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의 장벽 옆에서 미군들이 미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의 장벽 옆에서 미군들이 미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이 국경 예산으로 긴급하게 45억 달러를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백악관은 남부국경에서 발생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예산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준 새 이사 후보로 거론됐던 경제평론가 스티브 무어 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버지니아주 법원이 남부연합 관련 동상을 철거하려는 조처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백악관이 연방 의회에 국경 관련 예산을 추가로 요청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백악관이 1일 연방 의회에 국경 예산으로 45억 달러를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이 가운데 33억 달러는 인도주의적 구호, 11억 달러는 국경 작전을 위한 예산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2020 회계연도 국경 예산으로 연방 의회에 요청한 액수가 얼마였죠?

기자) 백악관은 이미 약 80억 달러를 요청한 바 있는데, 여기에 추가로 45억 달러를 요청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올해 초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서 따로 60억 달러를 확보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국경 관련 예산을 더 요청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러스 버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대행은 연방 의회 지도부에 국경 상황이 나날이 심각해진다면서 국경으로 몰려드는 사람들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연방 정부가 대응하기가 너무 벅차서 그렇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경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일단 미국에 들어오려고 국경에 도착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국토안보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사이에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가 잡힌 사람이 36만 명이 넘었는데요. 이건 전 회계연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만7천 명이 더 많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거의 두 배가 늘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속도라면 2019 회계연도에 국경에서 잡히는 사람이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다가 전에는 남자 혼자 잡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혼자 있는 아이나 가족이 크게 늘어서 더 문제입니다. 특히 국경에서 혼자서 잡힌 아이 수는 전 회계연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늘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렇게 사람이 많아져서 연방 정부가 이들을 관리하기가 버겁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단 국경에서 체포한 사람들을 시설에 수용해야 하는데, 수용시설이 크게 부족합니다. 현재 하루에 성인 4만5천 명 이상을 수용해야 하는데 현 예산으로는 약 4만3천 명만 수용할 수 있답니다. 백악관은 1일 추가로 요청한 예산 가운데 3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서 일일 수용 인원을 5만1천 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진행자) 수용소가 좁아서 사람이 많으면 이런저런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람들을 수용소에 넣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수용소 안에서 잘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요. 또 이민 관련 신청도 처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비용도 들어가고 신경 쓸 게 많아지는데요.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거주 환경이 열악해지고 민원 처리도 늦어지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요청에 연방 의회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이 위원장인 하원 세출위원회 쪽에서는 관련 요청을 검토하겠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연방 의회가 백악관 요청을 그대로 들어줄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현재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국경 예산 증액, 특히 국경장벽 건설이나 수용소 증설에 부정적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수용소 증설에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민주당은 불법이민자들을 잡아서 수용소에 구금하는 것보다는 일단 풀어주고 나중에 이민법정이 이들의 미국 거주자격을 결정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정책에 강하게 반대하죠?

기자) 맞습니다. 일단 미국 안에서 풀어주면 나중에 이민법정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합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토안보부에 메모를 보내서 불법월경자들이 망명을 신청하는 것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이민법정 심리를 6개월 안에 끝내는 방안이 담긴 규정을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트위터에 민주당이 연방 정부가 추진하는 국경 보안 강화에 반대한다고 비난했는데요. 연방 의회가 백악관의 국경 예산 추가 요청을 받아들일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는 백악관이 요청한 예산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이 요청한 건 말 그대로 요청이지 법적인 구속력이 없습니다. 연방 의회는 이걸 그저 참고만 하는데요. 미국에서 예산 책정은 전적으로 연방 의회 권한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1일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1일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에서 1일 중요한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가 열렸는데,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미국 기준금리는 2.25%에서 2.5% 사이로 변동이 없습니다. 연준 산하인 FOMC는 경제 성장이나 고용, 물가, 그리고 국제 무역과 관련한 연준 정책을 세우는 곳입니다. 

진행자) FOMC가 기준 금리를 동결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연준은 고용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경제 활동이 튼튼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물가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가 떨어지면서 물가상승률이 2% 아래로 하락했다면서 이런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연준은 세계 경제와 재정 상황, 그리고 좀처럼 오를 기세가 없는 물가를 봐서 인내심을 가지고 향후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내심을 가지겠다는 건 당분간 금리를 조정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기자) 맞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회의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조정할 중요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과는 다른 말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려서 상승세를 탄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는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1%만 내리면 미국 경제 성장율이 로켓처럼 솟구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연준은 올해 들어서 금리를 한 번도 올리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은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약간 둔화하는 모습이 보이자 올해 들어서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금리를 내려서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없고,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경기를 진정시켜야 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엔 또 공석인 연준 이사 지명에 관심이 많은데, 이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별 진척이 없습니다. 연준 이사 자리가 2명이 비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사람을 지명해야 하는데 하마평에 오르던 사람들이 모두 사퇴했습니다.

