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27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화성 이주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27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화성 이주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 따라잡기 이번 주에는 분야별로 지난 한 해를 결산하는 특집으로 꾸며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네 번째 순서로 과학, 기술 분야를 돌아보겠습니다. 올 한해 과학, 기술 분야에는 어떤 눈에 띄는 소식들이 있었는지, 과학기술 분야 5대 뉴스를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금세기 최고의 과학적 성과 - 중력파”

[녹취 : LIGO 중력파 탐지 발표]

지난 2월 11일,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가 중력파의 존재를 탐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한 중력파의 실체가 100여 년 만에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입니다.

이번 연구를 두고 “400년 전 갈릴레오가 천체 망원경을 발명한 것에 비견할 정도로 의미가 크다”고 할 정도인데요. 이렇게 과학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 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바로 중력이라고 합니다. 이 중력을 가진 물체가 힘을 받아서 움직이면 그 주위의 시공간이 흔들리면서 파동이 생기는데요, 이때 생기는 파동을 ‘중력파’라고 부르죠. 잔잔한 호수에 배가 움직이면 물결이 일렁인다거나, 연못에 돌을 던지면 물의 파동이 퍼져나가는 현상이 그 쉬운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물체는 힘을 받아 움직이면 중력파가 발생하기 때문에 중력파를 측정하면 그 물체가 어디에서,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죠.

이번 탐지는 중력파 검출장치인 라이고(LIGO)를 통해 이뤄졌는데요. 길이 4km의 진공 터널을 직각으로 만들고, 레이저를 직각의 두 방향으로 분리시켜 보낸 후 거울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동안에 생기는 레이저의 경로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중력파 검출장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메릴랜드 대학 백호정 교수는 이번 실험을 이렇게 평가했는데요.

[녹취 : 백호정 메릴랜드 대학 교수]

"이번 실험이 처음으로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였고, 앞으로 다른 블랙홀들과 중성자별들에서 나오는 중력파들이 계속 탐지될 것입니다. 천문학에 새로운 관찰의 문이 열린 것입니다.”

중력파가 탐지되면서 빅뱅 이후 우주의 탄생 과정과 같은 그동안 확인할 수 없었던 현상을 중력파를 통해 설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앞으로 우주학과 천체 물리학이 훨씬 더 발전할 것으로 과학계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를 목표로 - 스페이스X”

과학자이자 사업가로 유명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를 세운 일론 머스크에 의해 지난 2002년 만들어진 스페이스X.

스페이스X는 화성에서 사람이 살게 만들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으로 시작됐는데요. 연구 결과 타당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화성을 탐사할 러시아 발사 로켓을 구매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나 로켓 가격이 너무 비싸 수차례 협상이 결렬되면서, 머스크는 직접 로켓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게 되는데요.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주개발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던 신생 기업 스페이스X에 대해 ‘공상가의 황당한 꿈’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우주로 가는데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우주로 향할 수 있게 만드는데 사활을 걸고 연구를 진행합니다. 그 결과, 기존의 로켓 발사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로켓 재활용 방안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 기술은 이른바 우주선 기술의 꿈의 경지로 불리는 ‘단단식로켓’인데요,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은 채 로켓이 처음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지구에 착륙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까지의 우주선들은 무게를 줄이고 속도를 더 높여 중력을 따돌리기 위해 추진체를 단계적으로 바다에 떨어뜨리면서 궤도에 진입했는데요, 바다에 떨어지는 추진체는 재활용이 불가능해 가장 비싸지만 어쩔 수 없는 비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페이스X는 로켓이 분리되지 않고 정확히 위성을 궤도 위에 올린 뒤, 낙하하는 로켓에서 지상으로 연료를 역분사하는 방식으로 로켓을 재착륙 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녹취 : CRS-8 드래곤 웹캡스트]

로켓이 바다에 떠 있는 바지선, ‘드론쉽’에 정확히 착륙하자 환호하는 관계자들의 함성을 듣고 계신데요, 진행자는 이 장면이 마치 발사하는 모습을 되감기 한 것처럼 정확하게 착륙했다고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 최초로 로켓 재착륙 기술을 확보하게 된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비용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고, 바다에 버려지는 로켓 잔해로 인한 해양 오염도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 고유의 영역에 도전한 인공지능”

지난 3월 초, 전 세계의 눈과 귀는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 중 한 명인 한국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맞대결을 펼친 한국 서울에 집중됐습니다.

