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퍼거슨 워싱턴 주 법무장관이 9일 시애틀에서 이민 행정명령 법원 판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밥 퍼거슨 워싱턴 주 법무장관이 9일 시애틀에서 이민 행정명령 법원 판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 집행을 정지시킨 1심 법원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가 위태롭게 됐다며 반발했는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톰 프라이스 보건후생부 장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았다는 소식, 또 지난해 4/4분기의 미국 내 풍력발전 설비 용량이 수력발전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차례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항소법원이 이민 관련 행정명령의 효력을 다시 살려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거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9 연방 항소법원 판사 3명이 만장일치로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이렇게 7개 이슬람 국가 국민에 대한 미국 입국을 90일 동안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는데요. 이는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이고 헌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면서 워싱턴 주와 미네소타 주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행정명령 집행을 일단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1심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죠. 그러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불복해서 항소했는데, 항소법원에서도 역시 같은 결정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만장일치 결정이었다고 했는데, 재판부가 이유를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이번 행정명령의 효력을 즉각 되살려야 하는 이유를 행정부가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행정명령이 금지한 7개 나라 국민의 입국을 허용할 경우, 즉각적으로 미국이 테러 위협에 처할 것이란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는 겁니다. 또 대통령에게 이민 정책을 세울 권한이 있긴 하지만, 사법부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검토할 권한을 가진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과에 대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법무부는 판결 내용을 검토 중이라면서 여러 선택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 판결이 나오자, 미국 안보가 위태롭게 됐다며 “법정에서 보자”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이런 내용을 모두 대문자로 썼는데요. 상당히 화가 났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백악관 기자들에게 법원이 정치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10초-적당히 줄여주세요) “We have a situation…”

기자) 국가 안보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건데요. 하지만 결국에는 행정부가 소송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처음 소송을 제기한 원고인 워싱턴 주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법정에서 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대해서 방금 법정에서 만났지 않았느냐며 “우리가 이겼다”고 응수했습니다. 또 이번 판결은 워싱턴 주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승리라고 말했는데요. 밥 퍼거슨 워싱턴 주 법무장관 역시 미국 헌법의 승리로 평가했습니다. 퍼거슨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퍼거슨 워싱턴 주 법무장관] “The ninth court of appeals…”

기자) 워싱턴 주가 원했던 모든 것을 제9 순회항소법원이 받아줬다는 겁니다. 퍼거슨 장관은 미국은 법의 나라이며, 이 법은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송 당사자인 워싱턴 주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정치인들, 여러 인권단체도 이번 판결을 반겼는데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3-0’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려서, 트럼프 행정부가 법정에서 세 차례 패배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법정에서 보자고 말했는데, 연방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죠?

