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닐 고서치(가운데) 콜로라도주 연방항소법원 판사의 대법관 후보 지명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고서치 판사 부인 루시 여사.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닐 고서치(가운데) 콜로라도주 연방항소법원 판사의 대법관 후보 지명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고서치 판사 부인 루시 여사.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닐 고서치 판사를 새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자세히 알아보고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7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을 일정 기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는데요. 이에 반대하는 성명에 동참한 국무부 직원 수가 1천 명에 이른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오는 일요일(5일) 미국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을 앞두고 개최도시인 휴스턴이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연방 대법관을 지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에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자를 지명한 건데요. 콜로라도 주 연방 항소법원의 닐 고서치 판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서치 판사가 논쟁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Judge Gorsuch has outstanding legal skills…”

기자) 고서치 판사는 매우 똑똑하고 뛰어난 법적 능력을 갖췄으며 규율이 몸에 밴 인물이란 건데요. 앞서 제10순회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됐을 때 만장일치로 상원의 인준을 받는 등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고서치 지명자가 뭐라고 소감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작고한 스캘리아 대법관을 가리켜 ‘법의 사자’였다고 표현하면서, 그런 인물을 계승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고요. 상원 인준을 받으면 법률과 헌법에 충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법을 제정하는 기관은 법원이 아니라 의회라는 점을 존중한다고 말했는데요. 고서치 지명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고서치 판사] “I respect the fact that in our legal order…”

기자) 국민의 대표들이 한 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적용하는 것이 판사의 일이란 건데요. 재판 결과에 만족하는 판사는 형편 없는 판사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법의 요구가 아니라, 판사 자신이 선호하는 바를 더 중요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새 대법관으로 지명된 고서치 판사, 어떤 인물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올해 만 49살이고요. 컬럼비아대학교와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을 나왔습니다. 앤서니 케네디 현 대법관 아래서 재판 연구원으로 경험을 쌓은 뒤 법무법인에서 일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연방 법무부 관리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에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서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됐습니다. 종교는 개신교인데요. 인준 받으면 연방 대법관들 가운데 유일한 개신교도가 됩니다. 현재 대법관들은 모두 유대교도 아니면, 가톨릭교도입니다.

진행자) 작고한 스캘리아 대법관은 ‘보수의 거두’로 불렸던 인물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스캘리아 대법관과 비슷한 성향의 판사를 지명하겠다고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어떻습니까? 고서치 판사가 성향 면에서 스캘리아 대법관과 많이 비슷한가요?

기자) 네, 헌법이 원래 의미하는 바를 중시하는 원전주의자이고 확실한 보수 성향의 판사란 점, 또 문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 등 닮은 점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격 면에서 스캘리아 대법관보다 좀 더 친화력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서치 판사가 대법관으로 지명된 데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은 자격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는 인물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치인들은 정당별로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고서치 지명자를 가리켜 주류 보수주의자라며 압도적인 지지를 나타냈는데요. 최종 후보로 거론됐던 다른 판사들보다 덜 강경하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고서치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에 독자적으로 맞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관은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확실하게 밝힌 사람은 얼마 안 됩니다. 하지만 인준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 의사진행 방해를 강행하겠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리버스터는 오랜 시간 발언을 계속하는 식으로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걸 말하는데요. 필리버스터를 종결하고 인준안을 표결에 부치려면, 60표가 필요합니다.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이긴 하지만, 52대48이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죠.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는 대법관 자리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하자 바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장을 후임으로 지명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은 새 대통령이 지명하게 해야 한다면서, 인준 청문회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공화당의 도박이 들어맞았다고 분석하는데요. 결국, 공화당이 백악관을 차지했으니까 말이죠.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였다면서, 올해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하는데요. 신속히 고서치 지명자를 인준해야 한다고 민주당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연방 대법관 자리를 1년 가까이 공석으로 남겨둔 이유, 또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 이렇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연방 대법관은 종신직입니다. 또 연방 대법원의 결정은 어떤 주의 법보다도 위에 있습니다. 낙태라든가 사형, 총기 문제 등 미국 사회의 중요한 쟁점들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곳이 바로 대법원인데요. 그 예로 지난 2015년에 나온 동성혼 합헌 결정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성향의 인물이 대법관으로 지명되느냐에 따라서, 수십 년 동안 미국 사회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관은 모두 9명으로 구성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캘리아 대법관이 숨질 때까지 5대4로 보수가 약간 우세였는데요. 스캘리아 대법관이 숨지면서 현재 보수 대 진보가 4대4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서치 판사가 인준 받으면, 다시 보수 쪽으로 축이 약간 기울게 됩니다.

