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뉴욕주 뉴욕시 소호의 스피커 샵 유리에 "음악은 망 중립성이 필요하다"라고 적혀있다.
지난 1월 뉴욕주 뉴욕시 소호의 스피커 샵 유리에 "음악은 망 중립성이 필요하다"라고 적혀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됐던 망 중립성 규정이 오늘(11일)부로 효력이 중단됐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사법 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미국 내에서 유명인들 자살이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자살률이 크게 늘었다는 집계가 나왔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망 중립성’ 정책이 약 3년 만에 폐지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논란 많은 망 중립성 규정이 오늘(11일)부터 공식적으로 폐기됩니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12월에 망 중립성 폐기 안건을 3대2로 승인했는데요. 당시 공화당 소속은 모두 찬성표를, 민주당 소속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폐기안이 통과되고 발효되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네요. 6개월이 다 됐어요. 
 
기자) 네, 폐기안에 미국 예산관리국(OMB)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요. 승인이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FCC는 지난달 OMB의 승인이 나왔다며 오늘(11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논란 많은”이라고 했는데, 망 중립성이 뭐길래 논란이 많은 건가요?

기자) 네, 이번에 폐기된 망 중립성 규정은 지난 2015년 바락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됐는데요. 미국의 인터넷 통신망 제공 업체들이 사용자가 내는 요금에 따라 차별하지 못하게 한 규정입니다. 그러니까 버라이즌, AT&T같은 인터넷 통신망 제공 업체가 페이스북 같은 회사에서 요금을 더 많이 받는 대신에 해당 웹사이트 접속 속도를 더 빠르게 해준다거나, 반대로 추가 요금을 내지 않는 웹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제한한다거나, 이런 일을 하지 못 하게 막았던 겁니다. 

진행자) FCC가 그런 망 중립성 규정을 폐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사실 망 중립성 규정은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는데요.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는 망 중립성 규정이 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라며 반대해 왔습니다. 또 통신망 업체들은 차세대 이동 통신 기술 5G 세대를 앞두고 다른 나라에 뒤처질 수 있다며 망 중립성 폐기를 계속 요구해왔는데요. 망 중립성에 따라 요금을 일정하게 적용해야 하니까, 설비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진행자) 요금을 더 많이 내는 웹사이트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해주려면 계속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투자를 안 하게 된다, 혁신에서 뒤지게 된다, 그런 얘기인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원래 망 중립성에 반대해온 인물인데요. 취임할 때부터 이를 없애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망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주장은 뭡니까?

기자) 요금에 따라 속도 등을 차별하게 되면 작은 기업들은 경쟁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인터넷 콘텐츠 제공 업체인 구글이나 페이스북 역시 이번 조처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소비자 단체들을 중심으로 평등한 인터넷 접근권을 빼앗는 조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결국, 기업들이 바라는 대로 망 중립성 규정이 폐기됐는데, 이게 끝이 아니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줄줄이 소송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11일) 공식적으로 폐기됐습니다만, 당장 어떤 변화를 보긴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소송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올 때까지 기업들이 기다릴 것이란 분석인데요. 현재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20개 이상 주 정부가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주 자체적으로 망 중립성 정책을 도입하는 곳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저지와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주 등은 자체적으로 주 안에서 망 중립성을 지키는 내용의 법안을 도입하거나 추진 중인데요. 서부 워싱턴 주의 경우 지난 3월에 망 중립성을 보호하는 법을 도입했고요, 버몬트 등 주지사 행정명령으로 보호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 차원의 조처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요. FCC 규정을 보면, 주 정부가 망 중립성 폐기에 반하는 법을 추진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 차원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달 상원에서 망 중립성을 유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는데요. 당시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전원과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등 중도 성향의 공화당 의원 3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통과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하원에서는 아무 움직임이 없습니다. 지난 7일, 상원의원 수십 명이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게 망 중립성 폐기 반대 법안을 표결에 부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는데요. 라이언 의장이 이를 따를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에 다시 기소된 폴 매너포트 씨. (자료사진)
특검에 다시 기소된 폴 매너포트 씨.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특검이 폴 매너포트 씨를 추가 기소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 측이 지난 8일, 매너포트 씨와 그 측근인 콘스탄틴 킬림니크 씨를 사법 방해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두 사람이 매너포트 씨의 재판을 앞두고 증인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는 이미 다른 혐의도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돈 세탁과 조세 포탈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뮬러 특검이 기소한 다른 많은 사람이 유죄를 시인하고 특검에 협력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매너포트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약 3개월 동안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인데요. 과거 우크라이나 정부를 일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사법 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된 킬림니크 씨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킬림니크 씨는 러시아인인데요. 매너포트 씨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한 로비 활동을 할 때 오른팔 역할을 한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킬림니크 씨가 특검 측이 앞서 법원에 낸 자료에서 ‘A’ 라는 인물로 묘사한 사람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법원 자료에 ‘A’라는 인물이 어떻게 묘사돼 있나요? 

