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스턴 라이스대학교 캠퍼스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로벳홀.
미국 휴스턴 라이스대학교 캠퍼스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로벳홀.

미국의 명문대학 하면 많은 사람들이 하버드나 예일 같은 '아이비리그대학'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미국에는 동부의 이 명문 사립 8개 대학 말고도 훌륭한 명문 대학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들을 아이비리그대학에 견줘 ‘New Ivies’, 즉 ‘새로운 아이비 대학들’, 또는 ‘Hidden Ivies’라고 해서 ‘숨겨진 아이비리그대학들’이라고 칭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New Ivies’, ‘Hidden Ivies’의 하나인 남부의 명문, '라이스대학교(Rice University)'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오디오] 라이스대학교 (1)


"연구중심형 종합대학교"

라이스대학교는 미국 남부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연구중심형 사립 종합대학교입니다. 1912년에 문을 열었는데요. 윌리엄 마쉬 라이스(William Marsh Rice)라는 사람이 1891년에 인가받은 '윌리엄 마쉬 라이스 인문학 연구소'로 시작했습니다. 설립 이후 줄곧 '라이스 인스티튜트(Rice Institute)'라고 불리다가 1960년에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오늘날 사용되는 '라이스대학교(Rice University)'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라이스대학교의 공식 이름은 설립자의 이름을 딴 '윌리엄 마쉬 라이스 대학교(William Marsh Rice University)'입니다. 

"라이스대학교의 위상"

먼저 라이스대학교가 어느 정도 수준의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지부터 살펴볼까요?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 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의 도움말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종종 ‘남부의 하버드(The Harvard of the South)’라는 비공식적인 별칭이 붙어있는 라이스대학교는 'US News & World Report' 2020년 발표에 의하면 미국의 전체 대학교 중에서 17위에 올랐습니다. 전 세계 대학평가서인 'Times Higher Education' 2020년 발표에서 라이스대학은 105위에 올랐습니다." 

라이스대학교는 또 권위 있는 '프린스턴리뷰(Princeton Review)'의 '미국의 우수한 385개의 대학교(The Best 385 Colleges)' 2020년 부문별 조사 중 특히 인종 간 다양성과 활발한 교류 측면에서는 5년 연속 당당히 1위를 차지했고요. 가장 좋은 삶의 질을 영유할 수 있는 환경 부문에서는 4위에 오른 학교기도 합니다. 

"텍사스의 자랑"

라이스대학교는 텍사스에서 가장 큰 도시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휴스턴에, 300ac에 달하는 부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도시에 위치한 어떤 학교들은 빈민가를 중심으로 우범지역이 형성돼 있어, 간혹 치안이 우려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하지만 라이스대학교는 근방에 울창한 산림과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는 거대한 공원, 박물관, 대규모 의료센터, 옥외극장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평온하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황"

이번에는 라이스대학교의 현황 살펴보겠습니다. 다시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2018년 가을 학기 기준, 약 4천 명에 달하는 학부생과 3천 명이 넘는 대학원생들이 학문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약 880명의 교수진이 2017~2018학년도만 해도 1억2천500만 달러가 넘는 연구 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었고요. 교수 1인당 학생 비율이 6명밖에 되지 않는 데다, 중간 크기 학급이 14명을 넘지 않는 최상의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 휴스턴 라이스대학교 캠퍼스에 있는 서립자 윌리엄 마쉬 라이스의 동상.
미국 휴스턴 라이스대학교 캠퍼스에 있는 서립자 윌리엄 마쉬 라이스의 동상.

"설립자 윌리엄 마쉬 라이스"

라이스대학교의 설립자인 윌리엄 마쉬 라이스는 1816년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나 텍사스주에서 거부가 된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로 라이스대학교의 설립자, 윌리엄 마쉬 라이스에 관해 좀 더 살펴볼까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윌리엄 마쉬 라이스는 텍사스에서 섬유와 토지, 철도 사업을 통해 많은 재산을 벌어들인 대부호였습니다. 자신에게 부를 가져다준 텍사스주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일념으로 1891년 5월 교육연구소를 세우고 이 기관을 모체로 해서 향후 최고급 수준의 순수 인문학 고등 교육기관을 세우도록 설립 방안을 세우고 이 기관을 휴스턴시에 기증했습니다. 대신 자신의 사후에 연구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요. 이런 숭고한 이념을 가진 위대한 인물인 윌리엄 라이스는 그러나, 1900년 재산을 노린 개인 변호사와 하인의 공모로 독살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슬픔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에드거 오댈 로뱃 초대 총장의 헌신"