진행자) 여기서 트럼프 내각 지명자들의 상원 인준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가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가 위원회 인준을 통과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수요일(1일) 세션프 법무장관 지명자 인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따라서 상원 전체 회의 인준만을 남겨두게 됐고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와 톰 프라이스 보건후생부 장관 지명자 역시 이날 재무위원회를 각각 통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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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난 금요일(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내린 뒤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이 해임되기도 했는데요. 국무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문서에 서명한 국무부 직원의 수가 거의 1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무부가 화요일(31일) 반대 문서를 공식적으로 받았다고 VOA에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정확한 서명자 수나 직위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국무부 직원들이 이렇게 정부 결정에 반대하는 문서를 내는 경우가 자주 있는 일인가요?

기자) 자주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반대 문서 자체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 실제로 서명자가 1천 명에 달한다면, 규모 면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지난해 오바마 행정부의 시리아 정책을 비판하는 문서에 서명한 직원 수와 비교할 때 20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진행자) 백악관은 이번 일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월요일(30일)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따르든지, 아니면 떠나라고 말했는데요. 전 국무부 관리들은 이런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암묵적인 위협이라며 발끈했습니다. 이런 반대 서명은 전통적으로 국무부 직원들이 지도부에 의견을 표시하는 통로가 돼왔는데, 백악관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겁니다.

진행자) 국무부 직원들이 이번 이민 관련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테러 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이민 관련 행정명령은 난민 수용을 120일 동안 중단하고, 이란과 이라크, 수단, 소말리아 등 7개 나라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90일 동안 금지하는데요. 이들 나라는 국민의 대다수가 이슬람교도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처라면서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국무부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여러 주 법무장관들도 이번 행정명령에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주에 이어서 뉴욕과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이렇게 4개 주가 이번 행정명령이 헌법에 어긋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미국 내 이슬람 단체 등 여러 인권단체의 소송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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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선 오는 일요일(5일)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축제가 열립니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제51회 슈퍼볼 경기가 미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펼쳐집니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애틀랜타 팰컨스가 맞붙는 이번 대회는 여느 해 못지않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미 전역에서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휴스턴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경찰 당국은 물론이고 연방 보안병력까지 배치돼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통 미국에서 이런 대형 행사가 열리면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보안을 강화하는데요. 올해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까지 열리고 있어서 보안 당국이 더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발표한 이후에 미 전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는데요. 휴스턴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주말에도 휴스턴 시내에 슈퍼볼 관련 행사장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 반대시위가 열렸는데요. 이번 주에도 계속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요. 슈퍼볼 경기가 열리는 일요일에도 시위가 예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보안 당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시위를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위대의 권리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진행하는 한 지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폭력은 참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시위를 평화롭게 진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혹시 테러 위협이 감지된 건 없습니까?

기자) 네, 보안 당국은 아직 신뢰할 만한 테러 위협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휴스턴 경찰국의 5천여 명의 인력이 전원 동원되는가 하면 미연방수사국(FBI)의 SWAT이라고 하는 특공대까지 투입돼서 지역 당국과 정보를 나누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휴스턴에선 이미 보안이 한층 강화된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고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올해 슈퍼볼은 안전을 위해 작년과 달리 2개 지역에서만 슈퍼볼 관련 행사가 열린다는데요. 슈퍼볼 관련 행사장과 슈퍼볼 경기장에는 금속탐지기와 폭발물 감지견 등 다양한 보안 장치들이 설치돼있다고 합니다. 또 타지에서 찾는 관람객이 많은 만큼 일부 호텔에서는 가상 총격 사태 대비 훈련을 시행했다고 하는데요. 사복 복장을 한 경찰과 FBI 요원들 역시 이미 많이 배치돼서 보안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