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뉴욕 브루클린의 묘지에서 장례식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시신이 놓인 관 앞에 서 있다.
지난 9일 뉴욕 브루클린의 묘지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망자 시신이 안치된 관 앞에 서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어선 소식에 이어,  법원에서 재판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 이야기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2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아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중에 경제활동 정상화를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당국자들의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미국 전역에서 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11일 저녁 이같은 수치를 기록해, 세계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던 이탈리아를 앞섰는데요.  

미국 내 사망자는 일요일이었던 12일에도 계속 늘어, 13일 오전 현재 2만 2천 명이 넘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하루 동안 사망자가 2천 명가량 더 늘어난 건데요. 최근 나흘 동안 매일 2천 명 꼴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일 사망자 2천 명이 나온 것은 미국이 최초로, 어느 나라보다 속도가 빠른데요.  

다만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따지면 이탈리아보다 낮습니다. 이탈리아는 전체 인구가 6천만 명 정도라, 10만 명당 31명 꼴인데요. 3억2천800만 인구의 미국에서는, 10만 명당 6명 꼴입니다. 미국의 사망률은 이탈리아의 5분의 1 수준인데요. 미국 내 전체 확진자 수는 13일 오전 현재 5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미국 내 사망자가 이렇게 연일 큰 숫자로 늘어나는 것은, 조만간 국가 경제를 정상화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에 ‘불길한(ominous)’ 징조라고 워싱턴포스트가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다음 달 1일까지 대부분 업종의 영업을 재개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는데요. 12일 트위터에 올린 부활절 영상 메시지에서 이같은 구상을 재확인했습니다. 부활절은 기독교 축일이자, 미국의 주요 명절인데요.  

“이번(부활절 예배)엔 우리가 교회에 나란히 앉지 못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soon) 다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주요 당국자들도 경제와 사회활동을 조만간 정상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는데요.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12일 ABC ‘디스위크(This Week)’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1일 정상화 목표에 희망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이 코로나 사태의 “정점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분석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조심스러운 입장도 밝혔습니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바이러스 확산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단위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경제활동 정상화 여부는 “공공의 안전과 미국민들의 안녕이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어떤 면에선 다음 달에 (국가 경제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런 예측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단언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다음 달에 주요 사업장들이 다시 문을 열도록 할지가 첨예한 관심사가 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내 임기 중 가장 큰(중요한) 결정”이 될 것이라며, 혼자 판단하지는 않겠다고 지난 10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이 문제를 다룰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보건ㆍ의학계 전문가들과 경제인들의 이야기까지 두루 듣고,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상화 일자도 다음 달 1일로 못박지는 않겠다며, 유연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나라가 건강할 것이라고 확인될 때까지는 (정상화와 관련된) 아무 조치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뉴욕 시내 각급 공립학교들을 남은 학기 동안 계속 문 닫게 하겠다고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11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뉴욕시의 1천800여 개 학교가 여름방학 때까지 계속 대면 수업을 할 수 없게 됐고요. 110만여 명의 학생이 원격 수업 등으로 학사 일정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 대법원. (자료사진)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미국 법원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각종 재판이 연기되거나 기각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로 인해 공공장소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이 금지됐습니다.   

이 같은 조처로 미국 전역의 법원도 전례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법정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미 전역의 법원들이 피고와 원고가 직접 출석하는 재판을 연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판사들 가운데는 대배심 심리를 중단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배심제는 형사 재판 과정의 일환으로,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대배심이 법정에서 검사와 증인의 의견을 청취한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겁니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법정에 출두하는 것이 불가피한데요. 일부 판사는 대배심 재판을 진행하긴 하되, 배심원들이 서로 약 2m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조처하고 있습니다.   

또 검사들이 중요도가  떨어지는 사안에 대해선 기소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재판을 연기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원격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판사들도 있습니다. 전화나 영상 통화를 통해 의견을 청취하는 건데요. 하지만 제대로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아 원격 청취가 힘든 법원들도 있습니다.   

판사들은 법으로 허용하는 기한을 넘어 재판을 연기할 수 있도록 비상 권한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피고가 법정에 서야 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데 이를 더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처는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피고들이 재판을 받기까지 더 오랜 시간 감옥에 머물러야 하는데, 이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원래 영장 없이 체포된 피의자는 48시간까지 억류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피의자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탄원을 할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이 기간이 훨씬 늘어 일주일 동안 갇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 남부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에도 법원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수천 명의 사람이 정식 기소 없이 몇 달간 수감됐었는데요. 이런 상황이 이번에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형사 소송에 비해 민사 소송은 재판이 더 지연되면서 사실상 거의 중단된 상황입니다.   

최근 시카고 연방 지방법원의 스티븐 시거 판사는 요정과 유니콘 그림 사용과 관련해 한 라이선스 회사가 요청한 긴급 사용 금지 명령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시거 판사는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가 진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데, 해당 건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검사들은 물론 재판을 준비하는 변호사들도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변호사들의 경우 의뢰인을 면회하러 가야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직접 방문하는 대신 전화 통화로 면회가 이뤄지다 보니 재판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겁니다.   

보스턴에서 활동하는 윌리엄 이젠버그 변호사는 AP 통신에, 자신의 안전과 의뢰인의 안전, 그리고 법적 권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또 변호인이 어려움을 무릅쓰고 재판 준비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재판이 늦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판이 연기되면서 범죄 피해자들 역시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지난 2017년, 미네소타주의 이슬람 사원에 파이프 폭탄을 투하한 일리노이 민병대 지도자, 마이클 하리 씨에 대한 재판도 연기됐습니다.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는 해당 재판은 오는 7월 말로 다시 잡혔습니다.   

폭탄 공격을 받은 이슬람 사원 측은 AP 통신에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지역 공동체가 속히 보기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안전이 지금은 더 큰 문제인 만큼,  재판이 연기되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코로나 사태가 안정된 이후, 법정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법정이 다시 문을 열면 이때까지 다루지 못했던 소송에 더해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새로운 소송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면서 소송 정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