라이스 씨의 사망 후, 라이스재단 이사회는 라이스대학교의 설립을 가시화하는 첫 번째 작업으로 1907년 에드거 오델 로벳(Edgar Odell Lovett)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초대 총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로벳 교수가 라이스대학교의 총장으로 취임하는 데는 훗날 미국의 28대 대통령을 역임한 우드로 윌슨 당시 프린스턴대학교 총장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남부를 대표할 뿐 아니라 미국의 향후 학문의 방향성을 주도할 고등 교육기관의 설립을 목표로 전권을 위임받은 에드거 오델 로벳 총장은 광범위한 연구 조사를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그는 1908년부터 1909년까지 2년간 미국 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최고의 대학들을 순방하면서 휴스턴에 최고의 대학을 만들기 위한 구상을 구체화했습니다. '우리 대학은 학생들의 수를 줄이는 한이 있어도 대학의 기준을 최고로 높여가야 합니다. 가장 우수한 교육자들만이 학생들에게 지적인 도전 의식을 불어넣어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최고의 학자들을 영입해야 합니다.'라고 선언한 로뱃 총장은 라이스대학이 오늘날 남부의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초석이요, 근간의 틀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12년 개교하다"

라이스대학교는 순수학문과 실용기술 학문을 병행하는 최상급의 대학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1912년 드디어 개교하는데요. 그런데 라이스대학교의 개교일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라이스대학교는 1912년 9월 23일 개교했는데요. 라이스 씨가 살해당한 날이 바로 1900년 9월 23일이었습니다. 라이스대학은 설립자 윌리엄 마쉬 라이스 씨를 추모하면서 이날, 12명의 교수진과 77명의 신입생으로 개교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라이스대학교는 제1회 졸업식을 갖고 35명의 학사와 1명의 석사를 배출하게 되고요. 1918년 처음으로 박사 학위를 수여했습니다. 

"개교 때부터 남녀 공학과 기숙사제도 도입"

흥미롭게도 라이스대학교는 전통적인 남부의 보수적 정서와는 달리 처음부터 남녀공학으로 출발했다고 해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이 당시만 해도 상당히 진취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던 설립자 라이스 씨의 이념에 따라 개교 때부터 여학생들을 남학생들과 동등하게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강의에 남학생 48명, 여학생 29명으로 출발해, 1916년 최초의 졸업생들을 배출했으며, 1957년에는 남부 대학 중에서 최초로 '레지덴셜칼리지(residential college)'라고 하는 특별한 개념의 기숙사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레지덴셜칼리지란 기숙대학교라는 뜻인데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로부터 좀 더 자세한 설명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원래 레지덴셜칼리지는 하나의 종합대학교(university)를 소규모 대학 단위로 다시 분할해 각 소규모 대학이 독립적인 대학 체제를 이루어 공부하고 생활하고, 독자적인 학술 활동도 할 수 있는 자치권이 많이 부여된 체제인데요. 이 제도가 유리한 점은 한 레지덴셜칼리지 내의 학생들은 서로가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종합대학교가 가지고 있는 광범위한 도서관 체제뿐만 아니라 각종 시설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기숙사 제도와 다른 것은 일반 기숙사 제도는 학년마다 재학생들이 기숙사의 건물을 바꾸어 방을 옮겨 다니고 다른 기숙사 건물에서 생활하는 학생들과도 한데 어울려 식당에 모여 식사를 하지만, 레지덴셜칼리지제도에서는 소속 레지덴셜칼리지 학생들끼리만 통합된 한 가족처럼 식사도 하고 생활하는 것입니다."

현재 라이스대학교 안에는 베이커칼리지, 윌라이스칼리지, 존스칼리지 등 11개의 레지덴셜칼리지가 있는데요. 신입생은 거의 대부분이, 그리고 전체 학부생 중에서는 약 75%가 이 레지덴셜칼리지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하네요.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됐습니다.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고요. 다음 주 이 시간에는 라이스대학교의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 좀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