지 조처를 어긴 결혼식을 경찰이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또,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자택 대기령’을 어긴 사람들을 신고할 수 있는 경찰 핫라인(hotline), 직통 전화도 개설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경찰의 역할이 더 확대된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리낌 없이 어울리는 미국인들에게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 그러니까 서로 약 2m 거리두기는 사실 미국인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생활 방식인데요.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뉴욕에선 사람들이 늘 북적이고 줄도 서고 가까이 지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임무에는 경찰뿐만이 아니라 공원 경비원, 소방대원들도 동원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욕은 미국의 최대도시답게 늘 많은 사람으로 붐비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타임스스퀘어’ 광장 행사처럼 대규모 인파가 모이던 행사에서 경찰이 하는 일은 질서 유지였는데요 이제는 거리나 시내 곳곳을 순찰하면서, 모여있는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있습니다. 뉴욕에선 야외에서 혼자 걷거나 달리기를 하는 건 괜찮지만, 단체 운동이나 모임은 금지됐기 때문인데요. 경찰들은 또 식당과 술집들이 포장이나 배달 주문만 가능하게 한 지침을 잘 따르고 있는지도 단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경찰이 이런 활동을 벌이는 걸 보면 아직 당국의 규정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1천700개에 달하는 공공 농구장의 일부 골대를 제거하기 시작했고, 이번 토요일부터 시내의 모든 놀이터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들은 순찰을 하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촉구하는 안내 방송을 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진행자) 경찰의 이런 단속 활동으로 처벌된 사람들도 있습니까?

기자)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뉴저지주에선 대규모 모임을 위반한 혐의로 3명을 기소했고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선 최근 369개 업체에 관한 규정 위반 심사를 한 후 첫 번째 소환장을 발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공권력을 활용하고 있는데 미국 경찰들의 임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떤 수준일까요?

기자) 확진자가 급증한 이탈리아의 경우 당국의 느슨한 조처가 원인으로 지목됐고요. 중국의 경우 강압적인 감시와 조처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미국에선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는 선에서 순찰 활동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시 경찰 당국은 코로나 대응 활동에 대해, 사람들이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교육적인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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