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대법원 건물.
미국 워싱턴의 대법원 건물.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다음 회기에 다루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부분적으로 행정명령의 시행을 허용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이 시행된다면, 앞으로 10년 동안 2천200만 명이 추가로 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미 의회예산국(CBO)이 밝혔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요구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이제 곧 긴 여름 휴회에 들어가는데요. 이를 앞두고 시선을 끄는 결정을 여럿 발표했군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이 이민 관련 행정명령의 위헌 여부를 10월에 시작되는 다음 회기에서 다루기로 했습니다. 또 그때까지 행정명령의 상당 부분이 효력을 발휘한다고 판결했는데요. 행정명령의 시행을 정지시킨 하급 법원 결정을 뒤집은 겁니다.

진행자) 행정부가 하급 법원 판결에 반발해 상고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행정명령의 시행을 정지시킨 하급 법원의 결정을 뒤집고, 부분적으로 시행을 허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두 차례 발표했는데요. 먼저 지난 1월 말에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이렇게 7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과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90일 동안 중단하고 또 시리아 난민의 수용을 무기한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는 모두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이기 때문에 논란이 됐죠?

기자) 맞습니다.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이며,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결국,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법원에서 시행정지 명령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에 이라크를 뺀 6개 나라로 적용 대상국을 줄였고요. 또 시리아 난민을 특정한 조항을 빼는 등 수정된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수정된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와이 주와 메릴랜드 주가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역시 하급 법원과 항소 법원에서 시행 정지 명령이 나왔습니다. 버지니아에 있는 제4 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에 모든 이슬람교도의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한 발언 등을 문제 삼아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이라고 결론 내렸고요. 캘리포니아에 있는 제9 항소법원은 대통령 권한 남용이라며 하급 법원의 결정을 인정했습니다. 그러자 행정부가 대법원에 상고한 겁니다.

진행자) 결국, 대법원이 행정명령 시행을 허용한 건데요. 하지만 부분적인 허용이라고요?

기자) 네, 6개 나라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 90일 중단, 120일간의 난민 수용 금지 조항 등 대부분 효력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예외를 뒀습니다. 미국에 있는 개인이나 단체와 ‘진실한 관계’에 있다고 신뢰할 만한 주장을 하는 외국인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반면에 관계 소명이 부족한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행정명령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진실한 관계’라고 규명할 수 있는 조건은 뭔가요?

기자) 네, 개인의 경우 미국에 가족이나 친척이 있어야 하고요. 학생이라면 미국 대학에서 발급한 입학 허가증이 있어야 합니다. 또 미국 직장에 채용된 노동자의 경우도 예외에 해당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법원이 허용 결정을 내리면 72시간 만에 행정명령이 발효될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에 곧 행정명령이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행정명령에 대한 핵심 논의, 그러니까 위헌 여부를 가리는 문제는 오는 10월에 시작되는 다음 회기에 다루게 됩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적인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도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고서치 대법관을 포함해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행정명령이 부분적으로 이행되는 데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토머스 대법관은 ‘진실한 관계’를 판단하라는 요구는 행정 담당관들에게 짐을 지우는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관련 소송이 범람할 우려가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6대 3으로 이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요. 결국, 부분적인 허용 결정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이번 대법원 결정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6일) 발표한 백악관 성명에서 "미국 안보의 승리"라며 반겼습니다. 부분적이지만 일단 모든 대법관이 시행을 허용한 데 대해 만장일치 결정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만장일치 결정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파이서 대변인] “The President was honored by…”

기자) 스파이서 대변인의 말 들으셨는데요.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역할은 국가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며, 이민 관련 행정명령은 바로 이를 위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한편, 민권 단체와 이민 단체 등은 행정명령의 일부 시행을 허용한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면서 무슬림을 차별하는, 헌법에 어긋나는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밖에도 이날(26일) 대법원이 여러 중요한 결정을 발표했다고 하는데요.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주리 주 정부와 한 교회 간의 예산 지원과 관련한 소송에서 교회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앞서 미주리 주 정부가 종교 단체라는 이유로 교회가 신청한 놀이터 바닥의 재포장 지원을 거부하자, 교회가 제기한 소송인데요. 연방 대법원은 7대2로 지원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애 부부에게 결혼식 케이크 판매를 거부했다가 주의 차별 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소송에서 패한 콜로라도 주의 케이크 가게 주인과 관련한 소송을 받아들였는데요. 이 역시 가을에 시작되는 다음 회기에서 다루기로 했습니다.