기자)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 측 관계자가 러시아 정보국 요원 출신 A와 계속 연락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킬림니크 씨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트럼프 캠프 측 관계자는 매너포트 씨의 측근인 릭 게이츠 씨로 알려졌는데요. 게이츠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킬림니크 씨가 러시아 정보기관 출신이라고 말해왔다고 합니다. 현재 킬림니크 씨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특검이 추가 기소한 데 대한 매너포트 씨 측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매너포트 씨의 변호인은 특검 측이 지나치게 가혹한 술수를 쓰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단순히 전 사업 동료들에게 연락하려 한 것을을 특검 측이 지나치게 가혹한 술수를 쓰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매너포트 씨는 어느 누구에게도 허위 진술서나 허위 증언을 요구한 일이 없다는 겁니다. 또 관련 증인들을 접촉해선 안 된다는 얘기도 들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매너포트 씨는 가택 연금 상태죠?
 
기자) 네, 하지만 곧 상황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검 측은 지난 5일, 매너포트 씨가 암호화된 통신 수단을 이용해 증인 2명을 회유하려 했다며, 매너포트 씨를 수감해야 한다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매너포트 씨에 대한 사면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너포트 씨가 아직 어떤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다며, 따라서 사면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유명한 요리사이자 방송 진행자인 앤서니 보데인 씨.
유명한 요리사이자 방송 진행자인 앤서니 보데인 씨.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또 유명 인사가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유명한 요리사이자 방송 진행자인 앤서니 보데인 씨가 지난 7일 사망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발표했습니다. 보데인 씨는 프랑스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었는데요. 현지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CNN은 밝혔습니다. 보데인 씨는 올해 61세입니다.

진행자) 보데인 씨는 미국에서 상당히 이름 있는 사람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요리사로 잔뼈가 굵은 사람인데, CNN 방송에서 ‘알려지지 않은 부분(Unknown Parts)’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크게 유명해졌습니다.

진행자) 저도 이 프로그램을 종종 봤는데,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현지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프로로 상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보데인 씨는 특히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 ‘부대찌개’를 꼽아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도 미국에서 한 유명 디자이너가 자살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패션 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 씨가 지난 5일 자살했습니다. 가방 디자이너로 유명했던 스페이드 씨는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7일 미국 자살률 통계를 내 눈길을 끄는데요. 1999년과 2016년 사이 자살률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얼마나 자살률이 증가했나요?

기자) 이 기간 전국적으로 평균 25% 증가했습니다. CDC 집계로는 2016년 한 해에 약 4만5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건 살인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자살은 미국에서 증가하는 3대 사인 가운데 하나인데요. 자살 외에 치매와 마약성 진통제 남용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지역별로는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자살률 증가 추세를 보면 미국 북부와 중부 지역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 50개 주에서 네바다주만 빼고 모두 자살률이 증가했는데, 노스다코타주가 57.6%로 가장 많이 올랐고, 델라웨어주가 5.9% 증가로 가장 적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자살하는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어디인가요?

기자) 몬태나주로 매년 10만 명 당 29.2명이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살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수도인 워싱턴 D.C로 10만 명 당 6.9명인데, 전국 평균은 10만 명당 15.4명입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어떻게 분석됐습니까?

기자) 관계 문제가 가장 많았습니다. 또 과거에 있었거나 앞으로 있을 위기, 약물 남용, 그리고 건강 문제가 뒤를 이었는데요. 참고로 총이 자살하는 데 가장 많이 쓰는 수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보통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CDC는 자살자 가운데 반 이상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을 자살로 이끄는 원인이 정신건강 문제만은 아니라는 건데요. 사회·경제적 문제나 이에 대한 미흡한 대처, 부족한 문제 해결 기술, 자살 수단에 대한 접근성 등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CDC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CDC는 이번 보고서에서 어떤 대책을 제시했나요?

기자) CDC는 자살예방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 그리고 주 차원의 경제 지원 강화 등 같은 자살 예방 노력 확대를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