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이 7일 워싱턴 DC의 연방의사당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이민개혁 정책 관련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이 7일 워싱턴 DC의 연방의사당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이민개혁 정책 관련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본회의에 상정할 이민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원의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이 ‘위원회 심사 배제 요청’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알래스카 야생동물보호구역 내 석유 시추를 위한 기반시설 공사 예산이 배당됐습니다. 널리 보급되고 있는 ‘드론’에 대한 연방 정부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 고위 관리들이 촉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들이 어제(7일) 회의를 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주재로 7일 오전 공화당 의원 200명 이상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이민법안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왔습니까?

기자) 라이언 의장이 회의가 끝난 뒤에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합의(consensus)’를 통해 이민법안을 만들어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라이언 의장] “Our members are talking to each other…”

기자) 라이언 의장은 관련 현안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는 의원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했고,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말을 들어보니까 특별히 결정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어제 회의가 마련된 이유가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바로 ‘위원회 심사 배제 요청’ 때문입니다. 현재 이민개혁 법안이 연방 의회에서 처리가 지지부진하죠? 민주당과 이견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 안에서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이런 교착 상태를 해결하려고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이 ‘위원회 심사 배제 요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위원회 심사 배제 요청’이란 게 뭔가요?

기자) 영어로는 ‘discharge petition’이라고 하는데 연방 하원에만 있는 독특한 규정입니다. 말 그대로 어떤 법안을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없이 바로 본회의 표결에 부치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에서는 원래 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려면 소관 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돼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위원회에서 처리해 주지 않으면 법안이 언제 표결에 부쳐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는데,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심사 배제 요청 규정이 있는 겁니다. 하원 재적의원 과반수인 218명의 서명을 받으면 심사 배제 요청이 작동됩니다. 심사 배제 요청이 적용된 법안은 위원회가 보고한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위원회 심사보고서나 위원회가 제안한 수정안 없이 발의 상태로 그대로 심사됩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 하원이 다루는 이민 관련 현안이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합법 이민 제한이나 국경장벽 건설 등 몇 가지가 있는데 역시 중요한 것이 DACA 문제입니다. DACA는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라고 해서,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들어와 불법으로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입니다.

진행자) 지난해 여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DACA를 없애겠다면서 연방 의회에 대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1년이 다 되도록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진행자) 불법 체류 청년 구제는 원래 민주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항목인데, 공화당 쪽에서 위원회 심사 배제 요청이 추진되는 까닭이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올해 11월에 중간선거가 있는데, 이 중간선거에서 당선이 위태로운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 DACA 같은 이민개혁 문제 때문에 당락에 영향을 받게 된 건데요, 중간선거 전에 이민개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위원회 심사 배제 요청을 들고나온 겁니다.

진행자) 보수파 의원들에게도 이민개혁 문제는 중요한 현안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은 DACA 부활을 반대하고 국경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등 강경한 이민 정책을 요구하는데요. 보수파들에도 이민 문제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지도부는 중도파 의원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기자) 라이언 하원의장은 반대합니다. 위원회 심사 배제 요청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연방 상원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라이언 의장은 그러면서 합의를 통해 정식 법이 될 수 있는 법안을 본회의 표결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심사 배제 요청이 어디까지 추진됐습니까?

기자) 공화, 민주 두 당에서 모두 215명이 서명했습니다. 의회 관계자들은 다음주 정도면 218명을 모두 채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규정이 작동되면 어떤 법안이 본회의 표결에 올라가나요? 

기자) 미국 언론 보도를 보면 대략 네 가지 법안이 동시에 표결에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법안들은 다 내용이 다른데, 표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는 법안이 채택됩니다. 일단 라이언 의장이 합의로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이 약속을 믿고 중도파 의원들이 심사 배제 요청을 중단할지, 그리고 라이언 의장이 약속대로 합의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알래스카 북극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순록들이 무리 지어 모여 있다.
알래스카 북극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순록들이 무리 지어 모여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석유 시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연방 내무부가 7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알래스카에 있는 ‘북극권 야생동물보호구역(Artic Wildlife Refuge)’ 석유 시추를 위한 관련 시설에 4백만 달러를 투입한다는 겁니다. 연방 내무부가 이날 5천만 달러 규모의 야생동물보호구역 내 건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북극권 야생동물보호구역도 이 계획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북극권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구체적으로 돈을 어떻게 쓰겠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내무부 발표로는 모두 6개 사업이 있는데, 석유 시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건물이나 시설을 건설하거나 개선하는데 예산이 투입됩니다.

