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가 지난 12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가 지난 12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 중에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의 뒤를 잇게 됐는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케어 폐지를 계속 촉구하고 있지만,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일단 이 문제는 접고 다른 안건 처리에 몰두하는 모습인데요. 이 소식 이어서 알아보고요. 마지막으로 미국 영화계가 여성과 중남미계 등 미국의 다양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서 내용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법무부 산하 연방수사국(FBI)은 미국 최대의 수사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FBI가 새 수장을 맞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상원이 어제(1일)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92-5로 가결했습니다. 지난 5월 초에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이 해임됐으니까, 거의 3개월 만인데요.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을 조사하다가 해임됐습니다. 그러자 법무부가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러시아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 검사로 임명했죠.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지만, 대통령이 중간에 해임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레이 전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지난달에 열렸는데요. 정치적 외압을 견딜 수 있을지, 이 문제에 관해 집중적으로 질문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레이 지명자는 당시 청문회에서 자신이 FBI의 국장 자리에 오른다면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FBI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레이 지명자의 당시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레이 FBI 국장] “I believe to my core that…”

기자) FBI의 국장직을 수행하기 위한 길은 하나밖에 없다는 자신의 신념을 믿는다는 건데요. 바로 정치적 독립성을 철저히 유지하고, 규칙대로 하고, 공정하게 하며, 헌법과 법률, 그리고 FBI의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인준 표결 결과가 찬성 92표 대 반대 5표로 나왔는데, 이 정도면 거의 모든 의원이 지지했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숫자만 보면 압도적으로 보입니다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동안 FBI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은 대부분 만장일치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FBI에 대한 상원 인준 표결 제도는 1968년에 도입됐는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반대표가 나온 건 6표뿐인데, 그중 5표가 어제(1일) 나온 겁니다. 지난 2013년에 제임스 코미 전 국장에 대한 인준 표결 때 미국 내 무인기 사용과 관련해 의구심을 표시하면서 랜드 폴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요. 이번에 엘리자베스 워런, 제프 머클리, 론 와이든 의원 등 민주당 의원 5명이 반대표를 던진 겁니다.

민주당 상원 중진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의원.
민주당 상원 중진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의원.

​​진행자) 이들 민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법사 위원회 소속인 머클리 의원은 레이 지명자가 공화당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기부한 일과 개인 변호사로 일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위해 일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또 레이 지명자가 속한 법무법인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을 대표한 사실도 문제로 삼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다수는 찬성표를 던진 거죠?

기자) 네, 역시 법사위원회 소속인 리처드 블루멘탈 의원은 FBI는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헌법과 미국인들을 위해 일한다면서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런 면에서 레이 지명자는 FBI 국장이 되기에 적합한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루멘탈 의원] “The FBI deserves a leader…”

기자) 이 같은 임무를 위해 온전성과 힘을 갖춘 지도자가 FBI를 이끌어야 하는데, 레이 지명자가 바로 그런 종류의 지도자란 점을 보여줬다는 겁니다. 블루멘탈 의원은 최고위층에서부터 미국의 법치와 법 집행기관이 정치적 개입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같은 자질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상원 인준을 받은 레이 신임 FBI 국장,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레이 지명자는 올해 만 50살인데요. 예일대학교 학부와 법률전문대학원을 나왔습니다. 1997년 조지아 주 북부지구 검사시보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조지 W. 부시 정부 때인 2001년에 연방 법무부로 옮긴 후, 2003년에서 2005년까지 법무부 형사 담당 차관보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법무법인인 ‘킹앤드스팰딩(King and Spalding)’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초에 레이 변호사를 새 FBI 국장으로 지명하면서 흠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칭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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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계속해서 상원 소식 보겠습니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지난주에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을 세 차례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기하지 말고 계속 노력하라고 독려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의 생각은 다른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가 어제(1일) 우선적으로 처리할 안건들을 공개했는데요. 먼저 정부 기관 지명자들에 대한 인준안을 처리하고, 보훈부와 식품의약국(FDA)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여름 휴회가 끝난 뒤 9월에 돌아오면, 조세개혁 법안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습니다.

1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있는 미치 매코넬(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1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있는 미치 매코넬(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진행자) 건강보험 개혁 법안, 그러니까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은 매코넬 대표의 우선 순위에 포함돼 있지 않네요.

