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 의회가 6주간의 연방정부 지출을 허용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9일 새벽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건물.
9일 미 의회가 6주간의 연방정부 지출을 허용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9일 새벽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건물.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정부가 오늘(9일) 0시를 기해 다시 부분 폐쇄됐습니다. 하지만, 연방 의회가 이날 새벽 새 예산안을 처리해 부분 폐쇄가 해제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종교 자유를 강조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연방 정부의 연안 시추 허용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정부 폐쇄 여부를 두고 연방 의회에서 밤새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의회가 어제(8일) 자정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서 오늘(9일) 0시부로 연방 정부가 부분 폐쇄됐습니다. 하지만, 이날 1시 45분경 상원이 찬성 71대 반대 28로 예산안을 통과시켰고요. 또 하원은 새벽 5시가 조금 지나서 상원에서 넘어온 예산안을 찬성 240대 반대 186으로 통과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연방 정부 폐쇄가 공식적으로 해제됐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가 임시 지출안 만료 시한이었던 어제(8일) 자정까지 무난하게 처리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네. 상원에서 표결이 늦어져서 그랬습니다. 원래는 지난 7일 민주, 공화 상원 지도부가 합의했던 예산안을 어제(8일) 상원에서 먼저 표결하고 다음 하원에서 이걸 처리할 계획이었는데요. 이날 상원에서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공화당 소속의 랜드 폴 상원의원입니다.

진행자) 랜드 폴 상원의원이라면 켄터키가 지역구죠?

기자) 그렇습니다. 랜드 폴 의원은 유명한 론 폴 전 공화당 하원의원의 아들인데, 작은 정부를 지지하는 이른바 ‘재정보수파’입니다. 그런데 랜드 폴 의원이 어제(8일) 상원 표결 직전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상원 지도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여기에 반발해 표결 진행에 반대하는 연설을 장시간 이어감으로써 표결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습니다.

[녹취: 랜드 폴 상원의원] “The reason I’m here tonight…”

기자) 어제(8일) 저녁 상원 본회의장에서 연설하는 랜드 폴 의원의 목소리를 듣고 계신데요. 그는 새 예산안이 정부 재정적자를 크게 늘린다고 비난했습니다. 랜드 폴 의원은 특히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재정적자 감소를 요구해놓고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는 재정적자 증가를 용인하는 공화당이 위선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결국 랜드 폴 의원 때문에 연방 정부가 문을 닫은 셈이네요?

기자) 그런 셈입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연설을 제지하고 예산안을 표결에 부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요. 결국, 날을 넘겨서야 예산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이 올해 두 번째 연방 정부 폐쇄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월에도 상원에서 임시지출안 처리에 실패해서 3일간 연방 정부가 부분적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진행자) 랜드 폴 의원이 재정적자 문제를 지적했는데, 새 예산안이 예산 상한을 조정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년간 3천억 달러 이상을 증액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연방 의회는 지난 2011년에 법을 만들어서 정부 예산에 상한을 뒀는데요. 이번에 이걸 다시 풀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국방예산은 1천650억 달러 증액할 수 있고요. 비 국방예산은 1천310억 달러 올릴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이번 예산안에서 눈여겨봐야 항목은 뭔가요?

기자) 아동보험 프로그램이 10년 연장했습니다. 지난 임시지출안에서 이 프로그램이 6년 연장됐는데, 이번에 통과된 예산안은 이걸 10년으로 연장했습니다. 이 조처로 아동 약 900만 명과 임산부 수십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마약성 진통제 중독, 그리고 정신건강 문제 해결에 60억 달러를 배정했고요. 내년 3월까지 정부 부채에 상한을 두는 조처를 유예하도록 했고, 그밖에 재해구호 기금으로 900억 달러가 책정됐습니다.

진행자)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의회를 통과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일단 몇몇 공화당 내 보수파 의원이 새 예산안이 재정적자를 누적시킨다며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반발은 민주당 쪽에서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그간 이른바 ‘드리머’ 구제를 예산안 처리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는데, 새 예산안에 이 문제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민주당 안에서 꽤 많았습니다.

진행자) 드리머라면 DACA하고 관련이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드리머라고 하는데, 이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가 바로 DACA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DACA를 없애겠다고 해서 문제가 됐는데, 이번 예산안에도 드리머 구제 방안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공화당과 백악관 쪽에서 요구하는 국경장벽 건설이나 합법 이민 제한 방안 등도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상원 지도부는 이 문제를 따로 협상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2018년 회계연도 지출안이 모두 나온 건가요?