///BRIDGE///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주에 연방 상원이 하원 법안과 별도로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공개했습니다. 하원 법안과 가장 큰 차이는 나이가 아니라, 소득에 따라 연방 정부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건데요. 하원 법안보다는 관대하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만, 그렇게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 산하 초당적인 연구 기관인 미 의회예산국(CBO)이 어제(26일) 관련 수치를 발표했는데요. 상원 법안이 통과돼서 시행에 들어갈 경우, 앞으로 10년 동안 2천200만 명의 미국인이 추가로 건강보험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행 오바마케어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건데요. 대신 연방 정부 재정 적자는 크게 줄어드는데요. 10년 동안 3천210억 달러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상원 법안은 지난달 하원이 승인한 법안과는 별도로 나온 건데요. 하원 법안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네, 건강보험을 잃는 사람의 수는 하원 법안보다 약간 적습니다. 하원 법안은 2천300만 명이 추가로 보험을 잃는 것으로 나왔는데, 그보다 100만 명이 적은 거죠. 하지만 연방 정부 재정 적자는 하원 법안보다 훨씬 더 많이 줄어듭니다. CBO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원 법안이 시행되면, 2026년까지 연방 정부 적자를 1천190억 달러 줄이는데요. 상원 법안은 3천210억 달러니까 거의 1.5배에 달하는 겁니다. 이는 빈곤층을 위한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 지원금을 크게 삭감하는 데 따른 겁니다.

진행자) 현행 오바마케어를 그대로 유지할 때와 비교해서 10년 동안 2천200만 명이 추가로 건강보험을 잃게 된다고 했는데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기자) 오바마케어의 의무 가입 조항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의회예산국(CBO)은 당장 내년에 1천500만 명이 더 무보험자가 될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그동안 의무 가입 조항 때문에 할 수 없이 보험에 가입했던 사람들 가운데 건강한 사람들이 대거 탈퇴할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따라서 2026년까지 미국 내 무보험자의 수는 4천9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CBO는 전망했는데요. 특히 노인들과 저소득층 주민들 가운데 보험 미가입자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현행 오바마케어를 유지할 경우, 2026년에 무보험자는 2천8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오바마케어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험료 인상을 들고 있는데요. 상원 법안이 시행되면 보험료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처음에는 보험료가 올라가지만, 이후 안정되기 시작해서 2026년에는 평균 20% 내려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의료비가 많이 드는 노인들과 저소득층이 보험 시장에서 빠지고, 의료비 가운데 본인 부담금이 큰 보험 상품에 따른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빈곤층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됩니까? 하원 법안과 마찬가지로 상원 법안 역시 연방 정부의 메디케이드 지원금을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기자) 네, 의회예산국(CBO)은 앞으로 10년 동안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는 사람의 수가 현행 오바마케어에 비해서 1천500만 명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보험을 잃는 사람의 대부분이 바로 메디케이드 수혜자들인데요. 하원 법안은 당장 메디케이드 확대 지원금을 줄이기 시작해서 2020년에 완전히 끝내는데요. 상원 법안은 3년 동안 유예 기간을 둔 뒤에 2021년부터 지원금을 줄여나갑니다.

진행자) 이렇게 CBO 수치가 나왔는데, 의원들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좋지 않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랜드 폴 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의원 가운데서도 5명이 반대하고 있다고 어제(26일) 전해 드렸는데요. 법안에 반대한다는 공화당 의원이 또 한 사람 나왔습니다. 수전 콜린스 의원인데요. 콜린스 의원과 폴 의원 등은 현재 공개된 법안대로라면 최종 표결은 물론이고, 법안 논의를 위한 절차투표에서도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들 의원이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콜린스 의원 같은 중도 성향의 의원들은 법안의 메디케이드 지원금 삭감 조항에 반대합니다. 가장 취약한 주민들에게 큰 타격이 간다는 겁니다. 하지만 폴 의원처럼 좀 더 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법안이 현행 오바마케어와 별로 다를 게 없다며, 재정 적자 삭감이나 주 정부의 권한 확대 면에서 좀 더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BRIDGE///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러시아 내통 의혹이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커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서 사과를 요청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6일) 4개월간에 걸친 조사에서 아무런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과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공모나 사법 방해가 없었다고 주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여러 개 관련 글을 올렸는데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같은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생각해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입장이 달라진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지난 1월부터 그대로라고 말했는데요. 아직 취임 전이었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전산망을 해킹하는 등 지난해 선거 과정에 개입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스파이서 대변인이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시 어떤 조처를 해야 했을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통령 선거 훨씬 전에 알았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대선 3개월 전인 지난해 8월에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사이버 공격을 지시했다는 건데요. 이 정보를 들은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몇 주 동안 대처 방안을 고려했지만, 결국 선거가 끝날 때까지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지난주에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선거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길 원치 않았고, 또 클린턴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선이 끝난 뒤인 지난해 12월에야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워싱턴 인근 러시아 시설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