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DACA 수혜자들과 이민옹호단체 회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DACA 수혜자들과 이민옹호단체 회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DACA)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시한이 됐지만, DACA 문제 해결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플로리다주 상원이 공격형 소총 판매 금지 방안을 거부했습니다. 이어서 인간과 괴생명체 간의 사랑을 그린 ‘셰이프 어브 워터(Shape of Water)’가 작품상을 받은 소식 등 어제(4일)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DACA와 관련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시한이 다가왔는데요. 바로 오늘(5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DACA 제도를 없앤다고 발표하고 2018년 3월 5일까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연방 의회에 요청했는데요. 바로 오늘(5일)이 그 시한입니다.

진행자) DACA가 어떤 제도인지, 잠시 짚고 넘어가 볼까요?

기자) 네. 미국에는 아주 어릴 때 부모를 따라서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이 있는데요. 이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가 바로 DACA입니다. DACA의 혜택을 받는 청년들을 ‘드리머’(dreamer)라고 하죠?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DACA를 도입해서 2년마다 드리머들의 추방을 유예해 줬었는데, 이걸 트럼프 대통령이 없애겠다고 했던 겁니다.

진행자)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오늘(5일) 이후에 드리머들은 모두 추방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연방 법원에서 일단 제동을 걸어놓은 상태입니다. 올해 초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연방 지방법원에서 DACA 효력을 유지하라고 판결한 바 있는데요. 두 법원은 관련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만 임시로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또 현행 DACA 수혜자들의 자격만 유지가 되고 새로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

진행자) 이 판결이 1심 판결이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연방 대법원에서도 DACA와 관련된 결정이 나온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1심 판결이 나오자 연방 법무부가 2심에 항소하면서 동시에 연방 대법원에 신속 심리를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이 신속 심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시한이 지나가니 워싱턴 정치권이 어떻게 해서든 대안을 마련해야 할 텐데,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전망이 아주 불투명합니다. 그새 민주, 공화 두 당이 합의를 보지 못했는데, 이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진행자) DACA와 관련한 두 당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두 당은 드리머들을 구제해 준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드리머들을 구제하고 동시에 국경장벽 건설, 합법 이민 제한 방안을 받아들이라고 민주당 쪽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경장벽 건설은 멕시코 접경 지역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건데, 그럼 합법 이민 제한은 뭔가요?

기자) 두 가지입니다. ‘영주권 추첨제도’(VISA Lottery Program)와 ‘가족 이민’(Chaim Immigration)인데요. 영주권 추첨제도는 없애고 가족 이민은 크게 제한하자는 겁니다.

진행자) VISA Lottery Program은 추첨으로 영주권을 주는 제도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에 이민 오는 비율이 낮은 나라 시민을 대상으로 추첨으로 미국에 살 수 있는 영주권을 주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가족이민은 미국 시민권자는 자신의 가족을 미국에 살도록 초청할 수 있는데, 이걸 대폭 제한하자는 겁니다. 백악관 측은 가족 이민 대상을 시민권자의 배우자나 자녀로 제한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요구 사항에 민주당은 어떤 자세를 보이고 뭡니까? 

기자) 드리머 구제 빼고 나머지 세 항목, 그러니까 국경장벽 건설, 영주권 추첨제 폐지, 그리고 가족이민 제한을 모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중도파 의원들 중심으로 타협안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상원을 통과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진행자) 상원이 어려운 게 상원에만 있는 독특한 규정 때문에 그렇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의사방해’, 이른바 ‘필리버스터’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필리버스터를 끝내려면 60표가 있으면 되는데요. 이 60표 얻기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극적인 돌파구가 없는 한 DACA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이는군요?

기자) 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는 이런 상황을 생각해 통과 가능성이 있는 법안,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법안만 표결에 올리겠다고 최근 밝힌 상태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DACA 문제를 예산안과 연관시키겠다는 자세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DACA를 해결해 줘야 예산안 통과에 협조하겠다는 겁니다. 연방 의회가 설정해 놓은 임시예산안 시한이 오는 3월 23일인데요. 연방 의회가 이 기간 안에 DACA도 해결하고 정식 예산안도 통과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상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달 28일 주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한 법안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상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달 28일 주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한 법안을 발표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플로리다주 상원이 토요일이었던 지난 3일 본회의를 열어 총기 규제 관련 방안을 논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플로리다주 상원이 이날 총기규제 강화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두고 표결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 의회가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건 지난달에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하고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이 학교 학생 14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요. 이런 여론에 대응해 플로리다주 의회가 최근 관련 법안을 선보인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이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네. 총기 구매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올리고, 총기 구매 시 의무적으로 3일 대기 기간을 두는 항목, 그리고 학교 안전과 정신건강 치료체계 개선을 위한 4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만드는 항목, 그리고 범프스탁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들어갔습니다. 범프스탁은 반자동 소총을 자동소총으로 개조하는데 필요한 부품입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 3일 상원에서 어떤 수정안이 나왔습니까?

