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공개를 승인한 '누네스 메모'. 하원 정보위 공화당 의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FBI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편향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공개를 승인한 '누네스 메모'. 하원 정보위 공화당 의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FBI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편향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이 되고 있는 하원 정보위원회 메모 공개를 승인했습니다. 또 공화당 의원 연찬회에서 이민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국무부에서 일하는 경력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가 사임할 예정입니다. 이를 두고 외교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술혁신의 대명사였던 미국 제록스사가 일본 회사에 넘어간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미국 안에서 눈길을 끄는 소식은 단연 하원 정보위원회 메모 관련 기사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메모 공개를 승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 하원 정보위원회 측에 해당 메모를 일반에 공개해도 좋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보위가 바로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 메모를 두고 논란이 많은데,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핵심은 FBI와 연방 법무부가 지난 2016년에 법원 영장을 받아 트럼프 진영 관계자를 도청했는데, 영장 발부가 잘못됐다는 겁니다. 네 쪽짜리 이 메모는 '누네스 메모'로 불리는데요. 공화당 소속인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의 보좌관들이 작성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영장 발부가 잘못됐다는 건가요?

기자) 네. 영장을 발부해 달라면서 법원에 제출된 자료 가운데 이른바 ‘트럼프 문건’(Trump dossier)에 담긴 자료들이 있었는데, 이 자료들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메모는 잘못된 내용이 많은 문건에 나온 정보를 판사에 제출해서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는 도청 권한을 남용한 것이고, 미국 시민을 불법 도청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적 과정을 깨뜨렸다는 겁니다. 메모에는 또 ‘트럼프 문건’이 없었다면 영장을 청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앤드루 매케이브 당시 FBI 부국장의 의회 발언도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FBI가 누구를 도청한 건가요?

기자) 카터 페이지 씨인데요. 페이지 씨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진영에서 잠깐 외교자문역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진행자) 이 트럼프 문건이라는 것이 민주당 쪽에서 의뢰해 만든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진영이 퓨전GPS라는 회사에 의뢰해 만든 문건인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와의 유착 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담았습니다. 퓨전GPS는 영국 대외정보국(MI-6) 전직 요원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FBI가 법원에 도청 영장을 청구할 때 이런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진영은 트럼프 문건에 담긴 내용을 전면 부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과 백악관은 이 메모 내용을 근거로 러시아 스캔들을 겨냥한 FBI 수사와 연방 법무부의 태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문건 공개와 관련해 뭐라고 했는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전 인터넷 트위터에 FBI와 연방 수사국이 편파 수사를 한다고 비난했고요. 또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수치스러운 일(disgrace)"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원 정보위원회가 지난 29일 표결을 거쳐 이 메모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는데, 당시 거센 반발이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FBI와 연방 법무부가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메모에 비밀내용이 담겨 있어서 일반에 알려지면 수사당국의 수사 능력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FBI가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FBI는 31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메모 공개를 상당히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이번 주 초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메모 공개를 만류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요청을 들어주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메모 공개를 강하게 반대했는데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2일 메모 공개가 “FBI와 법무부,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 대한 신용을 떨어뜨리려는 수치스러운 노력”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같은 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FBI를 공격하게 위해 잘못된 내용을 담은 메모를 공개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마련한 메모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0쪽짜리라고 하는데요. '누네스 메모'에 빠진 내용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오는 5일 자체적으로 마련한 메모를 공개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지난 29일 하원 정보위가 민주당 메모 공개 문제도 표결에 부쳤는데요. 하지만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 수가 더 많기 때문에 부결됐다고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가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공화당 합동 연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공화당 합동 연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금 워싱턴은 메모 때문에 시끄러운데, 공화당이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합동 의원 연찬회(retreat)를 진행중이죠?

기자) 네. 사흘 일정인 의원 연찬회가 2일 끝납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 행사에서 사회기반시설 확충, 국가안보, 경제 그리고 2018년 중간선거 전략 등을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제(1일) 연찬회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이날 오후에 연찬회에 나와 연설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공화당이 매일 시민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꿈을 실현시킨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화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미국 시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1월 30일 국정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자신의 취임 1년이 세제개편안 통과 등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각종 현안에 대해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새롭거나 구체적인 말은 없었습니다. 단지 이민개혁 문제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포괄적인 이민개혁안을 연방 의회가 조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다시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민개혁안이라면 DACA도 해당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DACA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라고 해서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DACA를 없애겠다고 선언하고 연방 의회에 오는 3월 5일까지 대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연방 의회는 여전히 DACA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쪽에서 DACA 수혜자들을 구제해 주는 대신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합법 이민을 제한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방안에 반대하면서 DACA를 예산안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DACA 문제 때문에 연방 정부가 지난달 3일 동안 부분 폐쇄됐었는데, 다시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임시예산안 시한이 오는 8일 자정까지라 이때까지 해결을 봐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연방 정부가 문을 닫아야 하는데요. 이번 주 공화당 연찬회에 이어 다음 주에 민주당도 사흘 동안 연찬회를 열기 때문에 실제로 의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은 이틀에 불과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어제(1일) 연설에서 이런 사실을 주지시켰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 대부분이 백악관이 제안한 이민개혁안을 지지한다면서, 이걸 빨리 법안으로 만들어 표결에 부쳐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드리머’(dreamer)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드리머라면 DACA 수혜자들을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불법 체류하는 청년들을 드리머로 부르지 말라면서 미국에도 드리머가 있고 이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은 그럼 민주당 쪽으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나요?