애초 많은 전문가는 이세돌 9단의 압도적 승리를 예견했습니다. 바둑은 무한대의 경우의 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계산 능력이 좋은 인공지능 컴퓨터라도 쉽게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나 인공지능 알파고는 일부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인공지능 특유의 연산 능력에 수를 내다보는 능력까지 선보이며 이세돌 9단을 4 대 1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습니다.

순식간에 인류를 위협할 존재로 다가온 인공지능, 그렇지만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인간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승인 여부나, 날씨, 증권 시황을 알려주는 기능도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여겨져 왔던 창작, 즉 음악이나 소설을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녹취 : 영화 ‘터미네이터’ 트레일러]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를 그린 영화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인데요, 이처럼 인간이 인공지능에 지배 당할 것이라는 우려와, 지나친 걱정이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알파고와 같이 주어진 조건 아래 결정만 내리는 약인공지능은 연구가 활발하지만 영화 속 터미네이터처럼 분노와 기쁨을 표현하고 스스로 사고 능력을 갖춘 강인공지능 분야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견해가 많은데요.

반면 스티븐 호킹이나 빌 게이츠와 같은 과학자들은 인공지능 스스로가 인류를 뛰어넘는 지능을 갖추는 순간, 인간이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류의 종말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등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류의 차세대 유망사업 - 가상현실”

가상현실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체험한다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에서 만날 수 있게 하는 등의 다양한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장치를 말합니다.

최근에는 군사, 오락, 의료, 학습, 영화, 건축설계,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면서 소설이나 영화에서 묘사됐던 상상의 단계를 벗어나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허공에 컴퓨터 화면을 띄우고, 가상의 강아지와 산책을 하며, TV 화면을 눈앞에 만들었다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VR 시연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녹취 : 마이크로 소프트 VR 시연회]

이처럼 가상현실은 인류 기술의 발전에 있어서 다음 세대를 책임질 고급 기술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가상현실이 현실과 똑같이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되면 될수록, 실재하는 현실과 가상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진다는 역설이 생겨나게 됩니다.

특히 가상현실이 오락기기나 인터넷 등에 응용되면서 죄의식에서 자유로운 비윤리적 행위를 일상적으로 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 신체적으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문제들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상현실이 주목 받는 만큼 인간의 삶의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미래를 운전하다 - 무인자동차”

무인자동차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스스로 도로 상황을 파악해 주행하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벤츠, 아우디, 테슬라, 도요타, 현대 등 기존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구글이나 애플,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활발히 연구를 진행 중인데요. 이제는 실제 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무인자동차에는 각종 감지기와 카메라가 장착돼 이를 통해 주변 차량과 사물, 사람, 신호, 차선 등을 파악하게 되는데요. 수집된 정보를 해석해서 진행 방향과 가속, 감속, 정지 등의 의사 결정을 자동차가 스스로 내리게 됩니다.

무인자동차 기술의 최대 과제는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상황에 얼마나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인데요. 최근에 발표된 연구 논문에도 사람이 다치거나 죽을 수 밖에 없는 세 가지 상황을 설정해놓고, 어떻게 하면 피해를 가장 줄일 수 있는지를 돌발적으로 판단하게 하는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또 해킹에 취약하다는 의견도 많은데요. 실제로 실험 결과 해커들이 무인자동차를 해킹해 마음대로 조작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러 문제가 아직 남아 있지만, 무인자동차로 인해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줄고, 운전할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긴다는 긍정론도 많습니다.

또 최근 구글은 시각장애인이 무인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이 기술이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도 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2016년 결산 특집으로 과학, 기술분야 5대 뉴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