기자) 민주당 쪽에서 나온 건데, 공격형 소총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 그리고 일부 교직원을 무장시키는 항목을 제외하자는 수정안을 냈는데요. 모두 채택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가 마련한 총기 규제 강화 방안이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됩니까?

기자) 네. 소관 위원회를 통과하고 수정안 심의가 끝났으니까, 상원 본회의 표결을 거친 다음 하원이 이를 처리하고요. 마지막으로 릭 스콧 주지사가 서명해야 발효됩니다. 현재 주 의회를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주지사도 공화당 소속이라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 차원에서도 총기 규제 강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민주, 공화 두 당 의원들과 만나 해당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격용 소총 구매 가입 연령을 높이고 총기 구매 시 신원조회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 등을 주문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서 실현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로 감독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로 감독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영화계 최고 행사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아카데미상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올해로 90회를 맞은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어제(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습니다. 아카데미상 수상자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요. 올해 최고의 영화로 ‘셰이프 어브 워터(Shape of Water)’가 뽑혔습니다. 

기자) 네,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The Shape of Water’의 주요 장면 잠시 들으셨는데요. ‘물의 형태’라는 뜻이죠? 한국에서는 ‘사랑의 모양’이란 부제를 붙였던데요. 1960년대 비밀 실험실에 잡혀온 괴생명체와 말 못 하는 언어장애를 가진 청소부 일라이자 사이의 사랑을 그리 영화입니다. 인간과 괴생명체, 종을 뛰어넘은 사랑을 통해 사랑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영화죠. 

진행자) 이 영화가 작품상을 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비평가들이나 관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데요.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과 음악상, 미술상, 이렇게 4개 부문을 휩쓸면서 이날 최다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진행자)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멕시코 출신이죠?

기자) 네,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인데요. 델토로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영화는 장벽을 없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델토로 감독] “I think that the greatest thing our art does and our industry does is…”

기자) 영화와 영화산업계가 하는 가장 좋은 일은 모래의 선을 없애는 것이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세상이 선을 더 깊게 그으라고 할 때 영화인들은 선을 없애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델토로 감독의 이 같은 발언, 또 서로 다른 종 간의 사랑을 그린 ‘Shape of Water’ 영화 내용이 이민자 규제 정책을 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작품상과 감독상 알아봤는데요, 다른 부문 수상자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올해 남우주연상은 ‘가장 어두운 시간’이란 뜻의 ‘다키스트아워(Darkest Hour)’에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역을 맡았던 영국 배우 개리 올드맨 씨가 받았고요. 여우주연상은 ‘쓰리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에서 성폭행 당해 숨진 딸의 복수를 노리는 어머니 역할을 한 프랜시스 맥도먼드 씨가 수상했습니다. 맥도먼드 씨는 지난 1997년 ‘파고(Fargo)’에 이어서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손에 넣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영화계에 성추행 당한 경험을 폭로하는 ‘미투(#MeToo)’ 운동이 크게 퍼지지 않았습니까? 이 ‘미투’ 운동으로 거물제작자 와인스틴 씨 등이 영화계에서 퇴출됐는데요. 앞서 골든글로브 시상식 때는 여배우들이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모두 검은 옷을 입기도 했는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어땠습니까?

기자) 따로 옷 색깔을 맞춰 입는 ‘드레스코드(Dress Code)’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투’ 운동을 상기하는 일들은 많았는데요. ‘미투’ 운동에 동참해 성추행 경험을 밝힌 애슐리 저드, 셀마 헤이엑 씨 등이 함께 나와서 영화계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 씨는 수상 소감에서 여성 영화인 후보들에게 모두 일어나라고 말하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녹취: 맥도먼드] “The actors, Meryl, if you do it, everybody else will…”

기자) 맥도먼드 씨는 이들 여성 영화인들이 각자 할 얘기가 있고 자금 지원이 필요한 계획들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촉구했는데요.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