진행자) 이 북극권 야생동물보호구역은 상당히 광활하지요?

기자) 맞습니다. 면적이 1천9백만 에이커, 헥타르로는 7백70만 헥타르로 미국에서 가장 큰 야생동물보호구역입니다. 이 안에는 차가 다닐 도로나 행인용 길도 없고, 손전화도 터지지 않습니다.

진행자) 말 그대로 야생동물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곳에서 석유 시추를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 지역은 석유가 다량 묻혀있는 자원의 보고입니다. 연방 지질조사국 계산으로는 원유 약 100억 배럴이 알래스카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와 알래스카가 지역구인 리사 머콥스키 상원의원이 이곳 일부 지역에서 석유 시추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요. 결국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세금법안에 이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석유 시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가 반대합니다. 시추 과정에서 원유가 대규모로 유출되면 주변환경이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걸프만에 있던 시추선에서 사고가 나 11명이 숨지고 5개월 간 원유 약 49억 배럴이 누출됐는데요. 이 사고로 미국 남부 연안 환경이 큰 피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 곳에서 석유 시추를 금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5년 1월 야생동물을 보호한다는 이유를 들어 북극 알래스카에서 석유 탐사, 시추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극해와 서부 태평양, 동부 대서양, 그리고 남부 걸프만 연안에 모두 26개 구역에서 2019년과 2024년 사이 이 가운데 한 군데만 제외하고 가스, 석유 시추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공원에서 드론 사용 금지를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공원에서 드론 사용 금지를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드론’이라면 무인비행기를 말하는데, 연방 상원에서 이 ‘드론’과 관련해 6일 눈길을 끄는 토론 자리가 마련됐네요?

기자) 네. 상원 국토안보정무위원회가 주관한 청문회였는데요. 국토안보부와 연방항공청(FAA), 그리고 연방수사국(FBI) 고위 관리들이 나와서 드론 관련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청문회에서 관리들은 드론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위협이 상당하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연방 정부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무인기가 미국 안보를 어떻게 위협한다는 겁니까?

기자) 테러분자들이 무인기를 이용해 테러를 가할 수 있고, 마약밀매 조직 같은 범죄단체들이 범죄에 무인기를 쓸 수도 있어서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겁니다. FAA의 안젤라 스터블필드 부행정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무인기 기술이 경제와 사회에 큰 혜택을 주지만, 악용하면 큰 위협을 준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이나 IS가 무인기를 사용한다는 보도도 있었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분쟁 지역에서 무장조직들이 정찰이나 공격 임무에 값싼 무인기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또 범죄조직이 무인기로 마약을 운반하거나 교도소 안에 물건을 밀반입하는 경우도 실제로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는 무인기가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기자) 민간용으로만 약 1백만 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가운데 상업용, 공공용 드론이 약 12만대를 차지하는데요. FAA는 오는 2021년까지 이 숫자가 4백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인기의 위협과 관련해 청문회에서 어떤 대책이 나왔습니까?

기자) 연방 의회가 관련 법을 통과시켜 달라는 주문이 연방 정부 쪽에서 나왔습니다. 청문회에 나온 정부 관리들은 백악관이 제안한 ‘2018 점증하는 위협 방지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FBI와 국토안보부 요원들에게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무인기를 불능화하거나 압수하고, 때에 따라서 파괴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자는 것이 제일 눈에 띕니다. 현재는 국방부하고 연방 에너지부만 군사시설이나 핵 발전시설을 위협하는 무인기를 추적하고 격추할 수 있습니다. 이 법안은 또 사전 승인 없이도 무선전파나 다른 교신 방법을 써서 위협이 되는 무인기를 추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 처리는 현재 의회에서 어떤 단계에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소속 론 존슨 상원 국토안보정무위원회 위원장은 이 법안을 2019 국방수권법안에 수정안으로 첨부해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상원은 지난 6일부터 국방수권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에 대한 외부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반대하는 목소리가 눈에 띄는데요.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 법이 무고한 무인기 사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이미 국방부와 에너지부가 규제 권한을 갖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무인기 관련 업계는 아직 정확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