진행자) 이름이 거론됐던 사람이 누구였죠?

기자) 네. 전 기업 최고경영자인 허먼 케인 씨, 그리고 경제평론가인 스티브 무어 씨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케인 씨가 스스로 물러났고요. 2일에는 무어 씨도 연준 이사 지명을 포기했습니다. 케인 씨는 경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다가 과거에 불거진 성추행 의혹 탓에 결국 낙마했습니다. 그리고 무어 씨도 과거에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글을 써서 구설에 오르면서 지명 여부가 불확실했는데, 결국 스스로 포기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버지니아주 법원이 샬러츠빌시에 있는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철거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주 순회법원 리처드 리 판사가 샬러츠빌시 공립공원에 있는 로버트 리 장군과 토머스 스톤월 잭슨 장군 동상을 철거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최근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동상이 세워진 로버트 리 장군과 토머스 스톤월 잭슨 장군은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미국 역사에서 아주 유명한 군인들입니다. 리 장군은 미국 남북전쟁 기간 남부군 총사령관이었고요. 잭슨 장군은 남부군의 유명한 지휘관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두 사람은 남북전쟁 기간 노예제도를 옹호한 남부연합을 상징하는 사람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남부연합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논란이 되자 샬러츠빌시 의회가 지난 2017년 2월에 인종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는데요. 그러자 이 조처를 막아달라는 소송이 제기된 겁니다.

진행자) 샬러츠빌시가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이해에 큰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동상 철거에 항의해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이해 8월 12일 샬러츠빌시에 있는 버지니아대학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맞선 시위자들과 부딪히면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고요. 1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35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당시 이 사건이 미국 안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양쪽에 매우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을 키웠는데요. 그런데 이 집회에서 불상사가 나자 샬러츠빌시 의회는 리 장군 동상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토머스 스톤월 잭슨 장군 동상까지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시 당국은 두 동상을 경매에 올려서 매각할 계획이었는데, 소송 때문에 이를 집행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주 법원 판사가 동상 철거를 막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버지니아 주법이 ‘전쟁 기념물(war memorials)’을 없애거나 변형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는데, 두 동상이 전쟁 기념물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재판에서 샬러츠빌시 당국은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동상 철거가 합당하다는 두 가지 근거를 댔습니다. 두 동상이 전쟁 기념물이 아니고 제도화된 인종주의를 기념하는 물건이라는 겁니다. 또 이게 전쟁 기념물이라고 해도 지난 1904년에 만들어진 관련 법 조항이 버지니아 내 카운티에만 적용되고 시 단위에서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시를 포괄하는 상위 행정구역을 카운티라고 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판사는 시 당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 순회법원 리처드 무어 판사는 두 동상이 리 장군과 잭슨 장군뿐만 아니라 남북전쟁에 참여한 병사들도 기념하는 형상물이라 법의 보호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동상을 건립한 목적이나 동상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은 건 맞지만, 두 동상은 분명 전쟁 기념물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진행자) 소송 대상이 된 두 동상은 언제 세워진 겁니까?

기자) 리 장군 동상은 1921년, 그리고 잭슨 장군 동상은 1924년에 세워졌습니다. 버지니아 같은 미국 남부에서 백인 우월주의가 만연하던 시절이죠. 돈을 댄 사람은 자선사업가인 폴 매킨타이어 씨였는데요. 그의 아버지는 남북전쟁 기간 노예를 많이 소유했던 사람이었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은 이제 마무리된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무어 판사가 결정해야 할 항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판결에 인용된 버지니아주 법은 1904년에 제정됐고요. 1997년에 개정되면서 카운티 외에 시에 있는 전쟁 기념물도 적용 대상에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샬러츠빌시 당국은 두 동상이 법이 개정된 1997년 이전에 세워졌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개정된 법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적용할 수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무어 판사는 이런 주장에 결론을 내야 하는데요. 그런데 어떤 판결이 나오든 해당 소송이 주 대법원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