기자) 권고도 하고 비난도 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이민개혁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민주, 공화 두 당이 손을 잡아야 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정파적 이익을 위해 저항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중간선거를 겨냥해 현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행동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아니라 공화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톰 섀넌 미 국무부 정부차관(왼쪽)이 지난해 2월 워싱턴 국무부 건물에서 첫 연설을 가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톰 섀넌 미 국무부 정부차관(왼쪽)이 지난해 2월 워싱턴 국무부 건물에서 첫 연설을 가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전문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가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 서열 3위인 톰 섀넌 정부차관이 후임자가 결정되는 대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6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자리에 섀넌 차관을 임명했는데요. 섀넌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정권이 바뀐 뒤에도 현 직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섀넌 차관은 상당히 경력이 있는 외교관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에서 35년을 일한 베테랑 외교관으로 특히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 광범위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지난 1984년부터 일했는데, 6명의 대통령을 거쳤고, 국무부 안에서는 전문 외교관으로서는 최고위급 관리였습니다. 그야말로 미국 국무부의 전문 외교관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행자) 섀넌 차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사임 이유는 개인적인 것이고 정치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합니다. 섀넌 차관은 이제 국무부를 그만두고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정해야 할 때라면서 어머니의 죽음과 자신의 나이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섀넌 차관은 올해 60세입니다.

진행자) 섀넌 차관의 사임에 대해 국무부 반응을 어떻습니까?

기자) 네.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사임을 말렸다고 합니다. 틸러슨 장관은 섀넌 차관이 국무부의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었다고 칭송하면서 언제든 원하면 섀넌 차관이 국무부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국무부의 고위급 외교관이 많이 사임하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 이른바 ‘경력대사’(career diplomat) 5명 가운데 4명이 사임했습니다. 최근에는 주파나마 대사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견해 차이를 이유로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를 두고 미국 외교력의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섀넌 차관이 떠나는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임명하면 채워지나요?

기자) 아닙니다. 정무차관 자리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 제록스사(Xerox)가 일본 후지필름 홀딩스에 흡수된다. 후지 제록스 로고.
미국 제록스사(Xerox)가 일본 후지필름 홀딩스에 흡수된다. 후지 제록스 로고.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한때 기술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미국 제록스(Xerox)사가 일본 회사에 넘어간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제록스사가 일본 후지필름 홀딩스에 흡수됩니다. 후지필름 홀딩스는 61억 달러를 들여 제록스 주식의 50% 이상을 인수할 계획인데요. 앞으로 대주주로 제록스 경영권을 행사하게 됩니다. 제록스는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 지역에서 일하는 3천400명 등 전 세계에 많은 직원을 두고 있는데요. 이들 제록스 직원이 이번 인수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제록스라면 복사기로 유명한 회사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원래는 1906년에 인화지와 장비를 제조하는 회사로 출발했는데요. 지난 1959년 세계 최초로 사무실용 복사기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크게 성장했습니다.

진행자) 복사기는 당시로써는 대단한 제품이었죠?

기자) 물론입니다. 옛날에는 서류 복사본을 만들려면 사람이 일일이 등사기를 써야 했는데요. 제록스가 개발한 복사기는 기계가 알아서 복사해주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제품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미국 애플사가 처음으로 선보인 터치스크린 손전화 정도의 영향을 미친 기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복사기가 대중화되면서 ‘제록스’란 단어가 영어사전에도 올라간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한동안 복사한다고 하면 자동으로 제록스 기계를 연상했으니까요. 그 결과, ‘제록스’가 복사라는 뜻으로 영어사전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과거 승승장구했던 제록스가 최근에는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복사기 시장에서 한때 독점적인 위세를 행사하기도 했지만, 빠른 기술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점점 회사 영업이 어려워졌습니다.

진행자) 요즘에는 사실 복사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옛날보다 많이 줄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메일이나 전자문서를 많이 쓰면서 자연스럽게 복사기를 사용하는 빈도가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진행자) 많은 기업이 기술혁신을 통해 생존하려고 노력하는데, 제록스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물론 제록스도 나름 노력했습니다. 70년대 연구소를 만들어 개인 컴퓨터(PC)를 개발했고요. 1981년에는 ‘스타’라는 이름의 PC를 시장에 내놨습니다. 하지만, IBM이나 애플 등이 개발한 PC에 밀려 제록스 PC는 성공하지 못했죠? 여기에 복사기술 특허권이 만료돼 복사기 시장에 경쟁이 심해지면서, 제록스의 사세가 점점 기울어졌습니다. 이후 제록스는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등 생존을 모색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일본 후지필름에 통합되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