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7월 바락 오바마(가운데) 당시 미국대통령이 월가 개혁조치인 '도드 프랭크법'에 서명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바락 오바마(가운데) 당시 미국대통령이 월가 개혁조치인 '도드 프랭크법'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도드-프랭크 법’ 개정을 검토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습니다. 도드-프랭크 법은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때 발효된 금융 규제법인데요. 오늘은 이 도드-프랭크 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입니다.

“도드-프랭크 법이란”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오늘 우리는 미국의 금융 규제와 관련한 핵심 원칙에 서명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백악관에서 도드-프랭크 법의 일부 내용을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와 관련한 핵심 원칙이라고 명명한 도드-프랭크 법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때 나온 건데요.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광범위한 금융개혁법입니다.

도드-프랭크 법의 원래 이름은 '도드-프랭크 월스트리트개혁 소비자 보호법(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 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월스트리트로 대변되는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도드-프랭크 법은 지난 2009년 말, 당시 상원 은행위원장이었던 크리스토퍼 도드 의원과 바니 프랭크 당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이 미국의 금융 혼란과 경제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대안으로 금융 선진개혁 방안을 발의했고,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도드-프랭크 법안’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7월 21일 바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법이 발효됐습니다.

“도드-프랭크 법이 제정된 배경”

도드-프랭크법이 월스트리트 개혁에 착수하게 된 이유는 바로, 미국을 강타한 금융 위기가 바로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투자회사들이 과도하게 '서브프라임 모기지', 즉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에 투자했는데요. 집값 거품이 꺼지면서 집값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면서 파산하기 시작했고 결국엔 경제적 손실을 정부가 떠안게 됐죠.

당시 금융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약 7천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쏟아부었는데요. 하지만 금융 위기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대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들은 법적인 처벌을 받기는커녕 거액의 연봉과 퇴직금을 챙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들에 대한 비판이 일게 되고 이런 금융 제도의 맹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드-프랭크 법이 탄생하게 됩니다.

“도드-프랭크 법의 내용”

도드-프랭크 법은 우선 금융 위기에 대한 책임을 국민이 아닌 월스트리트가 지게 한다는 것이 첫 번째 골자인데요.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금융안전감시위원회(Financial Stability Oversight Council, FSOC)가 설립됐는데요. 미국의 경제 안정성에 위협이 되는 요인들을 감지하고, 필요할 경우 제제를 권고할 뿐 아니라 미국의 금융 체계를 위협하는 요인들에 대한 대응 계획을 세우는 기관입니다.

도드-프랭크 법이 언급될 때마다 ‘볼커 룰(Volcker rule)’이라는 말이 함께 언급되곤 하는데요. 볼커 룰은 도드-프랭크 법률 제619조에 담긴 내용으로 금융기관들이 자기자본으로 파생상품 같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자기자본은 회사의 자본금이자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가 보유해야 할 최소한도의 자금인데요. 금융 위기가 닥치기 전 ‘리먼 브러더스’나 ‘골드만 삭스’ 같은 미국의 대형 금융사들이 자기자본의 수십 배에 달하는 빚을 내가며 무분별한 투자를 했고 결국 투자 거품이 빠지면서 금융 위기를 가져왔었죠.

도드-프랭크 법은 또한 기업의 파산을 국가가 도와주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too big to fail’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대마불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직역하면 ‘큰 말은 죽지 않는다’는 뜻으로 규모가 너무 큰 회사가 망하면 나라 경제 전체의 재앙이 되기 때문에 정부가 어떻게든 돕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하지만 도드-프랭크 법은 아무리 부실해도 덩치가 너무 커서 파산시키지 못하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를 막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를 위해 대형 금융회사에 부실이 발생하면 회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일종의 ‘장례식 계획(funeral plan)’을 세워서 감독 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고요. 또한, 대형 금융회사의 해체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해당 회사가 책임지게 함으로써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걸 최소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도드-프랭크 법에 대한 반응”

도드-프랭크 법은 강력한 금융 규제를 위해 탄생했지만, 실제로 시행에 들어가지 못한 부분도 있고, 의회에서는 여러 차례 개정안이 논의되는 등 논란이 돼 왔습니다.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금융업계에서는 도드-프랭크 법이 경기 회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줄곧 규제 완화를 주장해 왔지만, 이전 오바마 행정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시금 금융 위기가 오게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반면에 친기업적인 성향을 가진 공화당 의원들은 도드-프랭크법에 반대해 왔는데요. 지난 2015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인 공화당의 젭 헨살링 의원은 도드-프랭크 법률 시행 5주년 청문회에 참석해, 지난 5년간 미국의 대형 은행은 더 커졌고 소규모 은행은 줄어들면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밝히면서 도드-프랭크 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공화당은 지난해 9월 도드-프랭크법의 대체 법안으로 ‘금융선택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는데요. 금융선택법안은 10% 이상의 자기자본을 확보한, 재무구조가 건전한 은행은 볼커 룰의 적용을 완화해주고 금융안전감시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하는 등 다소 완화된 규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운동 당시부터 금융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도드-프랭크 법의 일부 내용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바로 이 금융선택법안을 손질하는 방법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이 여전히 도드-프랭크 법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도드-프랭크 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도드-프랭크 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