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으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초청, 보건정책 오찬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으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초청, 보건정책 오찬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늘(20일)로 취임 6개월을 맞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42개 법안에 서명했고, 중동과 유럽의 8개 나라를 방문했으며, 중국과 한국, 러시아 등 54명의 각국 지도자들을 만났는데요. 오늘 ‘아메리카 나우’ 시간에는 지난 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이룬 성과와 실패, 앞으로 과제 등을 국내 정책과 대외 정책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시작하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벌써 6개월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 20일이 취임식이었으니까요. 이제 꼭 6개월이 됐는데요. 그 어느 대통령보다도 다사다난한 6개월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작은 야심 찼습니다. 취임식 연설 내용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대선 공약을 과감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 time for empty talk is over…”

지난 1월 20일 워싱턴 의사당 앞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난 1월 20일 워싱턴 의사당 앞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기자) “탁상공론만 하던 때는 끝났다, 이제는 행동에 옮겨야 할 때다”라고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연설 들어보셨는데요. 하지만 막상 공약을 실천에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취임식 당일부터 이어진 반대 시위와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들에 대한 논란, 낮은 지지율과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래도 지난 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라고 평가될 만한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발표한 여러 건의 행정명령을 들 수 있겠습니다. 환경 정책 등 공화당이 반대했던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여러 정책을 뒤집은 겁니다. 또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자가 상원의 인준을 받은 일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꼽히고 있는데요. 보수적인 판사를 대법관에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면서, 공화당의 바람대로 연방 대법원이 다시 보수 쪽으로 기울게 됐습니다.

닐 고서치 미국 연방대법관.
닐 고서치 신임 연방대법관

​​진행자) 반대로 국내 정책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로 평가되는 것들이라면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오바마케어 폐지가 아직 실현되지 못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한 건강보험 개혁, 일명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는데요. 이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하원을 통과했지만, 아직 상원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당인 공화당 의원들끼리 의견이 갈리면서 아직 표결조차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자 오바마케어를 먼저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심지어 오바마케어가 붕괴하게 내버려둬야 한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요. 그래도 건강보험 개혁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닌 것 같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19일)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을 가졌는데요.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의원들이 여름 휴가에 들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일단 다음 주에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과 폐지 법안, 두 가지를 표결에 부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미 여러 의원이 반대한다고 밝혀서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진행자) 초당적인 조사 기관인 의회조사국(CBO)이 오바마케어 폐지가 가져올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어제(19일) 발표했는데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2026년까지 보험 없는 사람이 3천200만 명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상원의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이 통과돼 시행에 들어가면, 같은 기간 무보험자가 2천200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건강보험 개혁 문제가 다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공약이었던 세제 개혁과 국가 기반시설 확장 역시 건강보험 논쟁에 밀려 아직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들어 가장 논란이 된 것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문제, 또 트럼프 선거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에 관한 뉴스가 거의 미국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언론의 ‘마녀사냥’이라고 줄곧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이던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이 경질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고요. 결국,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이 특별 검사로 임명됐는데요.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돈 트럼프 주니어 씨가 핵심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 변호사와 만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상원 법사위원회는 다음 주에 트럼프 주니어 씨와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밝혔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역시 다음 주에 상원 정보위원회 비공개청문회에서 증언할 예정입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8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 도중 웃고있다.
지난달 8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증언 도중 웃고있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진행자) 다사다난한 6개월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 국내 정책 면에서 앞으로 국정 운영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 관련 의혹은 건강보험 개혁을 비롯한 여러 현안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초당적정책연구소’의 존 포티에 연구원은 VOA에 6개월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 능력을 평가하기엔 적당하지 않은 시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약이 입법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한다는 거죠.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대통령의 공약들은 실체보다 형식에 치우쳤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고요. 트럼프 행정부에 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지, 나빠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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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취임 6개월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 돌아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 정책에서도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여러 정책을 뒤집겠다고 다짐한 바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대외정책에서도 기록이 엇갈리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은 것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신랄하게 비판했던 전임 대통령의 정책 가운데 하나로 이란 핵 합의를 들 수 있는데요.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at Iran deal is the dumbest deal…”

기자)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에 대해서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바보 같은 합의라며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취임 즉시 이란과의 핵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취임 6개월이 지난 지금, 이란 핵 합의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월요일(17일) 이란이 제대로 핵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보고했는데요. 대신 다음 날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테러 단체 지원 등을 지적하며 이란 개인과 단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바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나토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취임 후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said it was obsolet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12일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잇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한 말 들어보셨는데요. 전에는 나토가 쓸모없는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말했지만, 더는 쓸모 없지 않다는 겁니다. 다만 선거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이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분위기가 어색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외 정책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을 지킨 것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두 가지 협정에서 탈퇴한 걸 들 수 있습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파리기후변화협정인데요.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말에 TPP 탈퇴를 선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TPP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 간의 자유무역협정을 말하는데요. 현재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국가가 계속 협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TPP 외에도 여러 자유무역협정이 미국에 불리하다고 주장해왔는데요. 미국이 무역 적자에 시달리고,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서 현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진행 중이고요. 한국에 대해서도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통보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아왔는데요.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면서도 일자리 문제를 거론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일, 파리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파리협정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난 2015년에 체결된 국제 협정인데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파리협정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등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에게 유리한 협정을 만들기 위해 새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죠.

진행자) 2015년 당시 197개국이 파리협정에 가입했는데요. 미국이 탈퇴를 선언하자, 여러 환경 단체와 정부 지도자들 사이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죠?

기자) 네, 특히 프랑스 등 다른 협정 가입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을 철회하도록 설득하고 있는데요. 지난주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탈퇴 번복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3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우정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3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후 회견을 통해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행자) 자,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말과 행동을 바꾼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요. 이에 대한 전문가들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하기 힘든 상대로 드러났다며 우려를 표시합니다. 오랜 동맹국들의 신뢰를 약화하고 국제 사회 지도자로서 전통적인 미국의 역할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은 대부분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일어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취임 전과 취임 후에 입장이 달라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배우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란 겁니다.

진행자) 국제 문제라는 게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 당시에는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시리아 내전과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오히려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역대 최악이란 얘기까지 나왔었죠. 북한 핵 문제만 해도 그런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압력을 넣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국제 문제에서는 그다지 선택권이 많지 않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깨닫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살펴볼까요?

기자) 취임 초기치고 매우 낮은 편입니다.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eal Clear Politic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40%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비율 54%보다 낮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역대 신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대통령 취임 초기엔 ‘허니문 효과’라고 해서 신혼 기간에 보통 부부 사이가 좋듯이 지지율이 높기 마련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이런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은 80% 이상이 지지한다고 답하는 등 여전히 강한 신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