기자) 네, 아무래도 대법원에 가져갈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네 가지 가능성을 얘기하는데요. 먼저 말씀하신 대로 대법원에 상고하는 방안이 있고요. 또 11명으로 구성되는 항소법원 전체 재판부가 이 사안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방안, 1심 법원에서 소송의 본질인 위헌 여부를 가리도록 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또 대통령이 행정명령 내용을 수정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백악관은 금요일(10일)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는데요. 이번에 나온 항소법원 판결은 소송 자체에 대한 건 아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소송의 본질은 이번 행정명령이 헌법에 어긋나느냐, 아니냐, 하는 점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아직 1심에서도 판결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단 이 소송을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요. 이 소송을 진행하면서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자가 인준 받을 때까지 기다린다는 겁니다. 현재 연방 대법관들이 보수 대 진보가 4대4로 갈려있는데, 보수 성향의 고서치 지명자가 인준 받으면, 나중에 대법원 판결에서 행정부에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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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상원 인준을 받은 장관 지명자가 한 명 더 늘어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건후생장관인데요. 미국 연방 상원이 금요일(10일) 새벽에 톰 프라이스 보건후생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52대 47로 통과시켰습니다. 소속 정당에 따라서 찬반 표가 갈렸는데요. 행정부와 같은 당인 공화당 의원들은 찬성표를,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프라이스 장관은 금요일(10일) 인터넷 단문사이트인 트위터에 보건후생부장관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생애 최고의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로 보건후생부를 이끌게 된 톰 프라이스 장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올해 62살로 원래 의사 출신인데요. 2005년부터 조지아 주를 대표하는 연방 하원의원으로 일해왔습니다. 프라이스 새 장관은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오바마케어,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를 반대한 의원으로 유명한데요. 하원의원 시절에 이를 대체할 법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 폐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있는 사안 가운데 하나인데요. 프라이스 장관이 앞으로 이 일을 이끌게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 공화당 의원들과 백악관이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수순에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아직 구체적인 대체 법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이 프라이스 장관 인준에 반대하면서 위원회 표결을 거부하기도 했고요. 전체 회의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는데, 민주당이 이렇게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프라이스 장관이 의원 시절에 제약회사에 투자한 게 논란이 됐습니다. 이 회사에 유리한 법안을 지지해서 이익을 챙겼다는 건데요. 하지만 프라이스 장관은 법에 어긋나거나 의회 윤리 규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민주당은 프라이스 장관이 노인들을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와 빈곤층을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를 축소하려 한다고 비판했는데요. 프라이스 장관은 앞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금을 제한하는 안을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공화당은 프라이스 장관을 지지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의사 출신인 프라이스 장관만큼 보건후생부를 이끌기에 적당한 인물은 없다고 옹호했는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프라이스 장관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건강보험 정책을 잘 아는 인물이라고 칭찬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렇게 프라이스 장관이 상원 인준을 받으면서 15개 행정부 부서 지명자 가운데 승인을 받은 장관은 7명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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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소식 보겠습니다.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덕에 인류는 산업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가 지구 온난화 등 환경적인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전 세계는 현재 재생에너지 개발이 한창인데요. 미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특히 풍력에너지 가동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 4/4분기 미국 풍력발전의 설비용량이 수력발전 시설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풍력에너지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결과를 보면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8만2천MW가 넘었는데요. 2천400만 가구에 충분히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였습니다. 연방에너지정보청의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수력발전의 설비용량은 약 8만MW였습니다.

진행자) 작년 1년간의 전체 수치를 보면 특히 4/4분기에 풍력발전 설비가 집중적으로 늘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설비용량이 이 기간에만 약 6천500MW 증가했는데요. 1년 전체 증가량의 거의 80%에 해당하고요. 이렇게 한 분기에 설비용량이 급증한 것은 지난 2012년 4/4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전체 증가량은 약 8천300MW인데요. 풍력발전 설비에 약 140억 달러를 투자한 끝에 나온 결과라고 합니다.

진행자)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에 거액을 투자한 만큼 에너지 생산량도 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지역에 따라서는 어느 주에서 풍력발전 비중이 높았습니까?

기자) 네, 미 남부 텍사스 주의 풍력발전 설비 용량이 20MW 이상으로 미 전역에서 가장 높았고요. 중서부의 아이오와 주와 중남부의 오클라호마 그리고 서부의 캘리포니아주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한, 풍력에너지의 경우 산업계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았는데요. 지난해 구글이나 아마존, 제너럴모터스 등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전력을 공급한 비율이 39%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말에는 미국 최초의 해상 풍력발전소도 세워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광활한 대지가 아닌 바다 위에서 풍차 모양의 높은 터빈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요. 작년 12월에 미 동부 로드아일랜드 주 해안에 세워진 미국 최초의 해상 풍력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로드아일랜드 주 블록 섬(Block Island) 인근에 세워진 5대의 풍력 발전용 터빈이 해안에 부는 강한 바람을 이용해 연간 30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됐는데요. 작년 4/4분기에 풍력발전 설비용량에 증가한 데도 영향을 줬다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으로 미국에 풍력발전시설이 더 들어설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현재 건축 중인 풍력발전소의 총 설비용량이 1만MW가 넘는데요. 이 중에 절반은 텍사스 주에 들어설 계획입니다. 그리고 미 남부의 뉴멕시코 주에서도 풍력발전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현재 1천300MW를 생산할 수 있는 풍력발전 시설이 건설 중에 있고, 다 완공되면 뉴멕시코 주의 풍력발전 용량은 2배가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