기자) 아직 아닙니다. 새 예산안은 일단 오는 3월 23일까지만 연방 정부 기능을 현 수준에서 유지하도록 하는 임시지출안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이때까지 정식 지출안을 연방 의회가 마련해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8일 이곳 워싱턴 DC에서 국가조찬기도회(National Prayer Breakfast)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례대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했는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이 행사는 기독교인들이 주최하는 행사죠?

기자) 네,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을 비롯해 연방 의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여서 미국을 위해서 기도하고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행사입니다. 매년 2월 첫 번째 목요일 아침에 열리는데, 지난 193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고, 1953년 당시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대통령 조찬기도회’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행사 이름이 국가조찬기도회로 바뀐 건가요?

기자) 1970년에 ‘국가조찬기도회’로 이름이 변경됐습니다. 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무엇보다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또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는 행사인데요. 올해로 66회째를 맞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올해 조찬기도회 연설에서는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기독교 신앙이 미국인들의 삶과 자유에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건국 이념이 기독교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종교 때문에 박해받는 사람들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For years ISIS murdered, tortured…”

기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기독교인이나 유대인, 그리고 소수 종파를 살해하거나 고문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은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북한 같은 권위적인 체제 아래서 박해받는 사람들 편에 설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 씨의 사연을 다시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지성호 씨는 올해 트럼프 대통령 국정 연설에 참석해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서 지 씨를 소개해 주목받았는데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지 씨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지 씨가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기독교 주기도문을 암송했다는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조찬기도회에서 종교 단체가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을 금지한 '존슨 수정조항'(the Johnson Amendment)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이번 연설에서는 이걸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 조항을 없애려고 했지만, 연방 의회 반대에 막혀 무산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외에 누가 또 연설에 나섰나요?

기자) 네. 많은 사람이 나왔는데, 특히 지난해 야구 경기를 하다 괴한 총에 맞아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가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가톨릭 신자인 스컬리스 의원은 자신이 겪은 시련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연안 골레타시의 원유 시추 시설. (자료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연안 골레타시의 원유 시추 시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연안 시추 허용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 토지위원회(the State Land Commission)가 최근 연방 내무부에 서한을 보내 캘리포니아주 연안에서 시추된 가스나 원유를 수송하기 위해 기존 송유관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새 송유관을 건설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주 토지위원회는 주 연안 4.8km 지점까지 관리합니다.

진행자) 송유관 건설이나 기존 시설 이용을 금지하면 결국 연안 시추가 힘들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안이라면 연안이 아닌 먼바다에 나가 석유나 가스를 채굴한 뒤에 이걸 배에 실어서 운반하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경제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들어 미국 연근해 시추 허용 지역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연방 내무부가 지난달 4일 연근해 석유, 가스 시추 허용 구역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시추 허용 구역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어나는 겁니까?

기자) 네. 북극해와 서부 태평양, 동부 대서양, 그리고 남부 걸프만 연안에 모두 26개 구역이 있는데요. 2019년과 2024년 사이 이 가운데 두 군데만 제외하고 가스, 석유 시추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겁니다. 시추 허용 지역에서 제외된 곳은 알래스카 서쪽 알류샨 열도 근처와 플로리다주 연안입니다.

진행자) 이 발표가 나오고 나서 많은 지역이 강하게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메릴랜드, 뉴저지주 등이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반발했는데요. 캘리포니아주가 이번에 구체적으로 행동에 나선 겁니다. 캘리포니아주 토지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조처로 시추 되는 석유와 가스 한 방울이라도 캘리포니아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토지위원회와 별도로 연안 지역 관리 감독권을 가진 주 연안위원회(Coastal Commission)도 시추 허용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많은 주 정부가 연안 시추에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바다에서 원유나 가스를 시추하다가 사고가 나면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걸프만에 있던 시추선에서 사고가 나서 11명이 숨지고 5개월간 원유 약 490만 배럴이 누출됐는데요. 이 사고로 미국 남부 연안 환경이 엄청난 피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때 사고 시추선을 고용했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측이 누출되는 원유를 막으려고 몇 달 동안 애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 결국 누출된 원유를 틀어막는 데는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플로리다주나 루이지애나주 등 몇몇 지역은 이미 큰 피해를 본 뒤였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