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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 정치 참여 비율 매우 낮아…경제 활동 여성들 성착취 위험 노출”


지난해 3월 평양에서 '세계 여성의 날' 축하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3월 평양에서 '세계 여성의 날' 축하 행사가 열렸다.

북한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북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정치 경제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여성의 정치 참여율과 진학률 등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황입니다. 또 경제 활동에 참여한 여성들은 성착취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앞둔 6일, 북한 여성들이 “정치, 경제, 문화분야에서 나라의 당당한 주인으로서 국가 사회활동에 자유롭게,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 여성들의 정치∙경제 활동 참여 현실은 북한의 주장과는 크게 다르다고, 국제사회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여성이 북한 전체 인구의 51.1%를 차지하지만, 이들이 공적∙사적인 영역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 여성들의 정치 참여율이 매우 낮다며, 2018년 3월 기준으로 노동당의 부위원장 11명 모두 남자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 외교협회(CFR)가 올해 1월 발간한 ‘여성파워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입법기구인 최고인민회의 내 여성 대의원 비율이 18%에 불과해 전 세계 193개국 중에 123위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또 국가 수반과 내각, 의회 등 정치 분야에 진출한 여성의 비율을 근거로 환산한 정치적 평등성 점수에서도 100점 만점엔 14점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은 1946년에 남녀평등권법령을 제정∙공포했고 2010년 여성권리보장법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7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에 여성 차별에 대한 “포괄적 정의를 명시하는 법률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특정 학문과 직업에 대한 여성의 접근을 제한하는” 점도 문제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정부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 9.9%의 북한 여성만이 대학교육을 받았습니다.

또 북한 통계청과 유엔아동기금 (UNICEF)이 2017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은 18.18%로 35.45%의 남성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경제 부문에서는 북한 여성들의 참여 비중이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많은 북한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장마당에서 경제 활동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북한 여성들은 성적 착취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라고, 퀸타나 보고관은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적했습니다.

지역 관료들과 시장 관리인이 여성들이 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가로 뇌물이나 성접대를 요구한다는 겁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도 2018년 11월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여성들이 장사를 하려면 관리들에게 뇌물을 줘야한다며, 여기에 강간 등의 성폭력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권력자들의 요구를 거절하면 생계수단 뿐 아니라 감옥이나 강제 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는 등 모든것을 잃게되는 처지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탈북민 박솔단 (가명)의 증언입니다.

[녹취: 박솔단 (가명) 탈북민] “여자들은 마지막에 자기 할 게 없으면 자기 몸이라도 바치니까 ...”

탈북민 출신의 북한인권 운동가인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VOA에, 북한 여성들이 경제적인 참여를 위해서 “더한 인권유린을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여성들이 경제적인 참여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여성들이 인권 박해를 받고 있다고 저는 보고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장마당에서 장세를 내지 못하는 경우 “몸을 바쳐야 되고,” 장사를 하기위해 타는 기차에서도 안전원들이 여성들을 성추행∙성폭행한다고, 박 대표는 말했습니다.

VOA 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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