기자) 맞습니다. 존 튠 의원은 확실히 50표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보일 때까지, 그러니까 법안 가결에 필요한 표를 확보할 때까지 오바마케어 폐지 노력을 접겠다는 뜻을 나타냈는데요. 다른 할 일이 많다는 겁니다. 튠 의원은 현재 공화당 의원 총회 의장으로 상원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영향력 3위에 있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오바마케어를 폐지할 게 아니라, 양 당이 협력해서 이를 보완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실제로 상원에서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초당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데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라마 알렉산더 위원장과 패티 머레이 민주당 간사가 오는 9월에 이 문제에 관한 청문회를 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는 게 아니라, 현행 제도 아래 보험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요. 보험료가 오르는 걸 막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에 새로운 건보개혁 법안이 빨리 승인되지 않으면, 보험사와 연방 의원들에 대한 지원금을 중단시키겠다고 위협했는데요.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베일아웃(bailout)’, ‘구제’란 표현을 썼는데요.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연방 정부가 제공하는 지원금을 얘기하는 겁니다. 현행 오바마케어 아래 보험사는 저소득층이 이 제도를 통해 건강보험을 구입할 경우, 보험료를 싸게 해줘야 하는데요. 그러면 보험사가 손해를 보게 되는데, 그 손실을 덜어주기 위해서 연방 정부가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 보조금 지원 여부를 매달 새로 결정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는 겁니다. 공화당 의원 중에도 연방 정부 지원금이 필수적이라며 옹호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보험사들은 지원이 중단되면, 보험료가 20% 오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원들에 대한 지원금 얘기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현재 연방 의원들이나 의회 직원들은 오바마케어를 통해서 보험을 구입해야 합니다. 그러면 다른 연방 기관 직원들보다 개인 부담이 늘어나는데요. 다른 공무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서 정부가 똑같은 수준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연방 공무원은 보험료의 75%를 정부가 내주고, 나머지 25%만 개인이 부담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한 겁니다.

진행자) 이런 위협에 대한 의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일축하는 의원도 있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같은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린지 그레이엄 의원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공화당이 미국인들에게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필요하다면 의원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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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몇 년 전부터 미국 영화산업계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특히 여성과 중남미계가 소외당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일명 ‘OscarsSoWhite’라고 하는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습니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시상식인 오스카 상의 주요 연기상 수상자와 후보가 2년 연속 모두 백인들로 선정된 데 따른 논란이었는데요. 하지만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선 흑인 동성애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문라이트(Moonlight)’가 작품상을 받고 또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했던 흑인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히든피겨스(Hidden Figures)’가 2016년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14위에 기록되는 등 흑인 영화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영화계가 미국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나온 보고서인가요?

기자) 미국 서부 남캘리포니아대학(USC)의 언론대학원이 주도하고 있는 ‘미디어, 다양성, 사회 변화 운동’ 측이 지난 2007년부터 9년 동안 매년 국내 흥행 수익 100위에 오른 영화의 등장인물들과 영화 제작에 참여한 직원들의 성별과 인종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우선, 여성의 비율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대사가 있는 단역부터 주, 조연 역까지 배역의 비중에 상관없이 여성의 존재감이 미미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좀 더 자세한 수치로 알아볼까요?

기자) 네, 지난 2016년 흥행수익 100위에 오른 영화에서 대사가 있는 배역은 4천600개 가까이 됐는데요. 이중 여성 배역의 비중은 3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여성의 소외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9년 전인 2007년 조사 때와 비교했을 때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겁니다. 100편의 영화 가운데 여성이 주연이나 조연이었던 영화는 34편에 머물렀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소수계 출신 여성이 주, 조연을 맡은 영화는 단 3편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전체 인구에서 여성의 비율은 남성보다 약간 더 많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남성 배역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봐야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인종별로 분석해 보면, 백인이 또 압도적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역시 2016년 100대 흥행 영화를 분석한 결과, 대사가 있는 배역 가운데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은 반면, 흑인은 약 14%, 아시아계는 6%, 중남미계는 3%였습니다. 최근 인구조사 결과, 미국 전체 인구에서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로 나타났는데요. 이와 비교하면 백인 배역 비중은 더 높았고, 나머지 인종의 경우에는 실제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보다 배역상의 인종 비율이 훨씬 더 낮았던 겁니다. 특히 미국에서 중남미계 인구는 18%에 달하지만, 영화계에서 중남미계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영화 배역 외에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서도 인종이나 성에 따른 차이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있었습니다. 영화감독의 경우 지난해 흥행 100위에 든 영화감독은 총 120명이었는데요. 이중 여성은 5명이었고요, 흑인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보고서를 주도한 남캘리포니아 대학의 스테이시 스미스 교수는 미국 영화 산업의 본고장인 할리우드가 이번 보고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다양성과 통합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