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법 이민자 가족의 격리를 막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법 이민자 가족의 격리를 막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자녀 격리 정책을 철회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문자를 주고받았던 미 연방수사국(FBI) 고위 관리가 본부 건물에서 퇴거 조치됐습니다. 아시아계 학생들이 하버드 입학 사정 과정에서 차별 받고 있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 사람들을 자녀와 격리하는 조처를 놓고 비난 여론이 거센데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불법 이민자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At the same time, we have compassion…”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는데요. 국경을 강화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연민도 느낀다면서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의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선제적인 조치로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행정명령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가족이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오다 체포될 경우, 온 가족을 함께 구금하도록 했는데요. 구금 기간이 며칠이나 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또 자녀를 동반한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행정명령 내용을 보면,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형사 기소한다는 무관용 정책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20 아침까지만 해도 행정부 정책을 옹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행정부는 법을 제대로 이행할 뿐인데, 언론이 부정적으로만 보도한다며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현 사태를 계속 민주당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are having a lot of problem…”

기자) 민주당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건데요. 민주당이 어떤 법안에도 표결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인다며 비판했습니다. 또 민주당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열린 국경’을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미국의 이민법이 세계에서 가장 형편없는데, 민주당이 법 개정에 협조하지 않고 방해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생각을 바꾼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자) 국내외에서 행정부 조처를 비난하는 여론이 점점 거세졌기 때문입니다. 민주당과 인권단체는 물론,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기업도 항의하고 나섰고요,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국가가 가슴으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또 공화당 의원들 역시 행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상, 하원에서 가족이 헤어지는 걸 막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방위군 철수 얘기까지 나왔죠?

기자) 네, 뉴저지와 델라웨어, 뉴욕 등 동부 여러 주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에 반발해 주 방위군 병력을 국경 지대에 배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민주당 주지사뿐만 아니라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주지사까지 이런 움직임에 동참한 겁니다.

진행자)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병력 규모가 워낙 작아서 사실 실질적으로 큰 영향은 없다고 하는데요. 정치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습니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국경 강화를 위해 주 방위군을 파견해달라고 각 주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이렇게 부모와 자녀가 격리되는 사태가 일어난 건지 알아보죠.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형사 기소한다는 무관용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형사 기소되는 사람은 구치소에 가게 되는데, 그럴 경우 아이들은 함께 구치소에 넣지 않고 다른 보호 시설에 보냅니다. 하지만 단순히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을 국경에서 자녀와 격리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문제에 대한 일반 미국인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1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28%만이 이 같은 조처를 지지한다고 답했고요, 그 두 배에 달하는 57%가 자녀 격리를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20, 의회 지도자들을 만났는데, 전날(19)에는 하원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을 만났는데요. 이번 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인 두 개 법안에 대해 모두 지지를 나타냈다고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이 밝혔습니다. 국경장벽을 건설하고 법의 허점을 해결하며, 비자 추첨제도를 폐지하고 이른바 연쇄 이민을 막고, 가족 단위 구금과 추방을 허용함으로써 자녀 격리 문제를 해결하는 법안을 지지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보수 세력이 발의한 법안과 공화당 지도부가 주도한 타협안, 현재 가지 법안이 하원에서 논의되고 있는데요. 지난 15,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타협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해 혼란이 일지 않았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의원들이 만족했는지 모르겠네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법안을 지지한다는 건지 확실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들리는데요. 하지만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클 매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이 훌륭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매컬 의원은 밥 굿라티 하원 법사위원장과 함께 좀 더 보수적인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는데요. 대통령이 이 법안을 1천% 지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두 가지 법안 가운데 타협안을 21일 중에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 로고.
미 연방수사국(FBI) 로고.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번째 소식입니다. 연방수사국(FBI) 고위 관리가 본부 건물에서 강제 퇴거됐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누구 얘기입니까?

기자) 네, 피터 스트럭 부국장보 얘기인데요. FBI의 징계 절차에 따라서 지난 15일, 워싱턴 D.C.에 있는 본부 건물에서 퇴거됐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는데요. VOA가 스트럭 씨의 변호사에게 문의한 결과,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스트럭 씨는 어떤 사람입니까? 퇴거 조치를 당한 건지요? 

기자) 스트럭 씨는 지난 2016년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조사를 이끌었는데요.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팀에 포함됐다가 나중에 제외됐습니다. 스트럭 씨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특검 팀에서 나온 뒤에는 어떤 일을 맡았습니까?

