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미 육군 측이 노스다코타주 스탠딩록 원주민 보호구역 주변 송유관 건설 불가 입장을 밝힌 직후 현장에 모인 군중이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는 이를 뒤집을 계획을 밝힌 상태다.
지난 4일 미 육군 측이 노스다코타주 스탠딩록 원주민 보호구역 주변 송유관 건설 불가 입장을 밝힌 직후 현장에 모인 군중이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는 이를 뒤집을 계획을 밝힌 상태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노스다코타 주 원주민 보호구역을 통과해 논란이 일었던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이 수많은 원주민과 연대자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중단됐습니다. 기름 유출에 따른 식수 오염과 문화유적 파손 등을 우려해 이 지역 원주민들이 9개월 간 농성을 벌여 얻은 승리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사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사업 계획”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사업’은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일리노이 등 4 개 주를 관통하는 대형 송유관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텍사스 주에 기반을 둔 ‘에너지 트랜스퍼 파트너스(ETP)’의 자회사 ‘다코타 액세스(Dakota Access, LP)’가 추진하고 있는데요. 노스다코타 주 바켄 유전에 매장된 엄청난 양의 원유를 지름 약 80cm, 길이 총 1천900km의 송유관을 통해 일리노이 주 남부 파토카까지 수송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송유관이 완공되면, 하루 최고 47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37억 달러 규모의 이 거대한 공사는 2014년에 시작됐고, 현재 막바지 단계에 있습니다.

개발업체는 이 송유관이 완공되면, 미국이 정세가 불안정한 중동 국가나 남수단 등의 산유국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또 노스다코타에 매장된 약 74억 배럴의 원유를 미국 중서부와 멕시코 연안 지역 시장으로도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주와 지방 정부에 약 1억5천만 달러의 수익과 8천 개에서 1만2천 개에 이르는 건설 업계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엄청난 경제적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송유관 건설에 대한 반대 의견”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은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문제는 해당 송유관이 대부분 땅속에 묻혀있지만, 일부는 지상으로 나와 있으며, 미주리 강과 인공호수인 오아히 호 아래를 지난다는 점입니다.  미주리 강과 오아히 호는 ‘스탠딩 락 수(Standing Rock Sioux)’ 원주민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요. 수 부족의 유일한 식수원입니다.

만일 송유관에서 기름이 유출되면 이 지역 주민들의 식수원뿐만 아니라, 미주리 강 전역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고요. 또 이 송유관 건설로 인해 수많은 원주민 성지와 문화유적들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겁니다.

송유관 건설 지지자들은 반면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때문에 송유관이 샐 염려도 없고, 화재나 충돌 위험이 높은 철도나 차량을 이용한 원유 수송보다 오히려 송유관을 통한 운송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데요. 2013년 7월 캐나다 동부 퀘벡 주에서 석유를 운반하던 기차가 폭발하는 사고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연방 교통부 산하 기관인 송유관·위험물질안전청(PHMSA)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에 일어난 송유관과 가스관 누출 사고는 3천300건이 넘습니다.  

“송유관 건설 항의 시위”

지난 3월, ‘에너지 트랜스퍼 파트너스’가 공사를 착수하자, 수 부족 원주민들은 캐넌볼 지역 공사현장에 ‘세크리드 스톤’, 즉 성스러운 돌이라 불리는 농성장을 세우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녹취: 현장음]

하지만 그들의 투쟁은 시작 직후엔 크게 주목 받지 못했는데요. 지난 7월 다코타 송유관 공사허가를 내준 미 육군 공병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고요. 원주민 청년들이 “우리의 물을 존중하라”고 외치며 노스다코타에서 워싱턴까지 3천km가 넘는 거리를 행진해 미국 의회에 송유관 건설 승인 철회를 호소하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수천 명의 북미 원주민 인디언들과 연대자들이 텐트와 원형 천막을 세운 캐넌볼 농성장에 합류해 수개월째 노숙하며 평화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이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고 있고, 심지어 뉴질랜드를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도 이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집회와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송유관 건설을 반대하는 움직임은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으로도 확대됐는데요. 무려 100만 명 이상이 원주민들이 시위를 벌이는 ‘스탠딩 락 원주민 보호구역’에 있다고 표시하는 방식으로 시위에 동조한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주 당국의 대응 방식과 이를 둘러싼 논란”

최근 연방 정부 소유지에서 농성을 벌여온 시위대에 퇴거 통보가 전해지면서, 시위는 상당히 격렬하게 변했습니다. 특히 미국 최대명절 추수감사절 며칠 전인 지난 11월 21일 노스다코타 주 당국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를 강제해산하기 위해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사용해 논란이 됐었는데요. 또 지난달 27일에는 노스다코타 주의 중무장한 경찰 200여 명이 공사현장을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를 쫓아내기 위해 진압작전에 나서 약 150명을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는 노스다코타 주 정부가 물리적으로 시위대를 봉쇄하는 대신 시위대를 고립시키는 방법을 택했는데요. 시위대에 식량이나 건축자재, 이동식 화장실 등의 금지 물품을 지원하는 사람에게 벌금을 물리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시위대 농성지로 향하는 차량을 검문해 위반 사실이 밝혀지면 최대한 1천 달러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겁니다.   

“송유관 건설 중단 결정과 향후 전망”

지난 4일,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에 항의해 시위를 벌여온 원주민 인디언들은 환호성을 올렸습니다. 미 육군 공병대가 미주리 강을 지나는 송유관 건설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한 겁니다. 조 엘렌 다시 미 육군 대변인은 성명에서 “송유관의 우회 경로를 찾는 것이 일을 책임 있고 효율적으로 마무리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히면서 미주리 강의 오아헤 호 아래를 지나는 마지막 경로 건설을 거부했습니다.

시위대는 이번 결정을 크게 환영했지만, 송유관 건설을 진행하는 ‘에너지 트렌스퍼 파트너스’는 정치적인 조치라면서 비판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을 지지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내년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송유관 건설이 원래 계획대로 다시 추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이지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