기자) 네, 인사부에 임시로 배치돼 있었는데요. 법무부 감찰실은 지난 14일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스트럭 씨가 내연 관계였던 FBI 변호사 리사 페이지 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걸 막겠다고 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감찰실이 클린턴 이메일 수사 결과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죠?

기자) 맞습니다. 수사관들의 정치적인 편향성이 이메일 수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스트럭 씨의 이런 성향이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는데요. 당시 FBI는 클린턴 전 장관이 경솔하긴 했지만, 기소할 정도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스트럭 측은 이번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담당 변호인인 에이튼 골맨 씨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스트럭 씨가 계속 근거 없는 공격을 받고 있고, 정치적 게임과 부적절한 정보 유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정치적 압력 없이 제대로 징계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재학생이 교내에서 폰을 보며 걷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소재한 하버드 대학교 앞에서 학생이 폰을 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하버드라면 미국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꼽히는 곳인데요. 하버드대학교가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한다는 자료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 Students for Fair Admissions, Inc)’이란 단체가 지난 15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 법원에 제출한 자료인데요. 아시아계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하버드대 입학 사정 과정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기 전에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이 어떤 단체인지 먼저 알아볼까요? 

기자) 네, 학생과 학부모 등 2만 명을 회원으로 둔 비영리 단체인데요. 대학 입학 사정 과정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헌법에 어긋난다고 보고,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2014년, 하버드대가 인종이나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을 위반했다며 하버드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하버드대가 어떤 식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한다는 겁니까?

기자) 네, 하버드는 입학 사정 과정에서 지원자들을 학업 성적과 특별활동, 운동, 개인적 특성 등 크게 4개 항목으로 나눠서 평가하는데요. 1등급부터 6등급까지 점수를 매기는데 1등급이 가장 높은 겁니다. 그런데 2010년에서 2015년에 하버드대에 지원한 학생 16만 명의 기록을 분석해 봤더니요, 아시아계 학생들은 학업 성적과 특별활동에서 타인종 학생들보다 훨씬 점수가 높았지만, 합격률은 이에 못 미쳤다고 이 단체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를 좀 들여다보죠. 

기자) 네, 조사 결과, 아시아계 학생들 가운데 60%가 학업 성적에서 3등급 이상 높은 점수를 받은 데 비해 백인 학생들은 45% 정도였고요, 특별활동에서도 아시아계 학생들의 28%가 2등급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백인 학생들은 이보다 적은 24%였습니다. 하지만 백인 학생들의 합격률이 아시아계보다 3.5%p 더 높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떻게 백인 학생들의 합격률이 더 높게 나온 거죠?

기자)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이 법원에 낸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계 학생들이 개인적 특성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백인 지원자들은 21% 이상이 1~2등급을 받았는데, 아시아계 학생은 18%도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개인적 특성은 호감도와 용기, 친절 등을 말하는데요. 아시아계 학생들은 똑똑하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다른 학생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점이 부족하고,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시아계 학생들은 다들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하고, 테니스나 수영을 한다, 다 똑같다, 사실 이런 얘기가 들리긴 하는데요. 현재 하버드 학생 인종 분포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지난해 입학생 기준으로 백인이 50% 정도이고, 아시아계는 22%였습니다. 흑인이 15%, 중남미계가 약 12%입니다. 하지만 만약 하버드가 순전히 성적 위주로 학생들을 뽑는다면 신입생의 약 절반이 아시아계가 될 것이라는 게 이 단체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하버드대 측은 이런 비판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원고 측이 복잡한 입학 사정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해석했다고 반박했는데요. 하버드대는 성적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면을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부만 잘해서는 안 되고 여러 분야에서 우수해야 한다는 건데요. 개인적인 특성 점수도 교사 추천서와 에세이, 면접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는 겁니다. 대학 측은 또 최근 아시아계 합격률이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이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큰 것 같은데요. 몇 년 전에 연방 대법원이 비슷한 소송을 다룬 일이 있죠?

기자) 네, 2008년에 백인 여학생이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주립대학교를 상대로 낸 소송이었는데요. 이 여학생은 대학의 소수계 우대 정책 때문에 백인인 자신이 역차별을 받아 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송이 몇 년을 끈 끝에 지난 2016년, 연방 대법원에서 결정이 나왔는데요. 당시 대법원은 대학이 입학 사정 과정에서 인종을 한 가지 요소로 고려할 수 있다며, 대학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